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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넘은 워마드의 김주혁 고인 모독
2017-11-01 JJ
‘미러링’이라는 용어는 잘못을 저지르는 자에게 거울을 갖다대서 잘못을 인식시키고 개선시키는 행동을 뜻한다.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 체계가 완전히 뒤바뀐 세계 ‘이갈리아’를 그리는 책 <이갈리아의 딸들>, 그리고 남녀의 위치를 바꾼 상황을 상정한 버즈피드의 패러디 영상들은 미러링과 같은 맥락에서 잘 드러나지 않던 차별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모 사이트에서는 미러링이라는 명목으로 자신들의 혐오를 드러내고 폭력을 재생산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와 수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30일, 배우 김주혁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예능, 영화, 드라마 등 여러 채널에서 활동하던 그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애도를 표하는 가운데 ‘워마드’라는 사이트에 이런 게시물이 올라왔다.


모두 고인이 된 김주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도를 넘은 혐오 발언들이었다. 유가족과 지인들이 식음을 전폐하며 큰 슬픔에 잠겨있는 가운데 고인의 죽음을 희화화하며 조롱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패륜적인 행동이다. 그렇다면 김주혁은 고인 모독까지 당할 만큼의 잘못을 했을까? 아니다. 이들이 김주혁에게 ‘주혁=전복’이라는 말까지 쓰면서 조롱하는 이유는 김주혁이 남자이기 때문이다.


워마드의 게시물은 뉴스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논란 이후 워마드 사이트의 게시물이나 언론사 페이스북 댓글에서는 사과문이 아니라 ‘일베도 고인모독을 했는데 왜 이것만 가지고 그러냐’, ‘남자들이 고인모독할 때는 가만히 있더니 여기에만 달려든다’는 반론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일베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 합성 사진이나 세월호 고인모독 등은 실제로 기사화되어 비판을 받았으며 아직까지도 받고 있다. 얼마 전 일베 폐쇄 관련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5만명이 서명한 상태이기도 하다. 워마드의 게시물들이 논란이 되는 것은 남녀차별이 아니라 그저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역지사지를 통해 잘못을 일깨워주는 ‘미러링’은 가해자가 한 행동을 그에게 똑같이 되돌려주거나, 버즈피드의 영상, ‘이갈리아의 딸들’처럼 미러링으로 인한 실질적 피해자가 없을 때 통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들은 미러링의 탈을 쓰고 자신들의 혐오를 드러내면서 슬픔에 잠겨있을 유가족들과 고인을 아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고통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워마드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6.25전쟁을 ‘대한민국 고기파티’등으로 부르며 참전용사를 비하하고, 작년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가 안중근 윤봉길 의사를 모욕적으로 합성하는 등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미러링이라는 단어는 범죄를 합리화하지 못한다. 호남 비하의 미러링으로 영남을 비하하는 것이 성립되지 못하듯 일베의 광기를 ‘미러링’해서 혐오발언과 고인을 모독하는 것도 성립되지 못한다.
거리에 똥을 싸고 있는 사람 앞에 거울을 세우는 것이 미러링이지 그 옆에서 똥을 싸는 건 그냥 경범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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