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Joseph Gordon Levitt
많이 늦은 시각은 아니었지만
짧아진 해 덕에 거리는 늦은 밤처럼 깜깜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나도 모르게 그 노래의 박자에 발걸음을 맞췄다.
집이 보이기 시작하자
좋아하는 노래도 마침 순서가 지나고 있었다.
이어폰을 빼고 선을 정리하는데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엔
마침 가는 방향이 같은 것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발걸음 소리는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계속 따라왔다.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가방 안에서 열쇠를 찾아 꺼내는데
그만 휴대전화가
계단 밑으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나를 쫓아오던 그 발걸음 소리의 정체와
눈이 마주쳤다.
![[고르기] 이웃집에 사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1/29/1/8/9/189b0cc02d21873f60b9f2a42de7c24e.gif)
그 사람은 나를 올려다보다가
허리를 숙이며 자기 앞에 떨어져 있는
내 휴대전화를 주웠다.
그리고는 계단을 올라와 나에게 건네주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 소리가 멈추고
열쇠로 문을 따는 소리와
문 여닫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내가 이웃과 왕래가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
-
버스를 기다리는데 어제 만난 그 남자가 보였다.
분위기로 보아 그도 매일 나와 같은 시간에
이곳에서 버스를 타는 것 같았다.
아마 몇 번 마주쳤는데도
내가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설마 같은 버스를 탈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는 내가 타야 하는 버스에 보란듯이 올라탔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말을 걸어볼까 고민하다가 그만두었다.
버스에서 내려 떠나려는 버스를 바라보는데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있는 그가 보였다.
그와 창문을 통해 눈이 마주치자마자
버스는 출발했다.
-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오전에 탔던 버스와 같은 버스에 올라탔다.
![[고르기] 이웃집에 사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1/29/1/e/b/1eb475a34bbffc5c37c4ea70556e4d31.jpg)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그 역시 버스에 있었다.
이번엔 고민하지 않고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는 잠시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내가 자신의 아랫집에 사는 사람이란 걸
떠올렸는지 놀란 표정을 지웠다.
" 어젠 이상한 사람이 쫓아오는 줄 알고.
괜히 겁 먹었어요. " >
![[고르기] 이웃집에 사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1/29/d/c/f/dcf8efb3b8587378939e20b33fc087e5.gif)
" 조심해서 나쁠 건 없죠. "
그를 수상한 사람이라고 여겼던 게 미안할 만큼
그는 정말 친절한 사람 같았다.
그렇게 그와 같은 정거장에서 내려
함께 집으로 돌아간 그 날 뒤로
항상 혼자 걸어가던 그 어두운 길을
그와 매일 함께 걸어갔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혼자 걷는 것도 좋았지만
이것 또한 그 못지않게 좋았다.
-
평소보다 더 늦은 시간에 버스에서 내렸다.
제법 차가워진 공기에 어깨를 움츠렸다.
혼자 집에 가는 건 오랜만인 것 같다.
노래를 들으려 가방을 지만
이어폰은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냥 걸어가는데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그일까 하고 슬쩍 돌아보았지만
역시 그는 아니었다.
계속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조금 더 걸음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내 앞을 막아섰다.
깜짝 놀랐지만
익숙한 그의 얼굴을 보고서 안심했다.
뒤를 돌아보니
내 뒤에서 걸어오던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에게 왜 여기 있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어서 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 손 대신 손목을 살짝 잡았다.
살짝 닿은 그의 손가락 끝은 꽤 차가웠다.
![[고르기] 이웃집에 사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1/29/d/3/8/d38fe1bc374216956f14fcd2406b2468.gif)
" 오늘은 늦었네요. 마침 나도 늦어서 다행이에요. " >
2. Chris Pine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해
계단을 오르는데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가 보니
한 남자가 우리 집 앞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
![[고르기] 이웃집에 사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1/29/b/8/5/b8547e6063fcc9b34031e0303bb71e09.gif)
수상한 사람인가 하고 경계했지만
곧 얼마 전 이사 온 옆집 남자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전화를 끊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반갑다는 듯 인사를 건넸다.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친구의 차에 깜빡하고 열쇠를 두고 왔다고 한다.
심각한 표정으로 통화를 하기에
심각한 일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별거 아닌 사정에 웃음이 나올 뻔했다.
웃음을 참으며 어떡하냐고 묻는 나의 말에
다행히 친구가 가져다준다고 했다면서
조금은 바보같이 웃어 보였다.
그에게 다행이라고 말하고는
문을 열다가 멈칫했다.
추워진 날씨에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할 그가
신경 쓰였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무거운 짐을 들고 올라갈 때
그가 도와줬던 적이 있었다.
그걸 떠올리니
매정하게 집으로 들어가 버릴 수 없었다.
" 괜찮으면 안에서 기다려요. "
그는 조금의 고민도 하지 않고
"그래도 될까요? 고마워요."라고 말하며
집안으로 따라 들어왔다.
마치 내가 권하기를 기다렸다는 듯한 태도에
오히려 말을 꺼낸 내가 당황하고 말았다.
-
집안으로 들이긴 했지만
막상 단둘이 집 안에 있으니 좀 어색했다.
![[고르기] 이웃집에 사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1/29/2/a/3/2a31d11a2e9aab5606ac1d176eea7ac1.gif)
그도 나와 같은 눈치였다.
소파에 앉아 아무 말 없이
눈을 굴리며 집 안을 구경하는 듯 보였다.
" 저 영화 좋아해요? "
마실 만한 게 있나 냉장고를 열어보려는데
그가 말했다.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건
내가 벽에 붙여놓은 영화 포스터였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라고 대답하자
그도 저 영화를 제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말에 마실 걸 찾고 있었다는 것도 잊고
그의 옆에 앉아 영화에 대해 신나게 떠들었다.
조금 전까지 돌던 어색한 공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없어졌다.
영화의 주인공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의 전화가 시끄럽게 울렸다.
열쇠를 가지고 온다는 그 친구인 모양이다.
집을 나서는 그를 배웅하는데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바로 옆집에 살면서
문 앞에서 긴 인사를 나누었다.
혼자 남은 집은 원래도 적막했었지만
어쩐지 더 적막하게 느껴졌다.
-
데려다준 친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계단을 올라갔다.
그런데, 그가 어제와 같이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 또 열쇠를 두고 왔나 봐요? "
그런 그에게 묻자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고르기] 이웃집에 사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1/29/5/2/2/5223327f7da3b1f42c786821a8a11e13.gif)
" 제가 건망증이 심해서. " >
거짓말인 것 같았지만
나 역시 그를 따라 웃으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런데, 있어야 할 열쇠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가방을 뒤져보았지만 역시 보이지 않았다.
이번엔 내가 친구의 차에 열쇠를 두고 온 것이다.
그에게 말하자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보였다.
그건 그의 집 열쇠였다.
역시 거짓말이었다.
![[고르기] 이웃집에 사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1/29/9/1/a/91a5f02d3bd86a75fc4a7b2501d50ee8.gif)
" 괜찮으면 안에서 기다려요. 나름 따뜻하고,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도 볼 수 있거든요. "
-

인스티즈앱
투어스 지훈 11일 부친상…"투병 중 병세 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