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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230
이 글은 8년 전 (2017/7/04) 게시물이에요

무슨 뜬금없는 소리일까? 임진왜란이 1598년 11월 19일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노량해전을 끝으로 종결되었다는 것은 상식이다. 나 역시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금석문을 찾아다니면서 미심쩍은 일이 일어났다.


남해문화원이 주관하는 룗남해금석문총람룘 사업은 마치 유년시절 가슴 설레던 보물찾기와 비슷하다. 이 마을 저 마을을 오가고 이쪽 길 저편 길을 지날 때마다 어디선가 비석들이 튀어나온다. 풀숲에 가려지고 세월을 견디지 못해 마모되어 글자는 흐릿하지만, 그들은 나를 잊지 말라는 듯이 햇볕에 그을린 자태를 드러낸다.

금석문에는 유명세를 많이 타 관리를 잘 받고 있는 팔자 좋은 벗도 있지만, 1년 가야 눈길 한 번 받지 못하는 외로운 친구가 더 많다. 그들이 세간의 주목을 끌든 외톨이로 지내든 하나하나가 나름의 사연을 지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사연을 읽는 재미가 쏠쏠해서 금석문 탐사는 즐겁고 발걸음은 경쾌하다.

읍 선소에 가면 <장량상 동정마애비>가 있다. 거대한 돌덩이에 명나라 군대의 전승을 자랑삼아 적어둔 이 마애비는 1599년 10월초하룻날 세워졌다. 비문 끝자락에 `皇明萬曆二十七年陽月上浣吉旦日建`이라 새겨진 명문(銘文)이 이 사실을 증명한다. `만력 27년`은 서기로 1599년이고 `양월`은 음력 10월을 말하며 `길단`은 초하루를 가리킨다.(이 비를 소개하는 몇몇 문헌에는 건립날짜를 이 해 3월로 비정하고 있는데, 수정할 필요가 있다.)그런데 의아했던 것은 임진왜란은 그보다 1년여 전인 1598년 11월에 끝났는데, 명나라 장수가 왜 이리 오랫동안 남해에 주둔했을까 하는 점이었다. 왜병의 잔당들이  있다고 해도 조선의 군사만으로도 소탕이 가능했을 터인데, 먼 타향에 온 그들이 굳이 1년여를 더 머문 까닭은 무엇일까?그래서 전쟁은 이순신 장군의 순국 이후에도 산발적으로 지속되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비문에 그 의문에 답해주는 단서는 별로 없었다. 나는 그저 나의 개인적인 궁금증으로만 이 의문을 남겨두어야 했다.

얼마 뒤 미조항을 찾았다. 미조항 부둣가에는 울창한 상록수림이 풍광을 자랑하는데, 바로 그 앞 도로변에 <증병조참의최공사적비>가 있다. 이 비석의 주인공은 최헐(崔歇, 1564-1599)이란 분인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 휘하에서 활약하다 전사했다.

그런데 비문을 읽어보니 그가 전사한 날짜가 1599년 10월 18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서른여섯의 아까운 나이로 웅지를 다 펴지 못하고 전사한 것은 가슴 아프지만, 그가 노량의 당포(唐浦)에서 전투 중에 적군의 유탄을 맞아 순국했다는 기록에서 눈이 번쩍 뜨였다.

1599년 10월이라면 이미 전란이 끝난 지도 거의 한 해가 지난 시기다. 그런데 그가 당포 앞바다에서 전투 중에 전사했다니 이것은 또 무슨 소린가? 소탕전도 아닌 해전이 있었다는 것은 왜군의 전선이 출몰했다는 말이다. 대규모 전투는 아니더라도 양국 사이에 상당한 규모의 군사적 충돌이 있었다는 뜻으로 내게는 읽혔다. 과연 임진왜란은 1598년 겨울에 끝났던 것일까?이 비는 최헐의 11세손인 최영수 씨가 선조의 업적이 사라질까 염려해서 1965년에 세웠다. 꽤 긴 시간이 흐른 뒤에 세워진 셈이니 전사 날짜에 무슨 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문에 그렇게 적혔다면 일단 사실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내 생각에 임진왜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요즘 일본 정부나 그 국민들이 보여주는 행태를 보면 오히려 전란은 더 극렬한 양상으로 치닫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남해에서 바다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비수를 감추고 미소 짓고 있는 임진왜란의 전범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원문:  남해타임즈의 기고문 [ 임종욱 작가의 남해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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