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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10/09) 게시물이에요

번울한 감정독이 터지길 기다린 마냥 울음을 토해낸 소년은 완성되지 못한 섬을 닮아있었다 | 인스티즈


번울한 감정독이 터지길 기다린 마냥
울음을 토해낸 소년은,
완성되지 못한 섬을 닮아있었다.

뚝-하니 덩그맣게 동 떨어진 자그마한 모양새가,
자약히 뿌리내린 아스란 존재감이
하필이면 위태로운 소년의 모습과 닮았더랬다.

소년의 수많은 온점들 사이로 내려 박힌
온전하지 못한 쉼표는 마치
나를 외딴섬에 표착한 후회 어린
어느 날로 데려다 놓은 듯 했고,
명치끝에서 잔잔히 일던 파도는
이윽고 흔들바람에 부서져 짠맛을 더했다.

하해의 심통 가득한 담금질에 떠밀려 온통 난파된
잔해만이 존재하는 망망대해에 표류된 소년은
맹렬히 덮쳐오는 파도에 기꺼이 온몸을 내어주었다.

찬란히도 너울지는 푸른 바다에 눈이 멀어,
발을 담근 그의 두발이 걸음하기만을 기다리던
한치 앞의 수렁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소년이 만들어낸 허상이자, 지독한 악몽이리라.

어찌 소년은 감히 확신하고자 했을까.

가여운 소년은 제 스스로 발 들인 악몽이
어서 끝나기만을 소원하며 쉼 없이 밀쳐오는
파도 위로 뒤늦은 후회를 겹겹이 쌓아올렸다.

적절히 미성숙하고 적당히 불완전한
방황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란 걸 후회로
얼룩진 나의 지난날이 방증했음에도
어리석음은 또 한 번의 경험으로
새로운 꽃이 피기를 바라며 우리를 시험했다.

턱없이 작은 소년을 향해
끊임없이 파고드는 파도가,
찾는 이가 없어 그리움의 몫을
홀로 다할 제 외로움이,

소년을 더 깊은 심연으로
끝도 없이 집어 삼켰다.

일순, 너울에 멀미 치듯 추억바람이
수면위로 굽이치며 소년을 끌어올렸다.

‘넌 망망대해를 항해 중이지, 표류된 것이 아니야.’

적잖이도 궁색하고 대수롭게도 토닥이는
일렁임이 나직이 뿌리내린 존재감을 위로했다.

발갛게 물들여진 해천을 향해 두려움도 없이
뛰어드는 태양은 소년의 후회마저 품어
저를 빠뜨린 것이다.

아비가 품은 소년의 지난날은 소년이 뭍을 향해
항해를 결심하도록 만들었다.

후회의 돛을 거두고 희망의 노를 저어
바다의 끝자락이 보일 즈음엔 소년은 비로소
완전한 섬이 되었다.


방랑의 길을 걸어 마침내 집으로 돌아왔음을
절감한 소년은, 방년의 나이가 돼서야
아이로 돌아간 듯 울음 둑을 터뜨렸다.

아아, 애석하게도 품에 안은 소년은, 나의 아우는,
어느새 너른 품을 가진 청년이 되어 있었다.



- 미완의 섬 / 자전소설






조각글 형식의 짧은 자전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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