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꾼게 아니라
제 신랑이 ... ㅎ
며칠 전 아침에 남편이 기분나빠하면서 일어나길래 뭔가 했더니
꿈을 하나 꿨다네요.
근데 꿈내용이 기분 나빠서 인상쓰면서 말해주는데
뭔가 신기하고 기묘하고 그래서 ㅎㅎ 한번 써볼게요.
꿈속에서도 저와 제 신랑은 부부였고
아이를 곧 가질 계획이어서 그런지 꿈 속에서도 그 사항이 반영 된 채 꿈을 꿨다고 하네요.
그러나 꿈에선 현실과 달리
배가 아파 낳던 구시대의 방법과 달리 근 미래에서 인공자궁에서 자식을 생산할수가 있었대요.
그리고 그 인공자궁은 컴퓨터 만큼이나 보편화 되어서 각 가정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었는데
저희는 특히 아이를 가질 부부여서 그런지 무조건 있었어요 ㅋㅋ
저희는 귀엽고 예쁘고, 무엇보다 우릴 닮은 딸을 원했지만
발전된 미래에서도 성별만큼은 고를 수가 없는지 계속 아들이 만들어지고 또 만들어졌대요.
그러면 만들어지는 속속 키웠느냐. 그게 아니라
아들이란 성별 키워드가 뜨면 그 때마다 자식을 계속 지웠어요.
아무 죄책감 없이, 저희는 딸을 원했기 때문에 아들은 필요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지우고 지우고 계속 지우다가
어느 순간 드디어 딸이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그제서야 딸을 인공자궁에서 낳아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좀 꿈에서 아이러니 하게, 저희가 아들을 지운 숫자 만큼이나 딸이 아주 이쁘고 똑똑하고 예뻤대요.
하는 짓이 완벽한 자식에 가까워서 더 뿌듯하기도 했고
그런데 저희는 완벽한 딸이라서 기뻤던게 아니라 아들이 아닌 딸을 무조건 얻기만 하면 되었던 거라
귀하게 얻은 자식인 만큼 온 마음 다해서 키웠대요. 신랑이. ㅋㅋ
그런데 어느날,
꿈에선 시간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딸이 대여섯살 정도 되었을 때,
다락방에 쳐박아 놓았던 인공자궁이 가동된 걸 알았대요.
그건 오랜 시간 동안 꺼지지 않고 계속 켜져잇던 상태였고 안에서 뭔갈 생산하고 있던 터라
저희가 미처 끄지 못하고 계속 전원이 켜진 상태인줄 알았는데.....
캡슐 안에 만들어지고 있던건 [우리] 라는 부모였고
딸이 인공자궁을 통해 만들고 있었던 이유는 완벽한 딸에게 우린 완벽하지 않은 부모였기 때문에
저희 딸은 자신의 기준에 맞는 완벽한 부모를 재생산하고 있던 거더라구요
저희가 딸이란 성별을 원해 아들을 계속 지워나갔던 것처럼
딸도 자신의 완벽함에 걸맞는 부모를 만들기 위해 부모를 생산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럼 완벽한 부모를 만들고 나면 저희가 과연 어떻게 될지... 알것 같은 순간
신랑이 눈을 팍 떴고
꿈에서 사실 자기도 딸을 얻기 위해 계속 아들을 지웠던 건 알지만
딸이 완벽한 부모를 얻기 위해 부모를 만드는 꿈에서 기분이 ㅋㅋ 아주 나빴다고 ㅋㅋ
꿈의 분위기와 기분은 글로 써서 표현이 잘 안 되는데 암튼
그 축축한 감성이 매우 기분이 나빴다고 하네요.
진짜 꾼 꿈이라서 그런지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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