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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2630
이 글은 8년 전 (2017/7/11) 게시물이에요

http://pann.nate.com/talk/337868951


일단, 제 상황이 지금 이렇습니다.
몇주전에 아빠가 쓰러지셔서 중환자실 계시다가 일반실로 옮기셨어요. 엄마가 병원에서 주무시면서 아빠를 돌보시는데, 육체적으로 힘든것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하십니다. 멀쩡하고 든든했던 가장이셨던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쓰러지셨으니까요. 

이러한 상황으로 지난 몇주동안 (대략 3~4주) 남친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어요. 남친이 좀 저를 위로해주고, 제 상황을 잠시 이해해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허구헌날 제가 병원에 있을때, 자기 외롭고 힘들다고 술 마시고 전화를해서 사람 피를 말리는겁니다.

그러다 몇일전에 남친 생일이었어요. 제가 그 날은 무슨일이 있어도 챙겨주고 여태 제가 소홀해서 서운한거 좀 풀어주려고 만나자했습니다. 남친이 좋아하는 고기도 사주고, 케이크도 사서 자르고, 남친이 갖고싶다는 선글라스도 사서 주려고 다 준비했어요.

남친 퇴근시간이 좀 애매하고 항상 달라요. 빠르면 6시에 퇴근할때도 있고 늦으면 9시에 퇴근할때도 있더라구요. 제가 생일날 빨리 퇴근할수 있냐고 물었어요. 제가 니 생일 꼭 챙겨주고 싶다고 하니까 신나서 7~8시 사이에 끝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아마 저녁먹고 케이크 자르고 10시~10시반까지는 바로 병원으로 가야할거 같다구, 미안하지만 너무 늦게까진 같이 못 있어준다고 이해해달라고 했습니다.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심지어 밤 12시 땡하자마자 저는 안 자고 기다렸다가 젤 먼저 생일 축하해주고 싶어서 카톡으로 생일축하한다고 메세지를 보냈어요. 정말 피곤해서 졸았는데도 , 알람까지 맞춰놓고 12시에 보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라구요. 아침에 보더니 감동학더라구요 고맙다구.

밤에 만나기로 한 시간 8시가 다가오는데 연락이 없길래 7시 50분에 톡을 보내니까 8시 10분에 자기 아직도 일하는중이라고 톡이 오더군요...전 솔직히 좀 짜증이 났습니다. 미리 톡 먼저 줄수 있는거 아닌가요...언제 끝나냐고 다시 톡을 보내니 답이 한참 없다가 마감중인데 아직 잘 모르겠다는겁니다. 제가 그럼 어쩌냐고 나 늦어도 10시반까지는 병원 가기로 했다구 ㅠㅠ 이렇게 톡을 보내니까 또 톡이 없어요.

그냥 그 상황이 좀 짜증이 나서 그럼 생일파티를 주말에 너 일 안 할때 하자고 제가 톡을 다시 보냈어요. 원래 생일 당일날 챙겨주고 싶었는데 너가 일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그러고 난 병원 가야하니까 그냥 담에 만나자구요. 미안하다고, 내가 다른때면 밤새 기다려서라도 너 퇴근하고 같이 생일 보낼텐데, 너도 알다싶이 울 아빠 위급한거 간신히 벗어나시고 병원에 당분간 있어야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아마 미안하다는 말을 5번 보냈습니다. 대신 주말에 꼭 근사하게 파티하자구요.

첨엔 알겠다구 그러더군요. 그리고 자기 일 다 끝날때까지는 연락이 없더군요. 자기 일 끝나자마자 이제서야 퇴근할거라고 톡이 왔는데 9시 40분이었습니다. 내가 에구 힘들겠다구 어쩌냐고 생일인데 일만하고 토닥토닥 막 위로의 톡을 보냈어요. 그랬더니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생일을 이렇게 허무하게 보낼줄 몰랐다면서 자기 혼자 포장마차에 가서 소주나 마셔야겠다고 그러더라구요. 제가 그러지말고 친한친구 불러서 같이 저녁 먹는게 어떠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싫다더라구요 그럴 기분 아니라고.

포장마차에서 깡소주 마신다고 소주병이랑 잔 달랑 있는 사진 보내더라구요. 여기서도 제가 미안해 ㅠㅠ 나땜에 속상하지 하면서 엄청 위로했습니다. 그래도 안주도 시켜서 뭐라도 챙겨먹으라고, 톡으론 그래서 전화를 했어요. 병원입원해보신 분들은 알다시피 열시면 티비 불도 다 끄고 환자분들 주무시자나요. 병실도 복도도 전화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여서 눈치보면서 휴게실가서 전화를 했어요 (휴게실은 사람들이 티비를 보고 계셔서 수다떨기 좀 눈치보였어요).

술이 좀 취해있던데 다짜고짜 저더러 가족만 위하고 자긴 뒷전이라고 넌 날 사랑하는게 아니라고 따지더군요. 사랑하는 사람 생일인데 넌 병원으로 가버린 이기적인 년이라구요. 자기라면 무조건 너한테 갔을거라면서요. 너 하루 병원에 없다고 니네 아빠 당장 돌아가시는것도 아니고 너네 엄마 덜 힘든것도 아닌데 자기 생일날 좀 기다렸다가 같이 보내고 들어가는게 뭐가 어떠냐고요. 저보고 넌 니 가족밖에 안 보이고 니 남친은 안중에도 없냐고, 앞으로 다신 연락하지 말아라 자기도 다신 연락하지 않는다 하더라구요.

그래요. 그랬을수도 있죠. 얘는 울 아빠가 어떤 고비를 넘기셨고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모르고, 또 심리적으로 다들 얼마나 힘든지 모르죠. 네, 저 지금 제 가족밖에 안 보여요. 하루아침에 울 아빠 잃을뻔했고, 저 사실 아빠 쓰러지시기 전날 아빠랑 사소하게 싸웠는데, 서로 화해 안 했는데 아빠가 쓰러지신거에요. 의사가 아빠가 사네마네 할때...아빠한테 그렇게 화내지 말걸...아빠한테 보인 마지막 모습이 너무 맘에 걸렸어요...아빠가 기적적으로 살아나셔서 눈 뜨셨는데 저 정말 세상을 다시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원래도 서로 사랑하지만, 더더욱 가족애가 깊어지고 서로 애뜻해지고 그랬어요.

그래서 전에는 나 할거 바빠서, 내 몸이 힘들고, 또 남친이랑 친구들 만나느라 항상 뒷전이셨던 제 부모님께 잘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나 없으면 아빠 밥 챙겨드리고 아빠 씻겨드리고 그러느라 정작 자기 밥은 챙기지도 않는 엄마 모시고 나가서 얼른 저녁이라도 챙겨드리고 싶었구요. 오른쪽이 다 마비인 울 아빠 다리랑 팔도 주물러 드리고 조잘조잘 아빠한테 애교도 부리고 싶었어요.

남친이 아예 안중에도 없던건 아니였어요. 연락은 그대로 자주했고, 항상 아침이면 잘 잤냐고 안부톡도 보냈구요. 일주일에 1~2번은 아무리 짧게 보는거여도 꼭 만났습니다. 저녁을 못 먹더라도 커피라도 마셨구요. 지난주말 일요일엔 오전 11시 몇분에 좀 이르긴 했어도 같이 영화도 봤네요. 이때는 엄마 친구분들이 병문안 오셔서 엄마랑 같이 점심도 드셔서 제가 맘편히 영화도 보고 좀 놀다 왔네요.

제가 이기적이었던건가요? 전 그렇다해도 지금 어쩔수가 없네요. 전 오히려 저를 감싸주고 위로해줄줄 알았던 남친한테 너무 서운하네요. 그냥 속상해서 주저리 주저리 써봤어요...

참고로 헤어졌고 전 맘은 아프지만 (2년 사귄 정이 있다보니 어쩔수 없이), 머리로는 오히려 잘된 일이다하고 있어요.

추가.
부모님께는 내색 안 하고 씩씩한 딸노릇을 하지만 저 정말 너무 힘들고 죽을거같고 불안하고 그랬기에, 남친한테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근데 정작 자기 힘들다고 징징대고, 내 얘기는 들어주지 않길래 연락도 점점 끊기고, 만나는것도 확연히 줄었구요. 일주일에 1~2번 만난건 저도 좀 스트레스 풀고자 만난거구요. 막상 얼굴보고 만나면 괜찮냐고 위로해주는 남친모습에 그냥 정말 저는 위로받고 싶었나봐요. 너무너무 힘들었거든요. 10분이라도 따뜻한 커피 마시면서 펑펑 울거나 그냥 따뜻한 말을 듣고 싶었어요. 

생일 좀 챙겨줘야겠다 생각한건, 5월에 내 생일을 남친이 챙겨줬는데 나는 정작 안 챙겨주는게 걸려서 그냥 제 맘도 편하고 서운한 남친 좀 달래주고자 잠깐 만나자 한거였구요. 아빠가 너무 위독하셨다면 챙길 생각이나 있었겠나요. 한숨 돌린 상태여서 그런거었어요.

지금은 그냥 남친하고 헤어지고 부모님과 내 자신한테만 몰두할수 있는게 너무 편하고 좋아요. 씁쓸한건 저도 사람이니 만난 정이 있어서 그런거구요. 하지만 그런 맘보다 헤어지길 잘했다는 맘이 더 크긴 하네요. 더군다나 많은 분들이 헤어지길 잘했다는 말을 하시니까 더더욱 힘이 나네요. 그리고 사람은 이렇게 겪어봐야지만 본모습을 볼수 있다는게 참 무섭기도 하네요.


45개의 댓글

베플ㅁㅁ 2017.07.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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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몇살이죠? 진짜 남자가 공감능력이 떨어지나? 정말 이기적이네요. 
지가 안 겪어봐서 경중을 못따지나? 모자란건가 부족한건가.. 
사투리 부심같아서 좀 그렇지만 여튼 이런 
이기적인 사람들한테 제일 잘 어울리는 말 지삐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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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ㅇㅇ 2017.07.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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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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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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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새끼도 있었음. 우리 아빠 암 수술 날짜잡고 검사하느라 입원 했었는데 
퇴근후 항상 아빠랑 엄마 얼굴보러 병원에 갔었음. 
잠깐이라도 내 얼굴보면 아빠가 좋아하니까. 
나도 아빠 얼굴봐야 안심되고 간병하는 엄마도 걱정되는.. 
식구가 서로보며 웃고있지만 마음은 한없이 불안한 시기였는데 
남친이란놈이 안놀아 준다고 투덜투덜 징징징... 
넌 내가 아파 입원해도 놀자고 할 놈이라고 
너혼자 실컷 놀으라고 하고 헤어졌는데 
이 글 보니 이런놈이 또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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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2017.07.1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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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시키는 지 태어난거만 중요하고 지 태어난날 출산하신 
부모님은 안중에도 없는 시키인가봄. 나중에 글쓴이 상황에 
여친생일이라고 쪼르르가서 부모 외면할 불효자 시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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