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공여부에 따라
문명의 시작과 함께 탄생한 치즈는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종류만 해도 1,000여 종이 넘는다.
수많은 치즈의 종류를 모두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크게 원유의 종류, 가공 여부, 숙성 방법과 기간, 수분의 함량에 따라 치즈를 분류할 수 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가장 쉽게 분류할 수 있는 치즈는 자연치즈와 가공치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자연치즈보다 가공치즈가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 치즈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치즈를 취급하고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자연치즈는 자연상태에서 원유를 발효, 숙성시켜 만든 치즈이다.
가공치즈는 보관을 쉽게 하고 상미기간을 늘리기 위해 자연치즈 속 유산균과 젖산균, 효소 등을 사멸시켜 가공한 치즈이다.
숙성을 멈췄기 때문에 맛과 풍미는 자연치즈보다 떨어지고 단순하다.
영양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맛과 풍미에서는 단연 자연치즈가 훨씬 낫다.
우리가 자주 먹는 노란색 슬라이스 치즈는 체다 치즈를 슬라이스 형태로 가공한 것이다.
■ 수분함량과 숙성방법에 따라

치즈를 분류하는 보편적인 방법은 치즈 속 수분함량에 따라 나누는 것이다.
치즈는 수분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단단함이 달라진다.
갓 만들어진 생치즈일수록 수분이 많아 신선하고 무르다.
숙성된 치즈는 수분을 포함하고 있는 정도에 따라 연질치즈부터 초경질치즈까지 분류된다.
또한 원유를 응고시키는 방법과 숙성 방법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치즈를 만들 때 원유를 응고시킨 '커드(Curd)' 형태로 만들기 위해 산이나 효소를 넣거나 가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따로 숙성과정 없이 바로 '커드' 형태로 먹는 것이 모짜렐라, 코티지와 같은 생치즈이다.
'커드' 형태에 박테리아나 세균을 주입하거나, 소금물이나 술 등으로 표면을 닦아 숙성을 시키면 까망베르, 고르곤졸라, 에포와즈 등과 같은 특유의 맛과 향을 가진 숙성 치즈가 탄생한다.
*커드(Curd) : 가축의 젖을 그대로 두면 응고되는 물질. 흔히 우유 응고물로 알려져 있다. 우유의 주요 단백질인 카세인이 응고된 것으로 치즈의 원료라고 할 수 있다. 주입되는 효소와 균과 숙성방법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치즈로 나뉜다.
■ 대표 자연치즈 별 특징
수천 가지에 이르는 치즈 중 사람들이 가장 즐겨찾는 치즈를 정리해 보면 응고된 커드를 바로 먹는 '생 치즈', 커드에 접종하는 균에 따라 '흰 곰팡이 치즈'와 '푸른 곰팡이 치즈', 산양유로 만드는 '쉐브르 치즈', 표면을 소금물로 닦아가며 숙성시키는 '워시 치즈', 단단한 정도에 따라 '반경질치즈'와 '경질치즈' 등 7가지로 나뉜다.
이 분류 방법만 알면 전세계 어느 치즈가게에 가서도 원하는 타입의 치즈를 고를 수 있다.

■ 모짜렐라 치즈 (생 치즈)
모짜렐라(Mozzarella) 치즈는 열을 가해 녹여 먹기 보다는, 만든 직후의 신선한 맛을 즐기는 생치즈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드는 전통적인 모짜렐라 치즈의 경우 유통기한이 이틀 정도로 치즈 중에서도 가장 생명이 짧은 축에 속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물소 젖으로 만든 모짜렐라 치즈를 최고로 친다.
전통 제법으로 만드는 물소 젖 모짜렐라는 유럽연합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 브리 치즈 (흰곰팡이 치즈)
벨벳처럼 부드러운 하얀 껍질이 말랑말랑한 연노랑 속살을 감싸고 있는 치즈의 이름은 '치즈의 왕', 브리(Brie) 치즈다.
흰 곰팡이 치즈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브리 치즈는 풍부한 질감과 농후한 맛, 은은하게 느껴지는 버섯 풍미가 특징이다.
도주하던 루이 16세가 붙잡힌 후 "브리치즈가 먹고 싶다" 말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맛이 좋은 치즈다. 주로 '페니실리움 칸디둠(Penicillium candidum)'이라는 흰 곰팡이가 사용되며 숙성된 정도에 따라 다양한 맛이 난다.

■ 블루 치즈 (푸른곰팡이 치즈)
푸른 곰팡이를 이용해 만든 치즈를 한데 묶어 푸른 곰팡이 치즈 또는 블루(Blue) 치즈라 부른다.
푸른 곰팡이의 경우 지방산을 메틸케톤(Methyl Ketone) 화합물로 분해해 블루치즈 특유의 풍미를 만들어낸다.
푸른곰팡이로 숙성한 치즈에서 쌉쌀한 매운맛과 톡 쏘는 자극적인 향기가 나는 까닭이다.
'세계 3대 블루치즈'는 이탈리아 고르곤졸라(Gorgonzola), 영국 스틸튼(Stilton), 프랑스 로크포르(Roquefort)다.

■ 쉐브르 치즈 (산양유 치즈)
쉐브르(Chevre)는 프랑스어로 산양을 뜻하며, 산양의 젖으로 만든 치즈를 통틀어 쉐브르 치즈로 분류한다. 우유로 만든 치즈는 싱겁게 느껴질 정도로 진하고 농후한 맛이 특징이다.
산양의 젖은 다른 동물의 젖과 비교했을 때 모유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쉐브르 치즈는 산양유 특유의 향기와 푸슬푸슬한 질감이 특징이며, 우유에 들어있는 노란색 카로틴 성분이 산양유에는 없기 때문에 뽀얀 백색을 띤다.

■ 에포와즈 치즈 (워시 치즈)
에포와즈(Epoisses) 치즈는 윤기있는 주황색 껍질과 크림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 치즈다.
에포와즈 치즈는 소금물이나 술 등으로 표면을 닦아내며 숙성하는 '워시치즈'로 분류한다.
에포와즈 치즈는 혀보다 코가 먼저 알아본다.
오래 숙성한 청국장에서 콤콤한 냄새가 올라오듯, 무르익은 에포와즈 치즈에서도 짙은 향기가 풍긴다. 프랑스에서는 에포와즈 치즈에서 나는 냄새를 '신의 발냄새'라 표현하기도 한다.

■ 에멘탈 치즈 (경질 치즈)
스위스를 대표하는 치즈인 에멘탈(Emmental) 치즈는 표면이 단단하면서 탄력 있는 질감을 지닌 숙성치즈다. 한 덩어리의 무게가 100kg에 이를 정도로 크며 빛나는 연노랑색을 띠고 있다.
단면에는 동그란 공기구멍이 송송 뚫려있고 매끈한 식감과 미묘한 호두 향기가 특징이다.
일명 '치즈의 눈(eye)'이라 불리는 동그란 공기구멍은 '프로피온산 균(Propionic Acid)'의 작용으로 형성된다.

■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초경질 치즈)
우리나라에서 피자를 먹을 때 핫소스와 함께 딸려오는 그것, '파마산 치즈가루'의 원형이 바로 이탈리아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다.
이탈리아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Parmigiano-Reggiano)는 장기숙성 치즈의 대표 격이다.
우리나라 가정집 부엌에 된장이나 고추장이 꼭 있듯이 이탈리아에서는 집집마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구비해놓고 쓰는 집이 많다.
맛과 영양분이 진하게 농축된 이 치즈는 서양 요리에서 조미료 역할을 해왔다.

■ 치즈 별 어울리는 음식
좋은 치즈는 그 자체를 하나의 음식으로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생소한 치즈라도 잘 어울리는 음식과 곁들인다면 훌륭한 별미가 된다. 서양식 뿐만 아니라 우리 식탁에서도 어울리는 조합을 찾을 수 있다.

■ 치즈와 와인
품질 좋은 와인과 치즈가 많이 생산되는 프랑스에서는 치즈와 와인을 함께 먹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치즈는 와인의 떫은맛을 부드럽게 해주고, 느끼한 맛을 씻어 준다.
와인은 치즈에 없는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으로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모든 치즈가 모든 와인에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어떤 치즈에 어떤 와인을 페어링 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을 때, 길잡이가 되어줄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① 치즈가 흰색에 가깝거나 신선할수록 맑고 과일향이 강한 와인과 잘 어울린다.
② 레드와인보다는 화이트와인이 더 많은 종류의 치즈와 어울린다.
③ 매끄러운 질감의 기름기 많은 치즈는 역시 매끄럽고 기름진 느낌의 와인과 어울린다.
④ 좋은 신맛이 나는 와인은 아주 짠맛의 치즈와 잘 어울린다.
⑤ 맑은 맛의 샴페인은 폭신폭신한 흰색 표면을 가진 치즈와 잘 어울린다.

와인과 치즈를 페어링하는 요령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요약하자면 '서로의 맛을 해치지 않을 것', 그리고 '함께 먹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간단하게 정리된다.
와인의 경우 신맛, 단맛, 떫은맛의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룰 때 좋은 와인이라 하는데, 함께 먹는 음식이 이 균형을 깨뜨린다면 좋은 페어링이라 할 수 없다.
반면, 좋은 페어링이라면 비슷한 풍미를 지닌 것끼리 짝지어 맛의 상승효과를 내거나, 또는 완전히 반대의 맛에 의한 맛의 대비로 좋은 맛이 상승효과를 내기도 한다.
혼자일 때보다 둘일 때 더욱 맛있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 치즈와 건강
모든 치즈는 몸에 좋은 유제품이지만, 종류마다 특별히 더 좋은 건강 효과를 가지기도 한다.
또, 건강상 이유로 치즈를 꺼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치즈가 따로 있다.

엽산이 부족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3.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까망베르치즈는 엽산을 함유하고 있다.
100g 당 371㎍의 엽산이 들어있는 브로콜리보다 함유량이 많다.
파마산치즈가루 세 숟가락에는 800㎎의 칼슘이 함유돼 있다.
이는 칼슘 일일권장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다른 치즈에도 칼슘이 있지만 파마산치즈에 비하면 함량이 미미하다.
에담치즈 한 조각에는 일일권장량의 84%에 해당하는 비타민B12가 함유돼있다.
비타민B12는 신경전달물질 합성에 기여해 기역력과 학습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므로, 학생이나 기억력이 감퇴하는 노년층에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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