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눈 떠보니 낯선 주택 안.
밤 사이 보쌈이라도 당했나 싶어 창밖을 내다보니 어렴풋 비추는 햇살과 아스팔트로 되어있는 인도.
반지하인가?
잠시만.
내가 평소에 이렇게 침착한 성격이 아닌데... 덤덤한 반응이 나오는게 나조차 믿기지가 않네.
어쨌든 몸을 일으켜보니 왜이렇게 머리에 무게가 쏠리는지.
고개를 내려다보니 부풀어오른 흰 뱃살과 그 아래 서툴게 채워진 기저귀.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올려보니 통통하고 자그마한 애기 손.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나는 온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소리를 지르고 얼마 안되어 옆 방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린다.
허둥지둥 나와 나를 내려보는 젊은 부부 한 쌍.
여자는 눈을 비비며 분유병을 흔들고, 남자는 안절부절 못하며 나를 안고 엉덩이만 연신 토닥인다.
지금 상황이 좀 이상해요. 말을 해보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건 힘찬 옹알이.
배고파? 도리도리. 졸려? 도리도리. 기저귀 간지 얼마 안됐는데... 그것도 아니라고 나는 도리도리.
가만. 우리 말 알아 듣는것 같은데요, 여보? 남자의 말에
에이 설마요... 웃어 넘기는 여자. 나는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다, 뭔가 잘못됐다 말을 하려고 애쓰지만
여전히 웅얼 웅얼 나조차도 답답한 옹알이만 터져 나올 뿐.
끊임없는 옹알이와 의미 없는 달래기. 그 때 갑자기 여자가 울먹이기 시작한다.
왜 그래요? 걱정스럽게 묻는 남자에게 여자, 미안하다며 사실 조금 힘들다고 본인의 속마음을 실토한다.
미칠 것 같은 내 앞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는 부부.
이런 상황에서 미안하지만, 나 좀 집에 보내 줘요!
2.
분명 새벽 3시쯤, 친구랑 톡을 하다 잠들었다.
평소와 다르게 알람 없이도 눈이 번쩍 뜨여지는 오늘.
신기해 하고 있던 찰나 밥 먹으라고 소리치는 엄마의 목소리.
눈 부비며 화장실을 찾는데,
내 방 옆에 있어야 할 화장실은 없고 흰 벽지 뿐이다.
잠이 덜 깼나 싶어 온 집 안을 둘러보는 나.
뭔가 이상하다. 낯선 집 안.
너 뭐하니? 엄마...인줄 알았던 그녀의 호통 소리... 아주머니는 누구세요?
도저히 상황 파악이 안되어 멀뚱거리다가 일단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나에게 저게 드디어 미쳤구나 쯧쯧거리는 아주머니.
눈치를 보며 밥을 먹고 방에 들어와보니 우리 학교 교복이 옷장 옷걸이에 멀쩡하게 걸려 있다.
교복이 조금 작은 듯 싶지만 어서 빨리 이 집을 나서고 싶어 꾸역꾸역 마이까지 껴입고 현관을 나선다.
정체 모를 이 곳은 다행히 학교에서 가까운 뒷 골목에 위치한 주택이었다. 어렵지 않게 학교에 찾아간 나.
일단은 우리 반에 들어가 보는데, 문을 여는 순간 보인 누군가의 얼굴에 나는 식겁하며 움찔한다.
이거, 분명 내 얼굴인데?
내 얼굴을 한 그녀는 너를 갸우뚱하며 쳐다보고는 이내 밝게 인사.
민지 왔어?
민지는 내 친구 이름이다. 그렇다면... 내 앞에 보이는 이 사람이 민지?
조회가 끝나고 허겁지겁 그녀를 화장실로 끌고 와 물었다.
우리 몸 바뀐거 아냐? 어떡해?
그녀, 웃으며 농담 하지 마, 무슨 소리야~ 하고는 나가버렸다.
일단은 체념한 나.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고 드디어 종례가 끝났다.
터벅터벅 중앙현관에 나가는데,
예보에 없던 비가 한 두 방울 내리더니 갑자기 내 마음마냥 철철 쏟아지기 시작한다.
서러워 눈물이 날 것 같은 나의 어깨를 장난스럽게 툭 치는 누군가, 돌아보니 내 얼굴을 한 그녀이다.
뭐 해? 혼자 가?
그녀를 멀뚱히 바라보며 나는 대답한다.
응. 너는?
나 엄마 불렀어. 우산 가지고 오신다고 하더라. 어! 저기 오셨네. 나 먼저 갈게!
엄마라고?
엄마란 말에 눈을 크게 뜨고 그녀가 향하는 곳을 쳐다본 너.
사랑하는, 그리운 엄마가 저기에 서 있었다.
내 얼굴을 한 그녀 옆에서...
엄마! 무의식적으로 크게 소리 내어 부른 너, 너를 돌아보는 엄마의 얼굴에 의문이 깃들어있다.
아, @@이 친구구나, 우산 없니? 빌려줄까?
엄마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절망적인 이야기.
아뇨... 힘없이 대답한 나는 학교 벤치에 걸터 앉아
엄마와 함께 집에 가는 '나'를 넋 놓고 바라본다.
더 절망적인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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