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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5/30) 게시물이에요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 인스티즈


안차애, 분기점

 

 

 

나는 너무 많은 손금을 가졌다

 

바람이 물양지꽃과 보라엉겅퀴를 깊이 쓰다듬는 길목에서

가만히 핸들이 흔들리곤 한다

 

너의 몸 안에서도 제일 깊은 회오리바람 소리가 나는 지점을 짚어내어

번갈아 귀를 대 보다 출렁, 운명선으로 스며들 듯

신갈에서 여주분기점으로 감곡 IC로 다릿재고개 나들목으로

외곽 순환로에서 39번 지방도로로 잔금 진 계곡 길로

핸들을 꺾을 때마다 감정선 부근이 출렁, 먼저 휘어진다

 

스며드는 길의 묘미는 절묘한 타이밍에 있다

큰 길, 큰 금, 큰 이정표들을 미련 없이 제때 버려야

떠도는 우연이 필연이 된다

난분분한 선들이 제 가닥을 잡고 팽팽히 날아오른다

 

또 새 분기점이다

너의 가장 빽빽한 소용돌이 속으로 출렁

스며들어야 할 포인트다

 

떨리는 유혹이다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 인스티즈


복효근, 어느 대나무의 고백

 

 

 

늘 푸르다는 것 하나로

내게서 대쪽같은 선비의 풍모를 읽고 가지만

내 몸 가득 칸칸이 들어찬 어둠 속에

터질 듯한 공허와 회의를 아는가

 

고백컨대

나는 참새 한 마리의 무게로도 휘청댄다

흰 눈 속에서도 하늘 찌르는 기개를 운운하지만

바람이라도 거세게 불라치면

허리뼈가 뻐개지도록 휜다 흔들린다

 

제 때에 이냥 베어져서

난세의 죽창이 되어 피 흘리거나

태평성대 향기로운 대피리가 되는

정수리 깨치고 서늘하게 울려퍼지는 장군죽비

 

하다못해 세상의 종아리를 치는 회초리의 꿈마저

꿈마저 꾸지 않는 것은 아니나

흉흉하게 들려오는 세상의 바람소리에

어둠 속에서 먼저 떨었던 것이다

 

아아, 고백하건대

그놈의 꿈들 때문에 서글픈 나는

생의 맨 끄트머리에나 있다고 하는 그 꽃을 위하여

시들지도 못하고 휘청, 흔들리며, 떨며 다만

하늘 우러러 견디고 서 있는 것이다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 인스티즈


문인수, 다시 구절리역

 

 

 

기차는 이제 오지 않는다

지금부터 막 녹슬기 시작한 철길 위에

귀 붙여 들어보니 저 커다란 골짜기

커다랗게 식은 묵묵부답 속으로

계속 사라지는 꼬리가 있다

기나 긴 추억일지라도 결국

망각 속으로 다 들어가고 마는 것이냐

단풍 산악이 울컥, 울컥

적막, 적막, 에워싸고 있다 누구나

키가 길쭉해져서 쓸쓸한 곳

발 밑엔 토끼풀꽃 몇 자주색 뺨이 싸늘하다

가을이 깊으냐, 짐짓 한 번 묻고

떠나야 하리 무쇠 같은 사랑

구절리, 구절리역에다 방치해야 하리

풍장 놓인 노천에서 오래 삭으리라

침목을 베고 누운 검은 침묵

뜨겁고 숨가쁜 날들은 뼈만 남아서

기차는 이제 오지 않는다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 인스티즈


임유리,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그리고 그 밤 깊은 골목 끝에서 다시 만났지

넘실대는 사막 헤엄치는 바람처럼

다가와 살결을 부비고

59,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내 어깨를 깨물고 사라졌어

 

매일 밤 예쁜 글씨로 사인을 만들면서 놀았지

서로의 왼쪽 가슴에 귀를 기울이고 이름을 새기면서

숨을 내쉴 때와 들이쉴 때를 같이 하면서

허벅다리 안쪽을 떨게 하는 너의 손

작은 주머니에 함께 넣고 잠이 들었지

고쳐지지 않는 병을 나누어 앓고

파란 물감을 나누어 먹고 푸른 흙을 뱉어냈지

숨이 막히게 목도리를 매주던

하얗게 질릴 때의 너는 참 아름다웠는데

 

냄새 맡고 핥으며 더듬었지

독특한 연애의 이야기를 완성하자고 다짐했지

사춘기의 소녀들이 그러하듯

사랑하는 사람들을 미워하면서

 

아무도 읽지 않는 시를 쓰고 있어

사랑을 나눈 다음에는 몸살뿐이고

네 어깨에 기댄 적이 있었는지

그 감촉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그래서 나는 순결한 척

너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네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 인스티즈


김종미, 질투

 

 

 

도로 위에서 먹이를 찾는 비둘기에게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질주 할 때

유리창 앞을 아슬아슬하게 날아오르는 작은 그것

 

최후의 순간까지 버티다가

우리는 둘 다 살아서

결과는 무승부였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진 것이다

 

나는 오래 너를 기억할 것이고

너는 즉시 나를 잊을 것이기 때문이다

 

푸드득 날아오르는 것에 대해 질투를 느끼는 하루다

나를 향해 정면으로 질주해 오는 시시비비

멱살을 잡히기 직전 냉큼

그들 지붕 위의 구름이 되고 싶다

그리고 망각

 

벽에 부딪치는 것은 상당히 로맨틱한 일

이마에서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는

어떤 탈주의 은밀한 행로를 느끼면서

 

우리는 들려줘야할 무엇을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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