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미국 버지니아 주의 한 병원,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한 남자가 누워 있었으니, 그는 "슈퍼맨" 시리즈 영화의 히어로 크리스토퍼 리브였습니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1978년 "슈퍼맨" 1편 영화에서 주인공인 슈퍼맨과 클라크 켄트를 연기하였는데 이 영화가 당시 세계적으로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고 그가 영화에서 입었던 파란색 타이즈와 붉은 망토는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렸으며, 슈퍼맨 4편까지 주연을 맡으면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그러던 1995년 5월 27일 크리스토퍼 리브는 말을 타고 장애물을 넘는 크로스 컨츄리 승마대회에 참가했는데 경기도중 말에서 떨어지는 불의의 사고로 척추손상으로 인한 전신마비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목 아래의 몸을 전부 움직일 수 없어 절망과 실의에 빠진 크리스토퍼 리브는 아내와 의사의 재활치료 권유도 거부하며 삶의 의욕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그러던 며칠 후 리브가 입원하고 있던 병실에 피에로 분장을 한 의사가 불쑥 찾아왔습니다.




재활치료를 거부하는 크리스토러 리브에게 주사 좀 맞아야겠다면서 리브 가족을 당황하게 하였던 피에로 분장을 한 의사는 놀랍게도 배우 로빈 윌리엄스였습니다.



로빈 윌리엄스는 "미세스 다웃파이어", "나인 먼스" 같은 코미디 영화부터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 등 작품성 있는 영화에까지 두루 출연하며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4번이나 수상한 연기파 배우로 크리스토퍼 리브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습니다.





로빈 윌리엄스가 이러한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로 우뚝 서게 된 것은 친구 크리스토퍼 리브의 도움이 컸는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전인 1978년, 로빈은 번번이 오디션에서 탈락하는 신세였던 반면에 줄리어드 스쿨 연기학교 동창이자 친구인 크리스토퍼 리브는 슈퍼맨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에 자괴감을 느껴 자신의 초라한 현실을 잊고자 술과 마약에 찌든 나날을 보냅니다.


술과 마약에 찌들어 실의의 나날을 보내는 로빈 윌리엄스를 본 크리스토퍼 리브는 친구인 그가 재활치료를 받도록 하고 최고의 배우가 될 수 있다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리브의 위로와 충고에 용기를 얻은 로빈 윌리엄스는 1987년 영화 "굿모닝 베트남"에 출연하는데요, 이 영화에서 그는 괴짜 DJ 에드리안 크로너를 연기하는데 코믹하면서도 풍부한 표정연기로 애드리브의 황제라는 별명까지 받을 정도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굿모닝 베트남"의 열연으로 로빈 윌리엄스는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수상자로 나선 친구 크리스토퍼 리브가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었습니다.


이후 로빈 윌리엄스는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는 할머니 가정부로 천연덕스러운 여장연기를 하고 애니메이션 "알라딘"에서는 램프의 요정 지니 목소리 연기를 하면서 천의 목소리를 가진 배우로 불리며 친구 크리스토퍼 리브와 학교 다닐 때부터 약속했었던 최고의 배우로 우뚝서게 됩니다



그러던 중 1995년 크리스토퍼가 낙마 사고로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로빈은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친구를 도울 방법을 찾던 로빈은 문득 당시 촬영 중이던 영화 "나인 먼스"의 황당한 의사 캐릭터를 떠올렸습니다.

여기서 영감을 얻은 로빈은 우스꽝스러운 의사로 분장하여 크리스토퍼의 병실을 찾아가게 되는데...



친구 로빈의 깜짝 방문에 크리스토퍼 리브는 사고 이후 처음으로 웃었고 거부했었던 재활치료도 받게 됩니다.



이후 크리스토퍼 리브는 휠체어를 타고 드라마 "황혼 속으로"를 감독하고 영화 "이창" 에 출연하였으며 전신마비 환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 (Christopher & Dana Reeve Foundation)을 설립하는 등 장애에 굴하지 않는 왕성한 활동을 합니다.


그러던 2004년 10월 10일, 크리스토퍼 리브는 심장마비로 인해 아내와 친구 로빈 윌리엄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고 크립톤 행성을 향한 영원한 여행을 떠나고 맙니다.


크리스토퍼 리브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로빈 윌리엄스는 크리스토퍼가 죽은 이후에도 그의 아내와 아들을 살뜰히 보살폈으며 크리스토퍼의 아내인 데이나 리브 여사가 2006년에 남편의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난 후에는 리브의 아들 빌을 입양해 친자식처럼 키웠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가 죽은 지 10년 후인 2014년 8월 11일 로빈 윌리엄스는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이 되는데 극심한 우울장애로 인한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평생 우정을 나눈 로빈 윌리엄스와 크리스토퍼 리브, 두 사람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의 우정은 전 세계 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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