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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483 출처
이 글은 8년 전 (2017/2/15) 게시물이에요



 나는 꽃처럼 사랑하지 못했다 | 인스티즈

조오현, 아지랑이

 

 

 

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둘러봐야 사방은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

우습다

내 평생 헤매어 찾아 온 곳이 절벽이라니


끝내 삶도 죽음도 내던져야 할 이 절벽에

마냥 어지러이 떠다니는 이 아지랑이들

우습다

내 평생 붙잡고 살아온 것이 아지랑이더란 말이냐






 나는 꽃처럼 사랑하지 못했다 | 인스티즈


유치환, 생명의 서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沙漠)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

오직 알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砂)의 끝

 

그 열렬한 고독(孤獨)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와 대면(對面)케 될지니

하여 ''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나는 꽃처럼 사랑하지 못했다 | 인스티즈


정일근, 사랑에 답하여

 

 

 

수선화 해를 따라 도는 꽃인 걸

마당에 노란 수선화 피어서 알았다

가녀린 꽃대에 크고 무거운 꽃을 달고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해를 따라 간다

달마는 마음 따라 동쪽에서 왔다지만

땅 속에 마음 묻은 수선화의 해바라기는

갈 수 없는 사랑의 지독한 형벌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수선화 꽃 뒤에 놓여있는

낡은 의자에 앉아 생각했다, 나도

그런 아픈 사랑한 적이 있었다,

해를 기다리는 말없는 꽃이나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이나

같은 앉음새 같은 가부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노란 수선화 지면서 알았다

꽃은 마르면서도 해를 따라 가고

말라 바스라지면서도 저 수선화

뜨거운 해바라기는 멈추지 않았다

수선화 꽃 뒤에 놓아둔 의자도, 사실

누군가를 기다리겠다고 놓아두었지만

의자에 앉아 사람을 기다렸던 시간보다

비어두었던 시간 더 많았으니

나는 꽃처럼 사랑하지 못했다

나는 꽃처럼 사랑에 답하지 못했다






 나는 꽃처럼 사랑하지 못했다 | 인스티즈


조운, 여서를 받고

 

 

 

너도 밤마다

꿈에

나를 본다 하니

 

오고

가는 길에

만날 법도 하건마는

 

둘이 다 바쁜 마음에

서로 몰라보는가

 

바람아 부지 마라

눈보라치지 마라

 

어여쁜 우리 딸의

어리고 고운 꿈이

 

날 찾아

이 밤을 타고 이백 리를 온단다






 나는 꽃처럼 사랑하지 못했다 | 인스티즈

천상병, 나의 가난함

 

 

 

나는 볼품없이 가난하지만

인간의 삶에는 부족하지 않다

내 형제들 셋은 부산에서 잘 살지만

형제들 신세는 딱 질색이다

 

각 문학사에서 날 돌봐주고

몇몇 문인들이 날 도와주고

그러니 나는 불편함을 모른다

다만 하늘에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 가난해도

나는 가장 행복을 맛본다

돈과 행복은 상관없다

부자는 바늘귀를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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