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주 특별한 연인이다
20년을 오누이처럼 지낸 각별함이 있었고
힘겨운 짝사랑을 견뎌낸 절실함이 있었으며
한달 앞둔 결혼을 미루고 장거리연애를 시작해도 좋을
든든함도 있었던 우린 아주 특별한 연인이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단 이야기는
그저 평범한 연인들에게나 쓰이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특별함도 시간 앞에서 생활 앞에서 지극히 평범해져가고 있었다
누구나 그렇듯, 우린 소홀해졌고
모두가 그렇듯, 우린 무뎌졌다
그리고 결국엔 그 소홀함과 무뎌짐들에 익숙해져버렸다
그렇게 우린 전혀 특별하지 않은 연인이 되어갔고
그렇게 우린 헤어지지 않은채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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