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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716
이 글은 9년 전 (2017/3/22) 게시물이에요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고 몇개월이 지났을 무렵, 그는 여름휴가를 떠나는 대통령에게서 초청을 받았다.

중략

그날 저녁 그는 대통령과 식사를 함께했다. 안희정도 있었고 수행비서인 여택수도 동석했다.

화기애애하게 대화가 오가던 중 대통령이 갑자기 안희정에게 말을 던졌다.

"자네는 정치하지 말고. 농사를 짓는게 어떤가?"

순간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식사 도중에 문득 튀어나온 말이었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도대체 해석이 되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의 얼굴만 쳐다보었다. 안희정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더 역력했다. 아무 대답도 못한 채 눈만 껌벅거리는 안희정을 보며 그가 물었다.

"농사를 지으려면 돈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럴 돈이 있나요? 안희정 씨, 돈 많아요?"

그의 말에도 안희정은 여전히 멍한 표정이었다. 그도 더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못마땅한 기분을 참기는 어려웠다.

'그러면, 논이라도 사 주면서 농사를 지으라고 하셔야지.'

그렇지만 그 자리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말았다. 대통령 의견에 말대꾸하거나 시비를 거는 모습으로 미칠까 봐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날이었다. 대통령은 또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었다. 그도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대통령에게 따지듯이 되물었다.

"아니, 대통령님께서는 솔직히 할 것 다 하시면서, 남들 보고는 농사를 지으라고 하시면 됩니까? 그건 말이 안 됩니다."

조금 불경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는 속에 있는 말을 쏟아 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리에 맞지 않았다. 그의 느닷없는 반응에 대통령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안희정이 부담스러운 눈치를 보였다. 괜히 끼어들었나 싶었지만, 이미 뱉어 놓은 말이었다.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그래도 그는 개의치 않았다. 쐐기를 박듯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희정 씨, 정치해. 내가 나서서 도와줄게."

예상치 못한 그의 반발 탓이었는지, 대통령은 더는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그 문제에 대해 심간하게 논쟁을 벌일 상황도 아니었다. 대통령의 그 말이 오랜 숙고 끝에 나온 것인지, 얼핏 지나가다가 던진 이야기인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대통령의 속내가 단순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태연한 척하면서도 그는 속으로는 섭섭한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이 판을 떠나라는 것은.... 배운게 도죽질인데...."

안희정에 대한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얼마 후 다른 기회에 청와대 관저에서 식사를 함께했는데,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그때에도 그는 대통령의 이야기를 잘라 버렸다. 그의 강한 반발에도 대통령은 기분 나빠하지는 않았다. 그는 나름대로 확신을 하고 있었다. '안희정이 미워서 정치를 하지 말라는 것은 적어도 아니라는 사실'을.






[노무현] 대통령님이 안희정에게 말을 던졌다. "자네는 정치하지 말고. 농사를 짓는게 어떤가?"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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