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OST - Crystal Flower
집에서 신이 입었던 민소매 티와
똑같은 옷을 만들어 알프레드에게 입힌 채경
'지금쯤 도착했나...?
도대체 갑자기, 왜 그렇게 화를 내고
태국에도 혼자 가 버린 걸까?'
'율이 때문에 그랬나?
말에서 떨어졌을 때, 내가 율이한테 달려가서?
남편을 두고 다른 애를 더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으니,
나라도 화가 났을 거야.
그래도 그렇지 쪼잔하게...
아... 참...'
태국에 도착한 황태자
"행사장에 계신 동안 서울에서
비궁마마의 전화가 계셨사옵니다.
끝내고 올라오시는대로 연락을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사온데.. 지금 연결하올지요?"
"나중에 합시다."
"예. 전하."
", 너?
뭐가 어쩌고 어째?"
"네. 전 채경이가 좋아요."
"걘 네 형수야. 사촌의 아내라고."
"원래는 제 정혼자였잖아요.
빼앗아간 건 그 쪽이에요."
"맙소사, 네가 지금 그걸 말이라고..."
"그나마 내가 지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뭔지 알아?
네 아버지 돌아가시면서 그 멍청한 아이,
네 아내로 맞이하지 않아도 됐단 사실이야.
그런데 뭐라고?"
"그 애가 좋아요. 이상하게도."
멋대로 움직이는 차 바퀴
"어... 어..!! 어떡해!"
쾅 -
"도대체가 답답하구나.
그렇게 분별력이 없어서야..."
"잘못했습니다... 전 그냥,
오래된 계기판인데도 디자인이 참신해서
이것저것 만져본다는 것이 그만..."
"어찌했길래, 회복 불능 상태로까지
차가 망가진단 말이야?"
"전 그냥, 살짝만...!"
"태후전에 또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그건 그렇고, 태자가 태국으로
나가있는 기간 중에, 영국의 윌리엄 왕자가
방한하게 될 거야.
윌리엄 왕자를 대동해서
이것 저것 관광도 시켜 주고,
공식행사도 진행하는 역할을
비궁에게 맡기기로 했네."
"네? ㅈ..제가요?"
황후는 병인양요 당시 약탈당했던 문화재 일부를
영국 왕실을 통해 돌려받는
중요한 방문을 채경에게 맡긴다
"비궁마마.
태후마마께서 납셔계시옵니다."
"예? 태후마마께서요?!"
"아... 미치겄네!"
"비궁의 방을 둘러보니까,
궁에 처음 들어왔던 옛 생각이 나는군요.
가만있자... 비궁의 춘추 올해 몇이시던가?"
"열아홉이옵니다.."
"어머나, 열아홉이라...
세상에... 그런 나이가 있었군요."
"저기, 마마...
아끼시던 차를요... 제가 실수로 그만.."
"음? 차 때문이라면 그만 심려 놓으세요.
내가 처음 그 얘기를 듣고는 무척 놀랐지만은,
그건 어디까지나 혹여 비궁이 다치시진 않았을까,
그것 때문이었지.
그런데 이렇게 무고하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사실 너무 오래됐지 뭐.
쓸데없는 체면 때문에
내버리지도 못하던 것을
비궁이 시원하게 치워 줬으니,
오히려 내가 감사해야 할 판국입니다.
그러니 그것 때문에 마음에 어려움을
더이상 담아두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마마..."
"그런 일에 눈물을 흘리다니~
그런 맑은 마음 때문에
태자가 그런 말을 했군요."
"태국에 가던 날, 인사한다고 태자가 날 찾았습니다.
불쑥 윌리엄 왕자를 대접할
황실의 대표는 비궁이라면서.
비궁의 눈물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기 때문에 몇 번 운 적이 있었다고.
그 눈물을 보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고."
"그러면서, 비궁의 눈물은
옥류천보다 맑고 깨끗하다고 했습니다."
"옥류천이요?"
"창덕궁 후원에 자그마한 개울이 있습니다.
그 물이 아주 맑고 깨끗한 것으로 유명하답니다.
언제 나하고 한번 같이 가십시다."
"네 마마... 감사합니다.."
"내가 오늘 비궁의 처소에 부러 들른 것은,
그 말을 전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 말을 직접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남자들이란 게,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습니다~
그러니 어찌하면 좋을꼬?"
"넉넉한 우리 여자들이 이해를 합시다.
어때요 비궁?"
"네, 마마. 감사합니다.."
"호텔 알아봐 줄 수 있지?
신이 있는 데."
"전활 안 받어?"
"응."
"왜 그러니 또~"
"알 수가 없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신채경 학교 왔더라?
일요일인데 왜 왔대?"
"아주 을 떨어요. 경호원에다가,
전용 고급차에다가. 걔, 옛날에 5백원 없다고
나한테 꾸던 애였어."
"그런 애가 태자비라니, 왕짜증이지 않냐?"
"공부도 못하고 빌빌거리던 푼수가
황태자를 꼬셔가지고.
울 아빠가 내는 세금이 그 기집애한테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억울해 죽겠어."
무심결에 주위를 둘러보다 효린을 발견한 신
"나 좀 데려다 줘.
전에 네가 얘기했던,
바오밥나무가 있다는 곳으로.
어디든 잠깐이면 좋으니까.
궁이 아닌 다른 곳이면 어디든..."
"여기 이러고 있음 안 돼."
"남의 시선 따위 지겨워.
여기서까지 그러고 싶지 않아."
"..."
"나 공항까지 데려다 줘.
안 그럼 여기 계속 있을 거야."
"내 사정 잘 알잖아."
"알지. 그러니까 2년 넘게 몰래 만났지.
사랑한다고 서로 수천 번을 얘기해도,
헤어지잔 말 한 마디에 끝나는 게 사랑이라더라."
"이제 너한테 난 아무것도 아니니?"
"너 진짜 왜 이래?"
"왜 이러긴. 우리 끝났잖아."
"어딜 가나 네 얘기야.
모르는 척 할래도 네 소식 모를 수가 없어!
나 그냥 시청자야.
일반인으로 너 봐야 된다구.
이런 내 심정 네가 알아?"
"난... 여태껏, 한 번도 제대로
네 여자친구였던 적 없어."
"...효린아."
"됐어. 나 괜찮아.
가. 나도 갈게."
"오랜만에 나오니까
가슴이 시원해졌어. 고마워."
"멈추지 말고 계속 이렇게
달렸으면 좋겠다."
신과 효린이 탄 택시는
알 수 없는 파파라치들을
가까스로 따돌린다
"아니, 외국 귀빈 응접요령을
배워야 할 아이가 어디로 가버렸다는 게야?
손전화를 가지고 다니지 않았던가?"
"비궁마마께오서 사용하시는 손전화가
학교 모처에서 발견되었다 하옵니다."
"아니 그럼, 혹시 나쁜 자들에게?"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그런 것 같진 않사옵니다."
"빨리 알아보고, 혹여 쓸데없는
소문이라도 나지 않게 유의하도록 하게."
파파라치를 피해 작은 모텔방에 들어오게 된 둘
"야! 저게 뭐야?!
저것 좀 잡아 봐 빨리~!"
"사실... 나도 무서워 도마뱀은..."
"너 진짜 왕자님이시다~
알았어, 내가 잡을게."
"내보냈어! 민효린 성공!"
더 큰 도마뱀 등장
"악!!"
"옷 사면서 하나 샀어."
"나, 그동안 가면 쓰고 살았다?
너 2년 넘게 나한테 속은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내숭 떤 거 아냐~
네가 날 왜곡한 거지.
그동안은 가짜야.
오늘 내가, 진짜 민효린이야."
"아, 시원해.
민효린 가면 벗었다."
"내관어르신, 전하 위치 파악됐습니다.
공항으로 이동 중이시라 합니다.
계속 추적중입니다."
"궁생활이 너무 답답한 거야?
아니면, 신이 때문에?
이기적인 자식. 나라면,
이렇게 널 내버려두진 않았을 거야."
"나, 그냥 뛰쳐나왔을지도 몰라.
데리고 와줘서 고마워."
"됐어. 오늘은 여기까지.
밀린 남자친구 노릇 하느라 고생했네?"
"참 잘했어요~
그동안은 잘 몰랐는데,
너 오늘 왕자님 같았어. 진짜 왕자님."
"고마워.
우리 오늘 함께했던 시간,
영원히 잊지 않을 거야."
"이제 돌아갈 시간이에요.
안녕. 왕자님."
"나, 신이가 좋아.
좋아져 버렸어."
"낯선 곳에서 가족이랑 떨어져 있었더니
너무 외롭고.
또 누군가를 쉽게 좋아해버리는 성격이라서."
"우습지만, 널 먼저 만났더라면
널 짝사랑했을지도 몰라."
"...."
"늘 가까이 있고, 마주치면서 얘기하고.
늘 밤낮으로 어깨를 부딪히는 그런 애를
혼자 좋아한다는 건,
사람을 두 배로 힘들게 만드는 거 같애."
"근데, 내가 많이 편한가보다.
그런 얘기도 다 하고."
"그럼. 넌 신이보다 훨씬 더 착하고
아량도 넓잖아."
"...고마워."
※
'잘 보고 있다' 와 같은 댓글은 닉기억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하네요!
또한 '쓰니'라는 호칭은 금지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용어)
스스로를 위해 주의해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
(한 회마다 여러 부분의 장면들을 생략하고 추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