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글은 특정 후보를 지지, 홍보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2. 이 글은 한 개인의 임의대로 자유의지를 가지고 작성한 글이다.
3. 이 글을 사표라는 비판에 상처받은 이들에게 건넨다.
"야 그거 사표야."
이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
내 표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힘이 죽 빠진다.
그들의 논리에 반박하고 싶지만 사표라는 것은 내게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예시를 들어 차근 차근 이야기 해보자.
여기서 세 명의 후보가 있다. 아래의 색상은 실제 정치색과는 무관하다.
1. 그린 후보
대표 공약 : 세금 공약
2. 핑크 후보
대표 공약 : 교육 공약
3. 옐로 후보
대표 공약 : 환경 공약
1번 후보와 2번 후보가 치열하게 접점 중이며, 3번 후보는 비교적 낮은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3번 후보를 지지한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1번 혹은 2번 후보의 지지자들에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
"뭐? 너 3번 뽑는다고? 그거 사표야. 그렇게 분산되면 1번(혹은2번)이 뽑히면 어떠껭 ㅠㅠㅠㅠ"
이 비판이 적절하지 않은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하나 하나 짚어 보자.
1. "결국에 주권을 누가 갖느냐" 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이유이다.
정치 싸움은 결국 권력 싸움인데, 우리가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결국에는 주권을 누가 가지게 되느냐라는 편협한 논리에 우리가 스스로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는 더 옳은 가치, 더 나은 사상을 선택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이상주의에 불과해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상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도한 현실주의는 결국에는
더 나은 정권인 A가 아니라 B가 아니기 때문에 A이고 그래서 A가 옳은 가치
가 되어버리는 논리적 전복이 발생해버린다.
2. 우리의 존재는 드러나야 한다.
선거는 당선자를 뽑는 것이 목적이지만 투표는 그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투표는 우리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예를 들어 위의 세 명의 후보는 각각
세금공약, 교육공약, 환경공약을 내걸었다.
만약에 당선은 1번 그린이 되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3번의 표들은 모두 말 그대로 사표인가?
그것이 당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은표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모두 보았다. 3번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N퍼센트 만큼이나 있다는 사실을.
비록 더 많은 사람들이 세금 공약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지금 어떤 사람들은 환경 공약을 가장 절박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것은 다음 정권에, 그 다음 정권에, 그리고 그 다음 정권이 될 자들도 보았을 것이다.
임기는 4년 5년이면 끝난다.
이것이 우리가 매 순간 주어진 투표의 순간에,
모든 표를 가치 있게 여겨야 하는 까닭이면서,
사표 역시 소중한 이유이다.
3. 우리는 남탓을 할 수 없다.
사표라는 지적에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원망 내지는 비난 그리고 책임 전가의 어조가 담겨있다.
"야 너 표가 사표가 되는 바람에"
"우리가 분열하는 바람에"
"아 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그러는 바람에 이렇게 되어 버렸다는,
이것은 아주 확실히 탓하는 어조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이 이런 발언을 하는 위치는 결코 개인의 위치가 아니며
조직화된 어떤 지지세력의 발언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끊임 없이 소수자를, 타자를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소리치고 있다.
그러나 소수자를 지지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소수자를 억압하는 아이러니를 자각하지 못한다.
당신이 어떤 권력을 지지하는 순간 당신도 그 권력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표는 없다.
모든 표가 소중하다.
우리는 더 큰 소리로 지적하고, 더 큰 소리로 외쳐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끝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떤 가치가 보편화 되는 나라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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