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들어.
지금 이대로 여기서 밖으로 나가게되면 이 사람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는 영영 못 듣게 된다.
왜 죽었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밝혀내는게 우리 임무야.
어떤 개인적인 탐욕이나 언론의 압력, 대중적인 정서.
누가 간청을 하든 이런 것들이 사건을 끌고 가게 해서는 안돼.
우리가 마지막이다.
이 사람이 왜 죽었는지 알아낼 수 있는 마지막.

산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죽은 사람만이 진실을 얘기한다면
저는 그곳에서 진실을 찾을 겁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전, 모든 걸 밝히겠습니다.

법의관 자격을 박탈하시겠다면 그렇게 하세요.
그 자리를 지키기위해 진실을 감춰야 한다면,
전 법의관이란 직업을 버리겠습니다.

야 임마, 그렇게 빡빡하게 살지 마.
100m 앞도 못 보는 인간이 뭐 그렇게 아둥바둥거리면서 사냐.
윤지훈 이놈의 자식아
가끔은 이렇게 하늘을 봐.
별이 막 쏟아지잖아.

- 우리는 당신들을 지켜주기 위해 왔다. 하지만 당신들은 우리에 대한 피해의식에 젖어 있다.
당신이 미군이라서, 당신이 우리와 피부색이 달라서 체포하는게 아니다.
당신을 체포하는 이유는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기 때문이다.
단지 그 뿐이다.

이 세상에 어느 누구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그게 신이더라도 한번 태어난 이상,
살아가면서 숨 쉬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같은건 없다고요.

- 역사는 항상 이래왔어. 이게 현실이야.
- 그 역사, 이제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요?
- 옳지 않은 건 바꿔야죠. 그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 옳지 않은 것을 바꾸기 위해선 권력을 가져야 해. 그게 내가 사는 방식이야.
- 진실이 뭔 줄 아나. 이기는거야. 이긴 사람이 옳은거고, 진 자람은 틀린거지.

부검실에 들어온 이상, 다 똑같은 사람입니다.
국적이 뭐건, 인종이 뭐건, 남자건 여자건, 돈이 많건 적건 다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습니다.

부검이 뭐라고 생각하나.
죽은 사람의 인권을 위한거라고 생각하나?
아니, 산 사람을 위한거야.
산 사람의 사회와 질서를 위하는게 바로 부검이야.
우리는 99%가 아니라 남은 1%를 밝혀야 하는 사람들 아닌가.

신념을 버린 학문이 과연 가치가 있을까요.
죽은 자의 권리는 보호받아야 되고, 우린 그걸 지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신념이 없다면, 국과수가 필요없겠죠.

자기 감정에 따라서 자살을 타살로 바꾸고, 사고사를 내인사로 바꾸고.
호떡 뒤집 듯 막 바꿀 수 있는게 부검 결과라고 생각하십니까?
부검 결과는 이명한 교수와 저의 관계가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서 달리지는게 아니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로 사인을 밝혀내는 것이 부검이고 부검의들이 하는 일입니다.

인생은 되돌려지는게 아니야.
그래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하는거야.

세상? 살 만 해요. 그래야 태어난게 억울하지 않죠!
그렇게 믿고 살아야지.

- 선생님은 그럼 무슨 생각을 하세요? 매일 죽은 사람들을 보는데.
- 아무생각 안해. 그냥 고마워해. 살아있다는거에 고마워해.

《우리는 오로지 과학적인 진실만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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