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0년에 나온 일본의 문헌이자 군기물(전쟁 소설)인 태평기에는 아래의 내용이 실려 있다.
"지금 악행을 일삼는 적도들이 원나라와 고려를 침범해 약탈함으로써 첩사를 보내게 하고 또 조공물을 바치게 하는 일은 전대미문의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 일본을 외국에 빼앗기는 일이 있을지도 모를, 괴상한 일이로다. (중략) 일본 전국에 대나무가 모두 말라 죽어 가는 것도 어쩌면 이런 일의 전조가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는구나."
위 본문에서 언급된 "악행을 일삼는 적도들"은 왜구를 가리키며, "원나라와 고려를 침범해 약탈함으로써"는 왜구가 고려 뿐 아니라 중국(원나라)에도 침입하여 약탈을 일삼았음을 뜻한다. 즉, 태평기의 저 문장은 고려 말, 한반도와 중국 해안에 나타나 살인과 약탈을 일삼는 등 극성을 부린 왜구의 주체가 엄연히 일본인이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1370년이면 고려 말에 있던 왜구의 침략이 격화되었던 시기다. 그 시기를 전후하여, 왜구는 고려 뿐 아니라 중국(원나라)에도 침입해 약탈을 일삼았고, 그로 인해 고려는 일본에 첩사(사신)을 보내어 왜구를 금지시켜 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아마 그 때 고려 사신이 일본에 보낸 선물을 조공물이라고 표현한 듯하다.
그런데 밑의 문장에서 "그것은 오히려 우리 일본을 외국에 빼앗기는 일이 있을지도 모를, 괴상한 일이로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것은 원나라와 고려가 왜구의 침입을 받은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을 공격해 점령(외국이 일본을 빼앗는 것)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은연 중에 나타내고 있다. 그것은 대나무가 말라 죽는 것을 그런 재앙이 닥칠 전조가 아닐까, 하는 부분에서 다시 드러난다.
- 황국사관과 고려 말 왜구/ 이영 저/ 에피스테메/ 273~274쪽에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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