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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UA95ll조회 431l
이 글은 6년 전 (2017/12/12) 게시물이에요











 스피노자의 안경 | 인스티즈

박용래, 추일(秋日)

 

 

 

나직한 담

꽈리 부네요

 

귀에 가득

갈바람 이네요

 

흩어지는 기적(汽笛)

꽃씨뿐이네요






 스피노자의 안경 | 인스티즈


정다혜, 스피노자의 안경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아내의 안경을 닦는 남자

오늘도 안경을 닦아

잠든 내 머리맡에 놓고 간다

그가 안경을 닦는 일은

잃어버린 내 눈을 닦는 일

그리하여 나는 세상에서 가장 푸른

새벽과 아침을 맞이하지만

그때마다 아픔의 무늬 닦아내려고

그는 얼마나 많은 눈물 삼켰을까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안경의 렌즈를 갈고 닦았다는

철학자 스피노자

잃어버린 내 한쪽 눈이 되기 위해

스피노자가 된 저 남자

안경을 닦고 하늘을 닦아

내 하루 동안 쓴 안경의

슬픔을 지워, 빛을 만드는

저 스피노자의 안경






 스피노자의 안경 | 인스티즈


유안진, 가을 편지

 

 

 

들꽃이 핀다

나 자신의 자유와

나 자신의 절대로서

사랑하다가 죽고 싶다고

풀벌레도 외친다

내일 아침 된서리에 무너질 꽃처럼

이 밤에 울고 죽을 버러지처럼

거치른 들녘에다

깊은 밤 어둠에다

혈서를 쓰고 싶다






 스피노자의 안경 | 인스티즈


이기와, 귀소본능

 

 

 

1772번 철새가 날아왔다

기별도 없이 수 백 킬로를 쉬지 않고

허공에 박치기하며 날아왔다

 

아직 초가을인데 뜻밖이군요

 

내 생각보다 앞질러 출소한 철새와

중간 도래지인 내 집 잡풀 우거진 마당에 앉아

막김치에 막걸리 들이킨다

사구처럼 눈두덩이 붉게 부어오른 철새가 운다

그동안 사람이 무지 그리웠어요

이제 정신차리고 돈만 벌거예요

인간이라면 멸치똥처럼 발라내고 싶은

돈이라면 사지를 찢어발기고 싶은 내 앞에서, 운다

 

덤덤한 내 눈빛을 알타리무처럼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으며 굳은 각오로 정신을 소독하더니

달포만에, 절도 9범 이제는 10

2022번 새 번호를 달고 허공에 박치기하며

온 곳으로 다시 날아갔다

 

거참, 속 터지네

새장 문을 열어 줘도 날아가지 못하는

멍텅구리새

백 개의 열쇠로도 자유의 금고를 털지 못하는

도둑 같지 않은 도둑, 새 같지 않은 새






 스피노자의 안경 | 인스티즈

문태준, 그 맘 때에는

 

 

 

하늘에 잠자리가 사라졌다

빈 손이다

하루를 만지작만지작 하였다

두 눈을 살며시 떠 보았다

빈 손이로다

완고한 비석 옆을 지나가 보았다

무른 나는 금강(金剛)이라는 말을 모른다

그 맘 때가 올 것이다, 잠자리가 하늘에서 사라지듯

그 맘 때에는 나도 이곳에서 사르르 풀려날 것이니

어디로 갔을까

여름 우레를 따라 갔을까

여름 우레를 따라 갔을까

후두둑 후두둑 풀잎에 내려앉던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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