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4895571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이슈·소식 유머·감동 고르기·테스트 할인·특가 팁·추천 뮤직(국내)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671
이 글은 8년 전 (2017/12/08) 게시물이에요


예전에 그 애 시리즈를 보고 써놨던 글입니다
문학이라 하기 부족하지만 감안하고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나는 그저 그 애가 죽지 않기를 바랬다 | 인스티즈




내 손목엔 언제나 빨간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빼곡해질때 쯤 그 애를 만났다.

우리가 처음 마주한 곳은 연습실이였다. 내가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인사 한 번 안해본 그 애의 방 문을 열었기 때문이였다. 계속 쳐줘. 나를 멀뚱히 바라보던 그 애는 내 말에 다시 기타를 쳤다. 그때 나는 분홍색 피크를 잡고 있는 그 애의 손가락을, 그 애는 여름이라 훤히 드러나는 내 손목을 보고 있었다. 말 없이, 조용하게.

나는 그 애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뭐해? 밥 먹었어? 따위의 시시콜콜한 내용으로 말이다. 그 애는 귀찮은 구석 없이 잘 받아 줬다. 그렇다고 나를 친구로 생각하는 눈치는 아니였지만 상관 없었다. 내 감정을 강요할 생각도 없었고 내치지 않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였다.

안지 두 달 남짓 넘어갈때 그 애 자취방에서 술을 마셨다. 죽으려고 수면제 먹었었다. 취해서 뻘겋게 된 얼굴을 하고 그 애가 말을 했다. 처음으로 꺼낸 그 애의 속마음이였다. 졸린 눈을 꿈뻑이며 저를 바라보는 나를 껴안으며 그 애는 죽고싶어. 뒷 말을 작게 덧붙였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 애의 마른 등판을 도닥였다. 그 애는 얼룩덜룩한 내 손목을 쓰다듬었다. 대화 한 마디 없이 우리는 서로를 이해했다. 그리고 이 날 이후로 그 애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 애를 보고싶어했고, 그 애는 보이지 않았다. 무의미한 날들이 계속됐고 참을 수 없어 목적 없이 그 애의 동네로 갔던 어느 날에 우연찮게 그 애를 마주했다. 정확히 56일째 되던 날이였다.

죽으려고 자살여행을 갔어. 근데 못 죽었다. 웃기지? 태연하게 담배를 물며 그 애는 웃었다. 패이는 보조개를 보며 무슨 말을 해야할까 하다 그러게 용케 안죽었네. 한마디 했다. 이게 위로란 걸 그 애는 알았다. 마침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다가 우리는 그 애의 자취방으로 갔다.

조용한 방 안에서 우리는 키스를 했다. 마지노선이라도 그어논 듯 그 이상으로 넘어가진 않았다. 바닥에 내팽겨쳐있는 기타를 만지며 그 애를 바라봤다. 지금 같이 죽을래? 그 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볼을 쓰다듬으며 팔베개를 해줬다. 나는 눈을 감으며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을 뜨면 그 애를 다시 못 볼걸 어렴풋이 알았기 때문에.

예상처럼 내가 그 애를 다시 보는 일은 없었다. 연락이 오는 일도 없었고, 내가 먼저 연락을 하는 일도 없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였고 나는 그저 그 애가 죽지 않기를 바랬다.

그 애는 내 동질감의 다른 이름이였다. 그 애와 난 죽고 싶어 하면서도 살고 싶어 했고 외로워하며 누군가의 이해를 바랬다. 나는 애당초에 기타 소리가 아닌 그 애에게서 풍기는 묘한 기류에 문을 연 것 일 수도 있었다.내가 죽으면 장례식장에 꼭 와 줘. 마지막으로 우리가 함께였을때 그 애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었다. 꼭 와서 잘 죽었다고 해줘. 나는 그때 고개를 끄덕이면 안됐었다. 억지로라도 그 애를 붙잡고 사랑한다고 말했어야한다. 그게 병처럼 곪아 그 애를 다시 본다면 사랑한다 말하고 싶을 뿐이다.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오늘자 장도리 만평
1:10 l 조회 235
잎사귀가 너무 만지고싶은 고양이.x
1:09 l 조회 331
김부장 주연 3인방 기사 사진 보고 사람들이 소소하게 놀란 것
1:09 l 조회 144
엥 보호소 입양 공고에 너구리가 올라와도 되는 거임?.twt
1:08 l 조회 605
있잖아,,내 시간은 (여샤들 1분안에 울리기 가능)
1:08 l 조회 187
김부장 야호가 부러웠던 주상욱 ㅋㅋㅋㅋㅋㅋ
1:08 l 조회 85
응원화환이 근조화환보다 훨씬 많다는 배재고 앞5
1:03 l 조회 952
역대급 재능낭비 중인 대한민국 일반인 수준
1:00 l 조회 722
올리브영이 APEC 국가 정상들에게 준 공식 선물 List1
0:57 l 조회 2425 l 추천 1
한강이 바다를 이길수있겠나 간지나네.. 충청도는 이런거 없나.twt1
0:56 l 조회 1347
법원, 중앙그룹 계열사 4곳 회생개시 결정…JTBC는 한 달 보류 [세상&]
0:54 l 조회 128
근데 한국이 진짜 산재 당할 확률이 높은 게
0:47 l 조회 2845 l 추천 1
마지막에 ㅋㅋㅋㅋㅋ 브라질 팬들이 일본 팬한테 자꾸 브라질 국기 둘러주면서 위로하니깐 일본팬 절규함 ㅋㅋㅋㅋㅋㅋㅋㅋ
0:43 l 조회 1471
드디어 엠카 넥스트위크 뜬 남돌그룹.jpg
0:27 l 조회 701
교장 급상경 "이건 어른들 잘못" "끔찍하다" 분노 참으며..
0:26 l 조회 342
페라리로 바이럴 하는 아이돌은 난생처음 봄
0:25 l 조회 1432
'리박스쿨 교재' 보유했던 배재고, 전자도서관엔 '5.18 혐오 책'?1
0:22 l 조회 2182 l 추천 1
같은 초코지만 안티가 많다는 초코1
0:21 l 조회 2831
진돗개는 말야!
0:19 l 조회 79
강아지 밸런스게임1
0:19 l 조회 811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