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햇살은
반드시 너를 찾고야말걸
땅 속 깊이 꼭꼭 숨은
암만 작은 씨라해도 찾아내
꼭 저를 닮은 꽃
방실방실 피워낼걸
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바람은
반드시 너를 찾고야말걸
나뭇가지 깊은 곳에
꼭꼭 숨은 잎새라 해도 찾아내
꼭 저를 닮은 잎새
파릇파릇 피워낼걸
한혜영 - 아무리 숨었어도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은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 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떠뜨리며
나에게 오렴.
이해인 - 봄 편지

문득 가슴이 따뜻해질 때가 있다.
입김 나오는 겨울 새벽
두터운 겨울 잠바를 입고 있지 않아도
가슴만은
따뜻하게 데워질 때가 있다.
그 이름을 불러보면
그 얼굴을 떠올리면
이렇게 문득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낄 때가 있다.
원태연 - 사랑해요

당신을 만나
꽃이고 향기일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지금 그리로 가고 싶어요
김용택 - 거기 가고 싶어요

오, 해 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뚝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조병화 - 해 마다 봄이 되면 中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에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 봄길 中

어느 봄 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김용택 - 참 좋은 당신

그대는 봄이고
나는 꽃이야
그러니 무심천 벚꽃이
눈 밖에 있지
나는 봄이고
그대는 꽃이야
그래서 내 눈 속이
온통 그대지
우리는 꽃밭이고
우리는 봄이야
이지현 - 우리는

봄은 성숙해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춘향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 뜬 저 우수의 이마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홍한 붕괴, 설레는 침몰
황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
오세영 - 봄

시간은 맨머리로 간다
아무도 어찌 할 수 없다.
그저 갈 뿐,
그러다 햇빛이 되어
햇빛속으로 가는 그대와
오래 만나리
만나서 꿈 꾸리
첫사랑 되리.
강은교 - 첫사랑의 눈동자 곁으로 中

아직 잔설 그득한 겨울 골짜기
다시금 삭풍 불고 나무들 울다
꽁꽁 얼었던 샛강도 누군가 그리워
바닥부터 조금씩 물길을 열어 흐르고
눈과 얼음의 틈새를 뚫고
가장 먼저 밀어올리는 생명의 경이
차디찬 계절의 끝을
온몸으로 지탱하는 가녀린 새순
마침내 노오란 꽃망울 머금어 터뜨리는
겨울 샛강, 절벽, 골짜기
바위 틈의 들꽃, 들꽃들
저만치서 홀로 환하게 빛나는
그게 너였으면 좋겠다.
아니, 너다.
곽효환 - 얼음새꽃

갖가지 기적을 일으키는
봄을 그대에게 보이리라
봄은 숲에서 오는 것
도시에는 오지 않네
쌀쌀한 도시에서
손을 잡고서
나란히 둘이 걷는 사람만
언젠가 한 번은 봄을 볼 수 있으리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봄을 그대에게
겨울이 다가오니까 봄이 그리워져서..
봄에 어울릴 만한 시를 가져왔어요.
김용택 시인과 이해인 수녀의 글 중에
봄에 관련된 시가 굉장히 많더라구요!
한 번 찾아서 읽어보시는거 추천할께요ㅎㅎ
얼마 남지 않은 한 주도 열심히 마무리 해요!
이별을 호흡하는 우리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그대는 물 건너 아득한 섬으로만 떠 있는데
가장 잘 한 일과 가장 후회되는 일은 다르지 않았다
너는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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