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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8686
이 글은 8년 전 (2017/3/17) 게시물이에요


http://pann.nate.com/talk/336406256




몇년 전 나는 깡촌에서 대학 입학을 위해 상경한 스무살이었다

처음 와보는 서울에서 잘 살아남고싶어서 사투리를 고치려고 몇주간 노력했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입학식을 구경온 우리 부모님은 반짝거리는 서울을 보며 기뻐하기 보다는 

제 자식이 잘 살지를 더 걱정하셨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 인생은 앞으로 꽃으로 가득 찰 거라고 착각했었다

 

여느 스무살들처럼 나 또한 클럽에 가고싶었다 그래서 서울로 대학을 온 친구들 몇몇과 함께 클럽에 갔다. 그곳에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친구들이 사라졌고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그 때 너를 만났다 몇 학번 위의 복학생 선배님 얼굴만 겨우 알고 지내던 사람이지만 낯선 곳에서 하필 내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너를 만나서 어딘지 반가워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학교 후배라고 친구들에게 소개한 후 같이 앉아 술을 몇잔 얻어 마셨다

몇 잔이었는데 거기에 약을 탔는지, 아니면 술맛 모르는 스무살에겐 독한 탓인지

나는 클럽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또 왜 내가 그 곳에서 깨어났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깨어나니 낯선 곳에서 나는 발가벗겨지고 이불조차 없어 뉘여져 있었다

너와 네 친구 또한 나와 같은 상태로

 

겨우 말을 튼 남자와, 이름조차 모르는 남자들과 발가 벗고 누워있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수치였다 혼전에는 성관계를 갖지 않겠다는 보수적인 마음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싶다고 오랫동안 꿈꿔왔던 나니까

 

머리가 깨질 것 같고 속이 역겨워서 옷을 챙겨 입는데에도 한참이었고 나가기 전 그 집 변기를 붙잡고 토악질 하고 있으니 너와 네 친구가 일어났다

 

무언가 설명하려고 했는데 내가 나중에 이야기 하자며 막았다 제대로 대답 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서울 지리 잘 모르는데 두시간 가까운 거리를 그 몸을 이끌고 갔다

집으로 가는 내내 이건 강간이다 내가 강간을 당했구나 나는 이제 더럽혀진 건가? 뭘까?

내가 앞으로 남자를 만나도 되는걸까? 하며 아무도 답해주지 않을 물음을 끝없이 자문했다

 

종일 방안에 쳐박혀 울다가, 멍 때리다가 했다 클럽에서 헤어진 친구들이 내게 전화했지만 받지 못했다 밥은 먹었냐는 어머니의 전화도 받지 못했다

그렇게 주말이 지나갔다

 

학교에서 마주친 너는 나를 불러다가 커피를 사며, 그 일은 미안하다고 했다

친구가 너를 맘에 든다고 해서, 잘 엮어주려 했는데 내가 너무 취했고 그 친구의 집에서 재우려고 했는데 자기도 얼떨결에 하게 되었다고 강간을 시인했다 그리고 멋쩍은 듯 웃었다

네가 웃은 게 아직도 생생하다 이질감이 너무 짙어서일까 너는 웃으면 안되는 거 아니었냐

 

그렇게 며칠간 "멋쩍은 상황"에 휩싸여 흘러갔고, 중간에 그 친구라는 놈에게 미안하다는 문자가 왔다 "그날 일은 내가 실수했어 미안하다" >그걸로 끝이었다

 

나는 부모님께 이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냥 시골분들인 우리 부모님은 "그러게 서울에서는 더 조심했어야지" >라고 하셨다 학교 선배일 지 언정 믿었으면 안됐다고 하셨다.

그래도 어떻게, 고소는 하였으나 증거부족으로 너와 그놈은 풀려났고 

 

학교에 소문만 났다 너든 그놈이든 다른 사람이든 이 사실이 참 재미가 있었나보다

그 때는 겨우 5월이었다 대학교 사람들을 안지 겨우 백일 남짓 되었을 때다

나는 성적도 좋고 학생회 활동도 잘하고 교우관계 좋은 선배가 복학 하자마자

앞길을 막으려는 이상하고 난잡하고 문란한 신입생이 되었다

 

부모님도, 대학 사람들도, 그 누구도 내 편은 아니었다

클럽에 함께 간 친구들은 죄책감 때문이었는지 연락이 끊겼다

 

자퇴하거나, 자살했어야 했는데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이 학교에 보내려고 우리 부모님이 어떤 고생을 했는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이 일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조금의 상처도 되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세뇌시켰고

많이 울었고, 많이 토했다 그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으며, 그 이후로 몇 년이 지났으나 술을 단 한 번도 먹지 않았다 여러번 죽고 싶었으나 매번 살았다

 

너는 고맙게도 호주로 떠나주어서 내가 스스로를 다독이는 데에 일조했고, 다른 한 놈은 코빼기도 보이지를 않았다

 

나는 얼마 전 훌륭한 직장을 가짐과 동시에 졸업을 했다 너와 다른 놈의 소식은 잊은 채 아주 잘 그랬다 그래서 일까 너희도 너무 잘 산 것 같다 조금의 죄책감도 갖지 않고

 

SNS 같은 걸 좀처럼 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대학 친구가 페이스북을 하는 걸 옆에서 보다가 네 이름을 봤고 네 결혼 소식을 알게 되었다 곧 결혼 하는구나

 

예쁜 신부랑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분노와 함께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네가 잘 살고 있구나 그리고 그 다른 한 놈이 댓글을 달아두었다 이미 결혼해서 애도 있는 유부남이었다

 

나는 그 일을 떠올리며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내가 그 날 클럽에 가지 않았다면, 친구들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너한테 인사하지 않았다면, 술 마시지 않았다면, 증거를 남겨 너를 고소했다면, 학교에 네 나쁜 소문을 내었다면, 자퇴하고 다른 곳을 갔더라면, 네 삶을 끝없이 괴롭혔다면, 어땠을까?

 

이제와서 너희 둘의 인생이 달라지길 기대하지 않는다 교도소에 간다거나, 가진 모든 것을 잃는다거나 하는 일이 없을테고, 나 또한 기대하지 않는다

 

그치만, 아무리 내가 무사히 살았고 너희들이 죄 값을 받지 않았더라도

나만큼 그 때를 떠올렸을까?

내가 그 때 그러지 않았다면, 그 애가 좀 덜 아파했을까? 하는 고민 따위를 한 적 있을까

 

그 때의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었으나 이제와 말하는 이유는

이 글이 퍼지면 너희 둘 또는 다른 강간범들이

조금이나마 피해자 생각을 할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적는다



죄 값을 받지 않더라도 너희는 잘못했다

아파해라


그리고 부디 너희의 부인과 네 딸들을 잘 지키길.

대표 사진
서덕준, 장작
글이 덤덤한게 너무 맘 아프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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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흔  지나간 흔적
마지막 줄 진짜 억장이 무너진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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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쥔이를이렇게사랑해서
진짜 쓰레기만도 못한 사람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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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우 코헤이아 도스 산토스  오우! 제대로 놀아보자!
아.......너무 마음아프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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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ㅔ리 good  지금처럼만있어줘♥
마지막 문장... 하....
8년 전
대표 사진
무라세아유무  웨이~~~~↖⊙▽⊙↗
진짜 화나네요... 그리고 부모님이 네가 좀 더 조심했어야지 이러는데 제가 납치 당할 뻔했을 때 한 말이랑 같아서 너무 화나고... 남자가 안 하면 그런 일이 발생 안 하는데 왜 늘 여자가 조심해야 하죠...? 남자 둘은 평생 그 일 기억하며 살길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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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뭉이
마지막 줄 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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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소녀
여자분이 당한 고통보다 몇백배 고통스럽길 천벌받을것들......
8년 전
대표 사진
하트, 인피니트 사랑해  2017년 대박!!
마음 아프다...
8년 전
대표 사진
권지용 부인
남에게 눈물나게하면 피눈물로 돌아오는 법이에요 믿습니다 언젠간 다 돌아가길
8년 전
대표 사진
82248_return
아 좀 의식이 있는 상태로 서로 합의하에 하면 상관없은데 술먹이고 의식없는 상태에서 하냐 진짜 나쁜넘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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