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랬었지.
너는 내게 다시는 오지 않을 사람이었고, 그걸 몰랐던 나는 죄인으로서 한없이 가라앉고 있어.
석양빛을 보면 네가 떠오르도록 길들여진 내가 익숙해.
파도 내음이 나면 당연스레 네 웃음소리가 겹쳐 들리는 거 있지.
내게로 향하던 네 반짝이는 손끝이 그리워.
우리를 다시 읽어 보니, 나는 정말 너를 많이 담았구나 싶어서, 그래서 오늘도 나는 독백해.
답이 오지 않을 편지를 매일 정성 들여 쓰는 일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처음 꺼낸 이는 아마도, 편지의 주인을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나 보다- 하고 생각해. 오늘은 네 빛에 눈이 멀고 싶은 날이라고도.
주말의 아침 끝자락에 느지막이 눈을 뜬 그대를 꼭 끌어안고, 많이 좋아한다고 속삭여주며 분홍색 볼에 입맞추고 싶어요. 기념일이 아님에도 그대와 함께 있는 모든 날이 내겐 기념일이라는 수줍은 문장을 건네고 싶고, 함께 딸기가 가득 올려진 생크림 케이크를 먹다가 코에 귀여운 점을 찍어주고파요. 여름밤에 풀벌레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줄 알고, 꽃 피워낸 나무의 향기에 슬며시 눈을 감는 그대를 좋아해요. 그대의 반짝이는 손끝도, 발끝도, 조그마한 흉터가 남은 무릎의 뒤편까지도 좋아해요. 그대의 매순간이 넘치게 행복했으면 해요. 저는 그대의 불행을 견딜 수가 없는걸요. 아마도, 그대만의 유일한 시선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겠죠. 내일 오후에 만나 석양 아래서 사랑스러운 눈맞춤을 하고 나면 그 때는 손깍지를 낄래요. 그러면 우린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게 될 거예요.
붉게 물든 너의 귀를 본 게 화근이었을까. 아니면 길쭉한 손가락을 본 거. 그것도 아니면 스친 상처가 난 발목. 너는 꿈에도 모를 거야. 네가 나를 매순간 할퀴고 있다는 걸. 네 무심한 숨소리 하나에 나는 온 숨을 들썩이고, 그 따분한 시선에 닿기라도 하면 으레 화상을 입어. 그래도 나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서, 그냥. 이렇게 살아감을 버텨낸다고 고백하지 못하겠어서. 매일 깨무는 입술에서는 이제 묽은 피가 흐르고 종아리에는 보라색 멍이 들었어. 그래도, 어쩌겠어. 나는 오늘도 네 문장 하나에 헐떡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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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고윤정 폰카로 찍은 건데 이목구비 ㄹㅇ 미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