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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040
이 글은 8년 전 (2017/6/29) 게시물이에요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 인스티즈

 

 

 

눈을 깜박이는 것마저

숨을 쉬는 것마저

힘들 때가 있었다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헀다

한때는 내가 나를 버리는 것이

내가 남을 버리는 것보다

덜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무가 흙 위에 쓰러지듯

그렇게 쓰러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당신 앞에

한 그루 나무처럼 서 있다

 

 

류시화, 자살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 인스티즈

 

 

 

모든 게 엉망이었을 때도 나는 자살하지 않았다.

약물에 의존하려고도

가르침을 얻으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잠을 자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시를 쓰는 법을 배웠다.

바로 오늘 같은 밤

바로 나 같은 누군가가 읽을 지도 모를

이런 시를 위해.

 

 

레너드 코헨, 나의 시 中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 인스티즈

 

 

 

내 마음은 골짜기 깊어 그늘져 어두운 골짜기 마다 새들과 짐승들이 몸을 숨겼습니다 그 동안 나는 밝은 곳만 찾아왔지요 더 이상 밝은 곳을 찾지 않았을 때 내 마음은 갑자기 밝아졌습니다 온갖 새소리, 짐승 우짖는 소리 들려 나는 잠을 깼습니다 당신은 언제 이 곳에 들어오셨습니까

 

 

이성복, 만남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 인스티즈

 

 

 

그대에게 보낸 말들이

그대를 다치게 했음을.

그대에게 보낸 침묵이

서로 문닫게 했음을.

내 안에 숨죽인 그 힘든 세월이

한 번도 그대를 어루만지지 못했음을.

 

 

김재진, 새벽에 용서를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 인스티즈

 

 

 

풀잎들이 한 곳으로 쏠리네

바람부니 물결이 친다고?

아니, 시간이 흐르기 때문이야

 

그해 팔월엔 어땠는 줄 알아?

풀잎들은 제자리에 미동도 없이

아무것도 가리키지 않았었지

 

풀 비린내에 내 가슴은 뛰고

지평선은 환하게 더욱 넓게

시간이 멈추곤 했기 때문이야

 

이리 와, 껴안아 줘

 

 

조원규, 풀밭에서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 인스티즈

 

 

 

다 지나온 것, 너무 애쓰지 말자

 

.....

 

이 봄, 살아있기 때문에

너도 살아있구나

 

그렇구나,

그래서 서로가 더욱 고맙다

 

 

박호민, 봄빛 아래서 中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 인스티즈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中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 인스티즈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정호승, 너에게 中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 인스티즈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김재진,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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