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4.9.
18대 총선 대구 수성구을 기호7번 무소속 유시민
2008.4.10.
필자가 20대후반, 대구에서 일하던 시절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였다.
지산동 쪽에 거래처 약속이 있어서
차로 이동하는중 신호대기 하던 사거리에 선거유세 차
앞에서 비를 맞으며 90도로 인사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에 앞서,
당시 나는 평소 소위 진보라 불리우는 정당들에게
정말 큰 실망과 이 나라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고,
때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몇달 되지 않고 치룬
총선이여서, 부끄럽게도 투표권 마저 포기할 정도로
정치 이념은 포기상태였다..
노무현 탄핵 역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무너져 버린 진보정당들의 분열을 바라보는
경북 구미 거주하는 진보지지자의 심정이란..
엄청난 무기력감을 느끼며 정치를 외면하고 있었다.
유시민 이였다. 너무도 반가운 얼굴이였다.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다지 반갑지 않았던것
같다.
참패였다. 아침 뉴스로 확인하고 실망하고 있었지 싶다..
추적추적 비를 맞으며 인사하는 유시민을 보고
나는 설마하는 마음이 있어서 거래처 가자마자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했던 기억이 난다..
낙선이였다. 그런데 그는 웃으며 허리숙여 인사를 연신
하고 있었고 스피커에선 '감사합니다'라는
소리가 나왔다. 내가 설마했던 이유다.
참 안타깝고 자부심이 느껴지는 기분이였던것 같다.
저 모습이 유권자를 존경하는 낙선자의 참 모습이
아닐까?
나는 그날부터 진보지지자로서 자부심과 신념이 생겼다.
언젠가 좋은날, 내가 바라던 세상이 다시 또 오지
않을까??..
3년후
그는 야권 유력 대선후보로 불리우고 있었고
2011.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그가 공들이던 후보를 도우며 총력을 다했지만
다시 낙선을 경험한다. 낙선후보는 아니였지만
분명 차기대선 주자로서 그에겐 중요한 선거였고
뼈아픈 패배였다.
그는 다시 유세하던 그 자리에서 유권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꼭 유시민 뿐만 아니란걸 믿는다.
이런 후보라면 정당과 지역과 이념이 어디든간에
지지할만 하지 않겠는가.
꼭 투표하는 것만이 세상을 바꾸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권자에게도 정치인에게도
투표는 주권자로서 세상을 변화시킬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투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