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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사랑스럽다.
취급이 안좋은 포켓몬 그 두번째 주인공은 바로 부스터입니다.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포켓몬에게 과연 무슨 사연이 있는걸까요?
아마 포켓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벌써부터 불쌍한 부스터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오늘은 매우 오랜시간 사람들에게 불쌍한 취급을 받아온 부스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
-부스터의 별명 유일왕
부스터는 '유일왕' 이라고 불립니다.
진짜 위대해서 '왕' 이 아니라
지난 20년동안 꾸준히 홀대받은 포켓몬은 부스터가 유일하기 때문에 유일왕이라 불립니다.
그외에는 부스터+쓰레기 = 부레기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었네요
부스터는 말 그대로 유일무이한 오랜 시간을 천대받은 포켓몬입니다.
그 천대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일단 부스터의 종족값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무지막지한 공격력
사실 매우 놀랍게도 부스터의 종족값은 매우 준수한 수치입니다.
대부분의 무수히 많은 포켓몬들이 500을 넘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부스터는 상당한 특혜를 누리는 포켓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매우 단단한 110이라는 특수방어 수치
그리고 130이라는 폭발적인 공격력은 저 귀여운 외모와는 안 어울릴 지경인데요
도대체 왜 이런 대단한 종족값을 가진 포켓몬이 쓰이질 않게된 것일까요?
그 이유는 종족값의 저주받은 분배에 있습니다.
-이브이 시리즈들은 일정한 수치의 종족값을 나눠갖는다
이브이의 진화형들은 재미있게도
65 130 60 95 110 65 라는 정해진 종족값 수치를 골고루 나눠갖습니다.
문제는 이미 정해져있는 수치를 나눠갖기 때문에 잘못 배열을 했다간 답이 없는 포켓몬이 되고맙니다
말하자면 부스터가 딱 그런 신세라고 볼 수 있겠네요
부스터는 130이라는 매우 강력한 공격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전설의 포켓몬 '칠색조'와 같은 수치이며 한동안 불타입 1위의 공격력 이었습니다.
-전설의 포켓몬 칠색조 (위엄)
하지만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때리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부스터의 스피드는 65라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수치였고
강력한 공격력을 뽐내기도 전에 상대방에게 한대 얻어맞는것이 정해진 수순이었습니다.
문제는 부스터의 내구에 있습니다.
부스터의 내구 수치는 65 60 110 이며
물리내구는 웬만한 고위력기에 스치면 죽는 지경이고
특수내구는 형편없는 체력때문에 110이라는 매우 높은 수치가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허약합니다.
말하자면 부스터는 느리고 물렁해서
자신의 강력한 공격을 뽐내보기도 전에 쓰러지는 무언가 이상한 포켓몬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것입니다.
비록 사용하기 힘들지만 부스터가 정말로 강력했다면
어떻게든 상대의 공격을 버티고 필살의 반격이 가능하지는 않았을까요?
물론 유일왕은 이런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유일왕은 자신의 강력할 공격력을 받쳐줄 기술이 없었거든요.
이번에는 과거로 돌아가 유일왕의 저주받은 기술폭에 대해서 하나씩 이야기해봅시다.
-부스터의 최고위력 불기술 [불꽃 엄니]
사실 포켓몬에는 암묵적인 룰이 있습니다
포켓몬 개발진들은 포켓몬이 배울 수 있는 기술들을 철저히 제한해놓았기 때문입니다.
부스터같은 경우는 사족보행형 몬스터라 절대로 펀치류 기술을 배우지 못합니다.
또한 팔다리만 달려있으면 누구나 배우는 강력한 '지진'도 배우지 못합니다.
특히나 이브이 시리즈들은 '서로의 타입별 특성을 침범하지 않는다' 는 암묵적인 룰에 따라
기술폭이 매우 좁기로 유명합니다.
그렇기에 부스터는 태생부터 쓸 수 있는 쓸만한 기술이 많지 않았고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불 타입 기술이 데미지 65짜리 '불꽃엄니' 였습니다.
이 수치는 데미지가 50까지 상향된 몸통박치기에 견줄만한 수치이며
그냥 줘도 안쓰는 수치라고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기본공격인 몸통박치기와 별반 차이도 없는 기술이 부스터의 최고위력기였다.
하지만 부스터는 이마저도 쉽게 쓰질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3세대 전까지 불꽃타입은 전부 '특수기술' 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부스터는 130의 공격력으로 불타입 기술을 쓰지 못했고
95라는 특수공격력으로 불 타입 기술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태생부터 잘못 설계된 부스터는 오랜 시간 130이라는 수치 자체를 봉인해놓고 살아온 셈입니다.
이 저주받은 시기는 물리/특수 구분이 개편된 4세대에 들어서기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하지만 그후로 부스터에게 찬란한 미래가 펼쳐졌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부스터 혼자 '플레어 드라이브' 를 못배웠거든요.
-4세대에 등장한 불타입 필살기 [플레어 드라이브]
혜성같이 등장한 플레어 드라이브는 불타입 필살의 비기였습니다.
데미지가 무려 120에 명중률 100이라는 이 환상적인 수치는 일격필살의 공격력을 자랑했고
무수히 많은 물리형 불타입 포켓몬들이 이 기술을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매우 놀랍게도 부스터만큼은 이 기술을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무려 130이라는 당시 불타입 1위의 공격력을 가지고도 65짜리 불꽃엄니만 날려댄 것입니다.
가장 약오르는것은 부스터와 함께 등장했으며
미묘하게 부스터보다 강했던 날쌩마와 윈디는 전부 플레어 드라이브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이놈들도 같은 사족보행인데 말이지요
-나는 얻었지롱
-나도 얻었지롱
-마그마는 심지어 강력한 진화형도 같이 얻었다
-물론 리자몽도 얻었다
-나인테일마저 플레어 드라이브를 배운다
이렇게 1세대에 등장한 모든 포켓몬들이 플레어드라이브를 얻었습니다.
단 두마리를 제외하고요
바로 부스터와 '파이어' 입니다.
암울의 극치를 달리는 파이어또한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도대체 왜 부스터에게만 플레어드라이브를 주지 않은걸까요?
포켓몬 개발진들이 부스터의 유일왕 칭호를 지켜주고 싶었던걸까요?
이것으로 부스터를 써야할 이유는 사라졌습니다.
부스터보다 강력한 포켓몬은 세상에 널리고 널렸고
그 강력한 포켓몬들이 플레어 드라이브까지 얻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부스터가 플레어 드라이브만 배운다면 최고로 강력한 포켓몬이 될것이다
무려 130의 수치에서 뿜어져나오는 플레어드라이브를 단 한번이라도 써보고싶다..
사람들은 이렇게 이루어지지않을 소망을 간직하며
다음 작품인 5세대를 기다렸습니다.
-불비달마의 등장
5세대는 부스터에게 바닥 밑에 또 바닥이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려준 순간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기대와 함께 부스터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부스터는 보란듯이 플레어드라이브를 배우지 못했고
다른 불타입 포켓몬들이 와일드볼트, 인파이트, 드릴라이너 등의 알짜배기 기술들을 챙기는동안
부스터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등장한 불비달마는 무려 140이라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탑재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녀석은 부스터보다 훨씬 빠르고 튼튼합니다.
물론 플레어 드라이브도 배웁니다.
부스터가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이 불비달마는 가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포켓몬 개발진들은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불비달마의 등장으로 인해 그나마 부스터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던
'불타입 공격력 1위' 라는 타이틀은 완전히 산산조각나고 말았습니다.
이제 더이상 부스터에게 남은 것은 없습니다.
사실 애초에 가진 것도 없었지만요
그렇게 유일왕은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킨 채 6세대를 맞이합니다.
-드디어 배웠다.
그런데 6세대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영원히 천대받던 부스터가 드디어 플레어 드라이브를 배운것입니다.
부스터는 드디어 65짜리 불꽃엄니를 내려놓고 120짜리 화력을 뿜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부스터가 플레어 드라이브를 배운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애초에 플레어 드라이브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플레어 드라이브를 배운 부스터는 전혀 강력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많은 세월이 지나 부스터보다 훨씬 강력한 불타입 포켓몬들은 차고 넘쳤고
애초에 플레어 드라이브는 사용후 자신또한 반동 데미지를 입는 '반동기' 입니다.
체력이 65밖에 안되는 부스터가 이런 기술을 훌륭히 소화해낼리가 없었습니다.
사실 부스터의 진짜 문제점은 태생적인 낮은 내구와 느린 스피드에 있었습니다.
플레어 드라이브는 그저 구실좋은 '핑계' 였을 뿐입니다.
나는 저 기술만 배우면 강력해질 것이다,
내가 나약한 이유는 플레어 드라이브를 배우지 못해서일 뿐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고 살았지만 막상 배운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사실 부스터는 플레어 드라이브를 배우지 못했던 그 시절,
거짓된 유일한 희망을 간직하고 있었을 그때가 더욱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진정한 이브이즈
무려 20년의 세월을 천대받아온 부스터는 이젠 놀림거리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초보자를 골탕먹이기 위해 부스터를 추천하고
심지어 이브이 시리즈만 사용하는 '이브이즈' 파티에 부스터 대신 윈디를 집어넣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포스터에서도 부스터 대신 윈디가 실린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위화감이 없다
이렇게 부스터는 오랜 시간 최악의 포켓몬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유일왕' 의 칭호를 간직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부스터는 그만큼 기대를 받았기 때문에 이런 취급을 받게되었다는 것입니다.
포켓몬에는 부스터보다 훨씬 무쓸모하고 못생기고 존재감조차 없는 포켓몬들이 즐비합니다.
왠지 사용할 수 있을법한 130이라는 강력한 수치,
너무나도 귀여운 외모와 더불어 마치 제작진이 일부러 골탕을 먹이는 듯한 취급이 전부 합쳐져
지금의 '유일왕' 이미지가 탄생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취급이 안좋은 포켓몬들은 역설적으로 인기가 좋은 포켓몬을 의미합니다.
다음 시간엔 정말로 안좋은 포켓몬,
'진짜 안좋은 포켓몬' '존재감이 없는 포켓몬' 시리즈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부스터는 앞으로도 상향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유일왕'으로써 우리 곁에 있을 겁니다.
세상에는 강한 포켓몬만이 가치있는것은 아니니까요.
-고북손의 포켓몬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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