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나이 많은 분들의 현명한 조언을 듣고자 방탈했습니다..
제목에 있는 친구와는 대략 10년 지기예요.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에서 만난 친구였습니다.
학기초에 키 번호 순으로 섰는데 친구가 1등 제가 2등이었습니다
저는 키도 작고 까맣고 뚱뚱하고 머리도 크고 얼굴도 크고 눈은 작고 코는 큰데 c 입까지 튀어나왔습니다.
14살 처음 본 제 친구는 저와 대조적으로 너무 예뻤습니다.
굉장히 하얗고 키는 작지만 머리도 작고 얼굴도 작고 비율이 굉장히 좋아 보였습니다.
작은 얼굴에 큰 눈과 오똑한 코 그리고 작지만 두툼한 입술까지 모든 게 다 예뻐 보였어요.
늘씬하고 화려한 여신 느낌의 키 큰 미녀는 아니지만 작고 하얗고 귀여운 요정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오히려 남자들이 다가가기 쉬운 상이라고 말하면 이해하실 라나요?
데뷔 초 장나라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때는 이렇게 예쁜 애가 내 친구라는 점이 자랑스럽고 뿌듯했습니다.
가장 옆에서 지켜본 친구의 삶은 저랑 너무 많이 달랐어요.
저희 반 무기명 인기투표에서 2표를 빼고 남학생의 표를 몰빵했습니다.
성격도 애교도 많고 착한데다가 공부까지 잘해서 남학생은 물론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습니다.
그것마저도 저는 자랑스러웠습니다.
제가 열등감을 느끼기 시작한 건 저희 반에서 제가 짝사랑했던 남학생이 제 친구를 좋아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저는 그 남학생과 어쩌다 주고받은 별거 아닌 문자까지 모두 보관함에 넣어놓고 밤에 누워서 몇 번이고 쳐다봤는데 친구는 '마음이 없으면 단호해야 한다'면서 쿨하게 지우는 것을 보고 심한 박탈감이 들었습니다....
이 일 뒤로 사소한 것부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저희 가정에 대해서 한번도 불평한 적이 없었지만 저희 아버님은 공장에서 일하시다가 팔을 다치셔서 제가 중2때부터 놀고 계시고 어머님은 미용실 일을 하십니다.
제 친구는 부모님 두분 다 사짜 직업입니다.
저는 임대 아파트 살고 친구는 길 건너 있는 비싼 40평 대 아파트에 삽니다.
저는 한 달에 용돈을 2만원 받고, 그마저도 어려운 형편에 달라하기 죄송해서 두세 달에 한번씩 받았는데 친구는 한 달에 20~30만원씩 가뿐하게 썼습니다....
저는 복지단체에서 해주는 대학생 무료과외로 공부하는데 제 친구는 한 달에 100만 원짜리 전문 과외 선생님이 오셔서 편하게 공부합니다...
무료과외 받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부분 봉사시간 때문에 온 거라서 학생이랑 놀다가 갑니다....
그렇게 같은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나란히 졸업해서 저는 국립대 보건계열, 친구는 저랑 20분 거리인 대학 의치한 중 하나에 진학했습니다.
솔직하게 친구가 대학에 붙었을 때 기쁘기보다는 퓨즈가 딱 끊기는 느낌이었습니다.......
차라리 스카이를 붙고 의치한을 떨어졌으면 물리적으로 멀어지기 때문에 제 열등감이 이렇게까지 심해지지 않았을 텐데.......
추합이 빠졌다고 축하하는 친구를 보면서 앞에서는 축하를 뒤에서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예치금도 알바로 겨우 넣고 저렴하다는 국립대 등록금도 걱정인 제 상황과는 너무 대조돼서 울음이 났습니다.
그렇게 저는 친구의 대학생활을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다시 지켜봤습니다.
지방으로 내려갔지만 가까운 곳에 제가 있어서 의지가 된다고 말하는 친구를 보면서 겉으로는 착한 척, 속으로는 사사건건 열등감을 느끼는 제가 괴로웠습니다.
친구의 대학생활은 저와는 다르게 눈부셨습니다.
저는 주말알바를 하루 종일 뛰어서 고작 70만원을 받았지만 친구는 하루에 70만 원어치 옷을 샀습니다.
기숙사에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 했지만 친구는 부모님께서 풀옵션 원룸을 구해주셨습니다.
수많은 동기와 선후배들의 대쉬를 받았고 학교 대나무숲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왔습니다.
그러다 1년이 채 안돼서 CC인 한 학년 선배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키도 크고 돈도 많고 제 친구한테 물질적 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평범한, 아니 평범 이하인 대학생활을 했습니다.
돈에 쫓기고 외모의 부족함에 쫓겼습니다....
외모지상주의인 대학에서 숱 없이 외모차별을 당했고 그나마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해서,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첫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제 첫 남자친구는 그저 평범에서 평범 이하인 사람이었습니다.
키도 평범하고 얼굴도 평범 이하였습니다.
꽃구경을 가고 영화를 보는 데이트 보다는 관계에 관심이 있는 그저 그런 남학생이었습니다.
그래도 예쁘다,사랑한다 라고 해주는 입 발린 말에 넘어가서 첫경험을 했습니다.
저를 소중하게 대해준다고 생각했던 남자친구는 2년이 넘어가니 슬슬 본색이 나왔습니다.
5:5는 아니지만 본인이 밥을 사면 저는 꼭 커피를 사는 더치페이를 좋아했고 기념일에는 나이키 운동화를 사주고 비싼걸 사줬다고 본인 스스로 만족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느낌이 안 난다면서 콘돔을 안 끼려 했고, 제가 자궁 쪽에 문제가 생겨서 3개월쯤 관계를 못하게 되니 제 몸 걱정보다는 아쉽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그저 그런 연애가 끝났습니다.
아름답고 낭만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제 첫경험과 첫 연애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는 소설 속에서나 살고있는것 같았습니다.
제 친구의 남자친구는,
내 여자친구는 절대 모텔에서 재울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에 호텔에서만 숙박을 했고,
여자의 몸은 소중하고 다치기 쉽다고 핑거콘돔 없이는 함부로 손가락을 넣지 않았고,
첫경험 후에 장미꽃잎을 띄운 욕조에서 손수 목욕을 씻겨줬고,
기념일이 아니 여도 가끔은 여자친구를 위해서 편지,케익 그리고 꽃을 준비하는 낭만이 있었고,
매번 모텔만 고집하는 제 남자친구와 다르게 다양한 데이트를 즐겨했고,
데이트 비용은 본인이 전적으로 부담했으며,
친구의 '힘들다' '보고싶다' 라는 한마디에 새벽중에라도 달려오는,
결정적으로 키도 얼굴도 학벌도 어디 하나 빠질 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내 친구가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이 잘났으니 저런 남자를 만나겠지 싶으면서도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저런 남자를 만나나 볼까 싶어서 우울했습니다.
정말 제가 원하는 얼굴로 제가 원하는 부모님 아래에서 제가 원하는 인생과 사랑을 받고 있는 친구를 보면서 저 친구의 인생을 대신 살게 해준다면 악마한테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습니다.
매일 자기 전에 눈을 감고 상상을 했습니다.
그 친구처럼 예뻐지고 그 친구처럼 똑 독해지고 그 친구처럼 좋은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제 모습을요....
깨고 나면 다 꿈이지만 상상하는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습니다.
상상과 현실간의 괴리를 느끼면서 저는 제 열등감의 화살을 친구한테로 돌렸습니다.
달마다 200만원이 넘게 쓰는 친구의 행동은 부모님이 애를 망치게 용돈을 많이 준다고 스스로 위로했습니다.
별거 아닌 친구의 행동도 남자친구를 부려먹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데이트비용을 내지 않는 것은 매우 몰염치한 짓이며 사람 마음을 이용해서 얻어먹어보자는 심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속으로 한없이 깎아 내렸지만 제가 깎아 내릴수록 더욱 높아져 가는듯한 친구를 보면서 미안하고 죄스러웠습니다.........
잘난 친구한테 표현 한번 못하고 속으로 질투하고 속으로 깎아 내리는 제가 너무 열등해 보였습니다.
차라리 대놓고 질투와 열등감을 표현하는 애들이 더 솔직하고 당당해 보였습니다.....
친구는 이런 제 마음을 하나도 모르겠죠......
넌 너의 상황만 비관하고 노력을 하지 않았냐? 하실수도 있겠지만....
중학교때 600명중에서 400등이였던 제가 비록 수시지만 국립대 보건계을 왔습니다.
기숙사비,식비,책값,등록금,옷값,술값......국장을 포함해서 부모님이 달마다 주시는 15만원을 제외하고 다 제가 벌어서 냈습니다
저는 얼마나 더 노력해야하는 걸까요?
노력해도 갖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열등감은 언제쯤 고쳐지는 걸까요?
그 친구를 향한 제 마음은 한마디로 '애증'입니다.
미치게 부러워서 싫다가도 착한 그 아이의 행동을 보면 다시 좋아집니다.
차라리 못된 애였으면 마음 놓고 미워하기라도 했을텐데........
제가 넣은 대학 중에 가장 높은곳에 붙었다는것을 알고서는, 너무 잘됐다면서 우는 친구를 보면서 합격의 기쁨이 아니라 미안함으로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기숙사 떨어져도 본인 원룸에서 지내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저를 위로해주는 친구를 보면서 집에 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나는 너가 대학이 안되기를 바랬고 부모님한테 그런 원룸을 받을 형편이 아니기를 바랬다는걸 절대 모르겠죠......
열등감을 느끼기 싫으면 안보고 안 들으면 되는 건데, 저는 그 간단한 일이 안됩니다......
내 상황과 비교해서 열폭할것을 뻔히 알면서도 친구의 SNS 업뎃을 누구보다 기다립니다....
인스타 새 게시물 알람까지 해놨어요....
사진이 안 올라오면 카톡이라도 해서 이것저것 듣고 난 후 열등감을 느끼고 혼자 우울해 합니다.....
왜 이런 걸까요.......
제가 점점 미쳐가는 것 같습니다.....
욕이라도 좋으니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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