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4543801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이슈·소식 유머·감동 정보·기타 팁·추천 고르기·테스트 할인·특가 뮤직(국내)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527
이 글은 8년 전 (2017/5/15) 게시물이에요



 부산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신다는 홍정욱 선생님이 이달에 펴낸 신간책 <꼭꼭 씹으면 뭐든지 달다>와 함께 보내온 편지입니다. 편지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함께 보내 온 책은 제목대로 꼭꼭 씹어서 읽을수록 단맛이 나는 좋은 책입니다. 선생님이 자연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위해 쓴 책 같지만, 어쩌면 어른들을 위한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꼭꼭 씹으면 뭐든지 달다>라는 좋은 책을 추천하고 싶어서 홍선생님의 편지를 소개합니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문재인의원에게 보낸 편지 | 인스티즈

문재인 의원님께
 
책을 쓴 홍정욱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환경단체 ‘습지와 새들의 친구’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도저도 제대로 하는 일 없이 자리만 눙치고 있습니다.
 
의원님께 책을 보내는 것이 결례가 될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의원님과의 만남이 일정부분 영향을 끼쳤다 믿기에 결례를 무릅씁니다.
 
의원님은 기억하시지 못하시겠지만 전 의원님과의 4차례 만남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양산 매곡의 의원님 댁 뒷산에 아이들을 데리고 숲 체험을 다니며 의원님을 뵈었습니다.
 
3년 전 쯤 숲에서 아이들과 고구마를 구워 먹고 있을 때, 가을 풀꽃을 한 아름 안은 사모님과 하얀 개(그날 바우라고 이름을 알려 주셨습니다.)를 몰고 오신 의원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고구마를 하나 드렸더니 달게 드셨습니다. 아이들에게 귀한 체험을 하고 있다는 격려도 하셨지요. 그 때 ‘아이들과 숲에서 노는 이야기를 알려도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모님께서 “이게 여뀌에요?” 하셔서, 서울말에 당황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ㅎㅎ

 
두 번째 만남은 산딸기가 만들었습니다.
아이들과 산에서 딴 산딸기를 나눠 먹으며 내려오다 댁 앞에서 하필 산딸기 상자를 든 의원님을 만났습니다. 의원님께서 대뜸 제가 든 봉지를 보자시더니 아이들에 비해 딸기가 부족하다며 당신 딸기 상자에서 한 옹큼을 덜어내어 제 봉지에 담아주셨습니다. 제가 무안해 하자 제 봉지에 든 걸 조금 달라며 바꿔 먹은 거라며 막음하셨습니다.
‘저 분은 어릴 때 산딸기를 귀하게 아껴가며 먹어 본 사람이다.’
그 때 ‘먹는 것이 귀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 줘야겠구나.’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는 봄꽃을 공부하고 내려오는 길이었지요. 의원님은 댁 앞 빈터에 편백을 심고 계셨습니다. 땅이 돌밭이라 땅파기에 힘드신 것 같아 오지랖 넓게 “도와 드릴까요?” 했더니 “아닙니다. 땀이 나니 기분 좋습니다. 제가 천천히 하겠습니다. 아이들과 자주 오시네요. 우리 동네에 공부할 게 많나 봐요?”라며 웃으셨습니다.
‘일을 해 보신 분이구나.’
그 때 ‘땀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아이들에게 해 줘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네 번째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얼마 뒤였습니다. 사상에서 출마하신 선거였지요. 사모님과 자제분과 바우와 함께 산보하시던 길이었습니다. 저는 여기 아이들과 숲 체험 중이었고요. 아이들이 바우를 보고 좋아서 만지고 놀았지요. 그러다가 한 녀석이 과자를 꺼내어 보이자 바우가 순간적으로 아이에게 달려들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 때 의원님께서 바우 목을 끌어안으며 넘어지셨습니다. ‘특수부대 출신이라더니 역시... ㅎㅎ’
‘강인함은 부드럽게 나타나야 제 맛이구나’ 싶었습니다.

 
지난주에 올해 숲 체험 일정이 끝났습니다. 양산 집 앞길은 낙엽만 가득했습니다.
 
언론에서 자주 뵙습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마음속으로만 하겠습니다.
전교조 교사로 살면서 몸에 익은 억울한 두려움이 큽니다.
 
굳은 걸음으로 따뜻한 그림자를 만들며 나아가십시오.
은발 아래 멀리 보시던 눈빛이 참 맑아 보였습니다.

 
건강하십시오.
 
2013년 12월 10일
홍정욱 드림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문재인의원에게 보낸 편지 | 인스티즈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문재인의원에게 보낸 편지 | 인스티즈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문재인의원에게 보낸 편지 | 인스티즈


|작성자 moonjaein2



|작성자 moonjaein2






대표 사진
Apotheosis  최고의 성취의 순간
굳은 걸음으로 따뜻한 그림자를 만든다는 말 멋있다
8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생각이 왜 이렇게 깊으신데요?
16:19 l 조회 171
회사 퇴사하려는 사람이 티가 나는 이유
16:15 l 조회 420
잔디가 싫은 딸아이
16:14 l 조회 478
햄스터에게 호두를 줘 보았다
16:13 l 조회 399
영업 잘하는 에버랜드 직원
16:07 l 조회 931
사랑은 많으시지만 관심은 없으신 아버님
16:07 l 조회 953
고양이 발 모양 컵
16:05 l 조회 904
살 안 찌는 남친을 살 찌운 요리
16:02 l 조회 1176
자주가는 카페 사장님께 훈수둔 손님
15:41 l 조회 2828 l 추천 2
치과 갔는데 원장이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봐서2
15:39 l 조회 2229
시급 2만원짜리 흰머리 뽑는 알바 채용 후기13
15:09 l 조회 6772 l 추천 1
도서관이 취식금지인 이유
14:51 l 조회 4446 l 추천 1
결혼하기 전 짱구엄마의 다짐
14:50 l 조회 2201
밥 13공기1
14:48 l 조회 1726
엄마가 말해주는 상남자 특징 ㅋㅋㅋ
14:47 l 조회 1160
게냥이
14:47 l 조회 271
샐러드 3주간 먹은 후기6
14:47 l 조회 13155 l 추천 3
헨젤과 그레텔
14:44 l 조회 578
자다가 심심할 땐
14:42 l 조회 400
여동생이랑 사이 멀어질 뻔한 오빠4
14:41 l 조회 5792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