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연은 너로 꿰매어진다
꿰어지는 실은 통증이며 바늘은 곧 당신이다.
그때는 왜 알지 못했는가
실이 꿰매어진 뒤엔
항상 바늘이 떠난다는 것을.
/서덕준, 바늘
어떤 관계는
참
사소해
/김선재, 바람이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아
이렇게 첫머리를 쓰고 목이 메어 울었다.
/최돈선, 바다엽신
네 마음에 내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껏 사랑하고 싶은데
너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
/용혜원, 너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
나의 아침이 너의 밤을 용서못하고
너의 밤이 나의 오후를 참지 못하고
안녕이란 말도 없이 우리는 헤어졌다.
/최영미, 사랑의 시차
그대야,
그대는 가만있었는데
왜 내게는 없던 바람도 불어와?
왜 나를 이렇게 송두리째 흔들어?
/서덕준, 태풍의 눈
사랑했고
아직도 사랑한다고
벽에 이마를 대고 말하고 싶다
/박연준, 예감
때로는 사랑함에 아프다 해도
그 아픔도 당신이라면
나
당신 가슴 한편에서 잠들고 싶다
/김궁원, 나 그대 곁에 잠들고 싶다
당신을 원하지 않기로 한 바로 그 순간
나는 떠돌이가 돼
/성기완, 빈 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혹 당신이 아니라는 착각
하지만 그래도 후회할 수 없다
뼈가 부서지도록 아픈 이름을 안고
너라는 끝없는 절망을 사랑했다
/이선명, 다시
함부로 너를 잊자니
버려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서덕준, 303호의 후유증
가장 아름답고 오랜 것은 오직
꿈속에만 있어라
/이상화, 나의 침실로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신을 만들 시간이 없었으므로
우리는 서로를 의지했다
/김선우,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시간이 야위어간다
아픔이 유순해진다
내가 알던 흉터들이 짙어진다
/김소연, 연두가 되는 고통
사랑을 하는데 자꾸 어두웠습니다
어둡고 붉었습니다
/이병률, 설국
나도 사랑해.
근데 많이 마셨나 보다.
그거 내 이름 아닌데.
/김세영, 시쓰세영
우린 한 번도 친구였던 적이 없었어.
단 1초도.
난 줄곧 너를 사랑해 왔어.
/리즈 프리드먼, 오렌즈 이즈 더 뉴 블랙
묻고 싶었어. 너도 가끔 나의 부재를 상상했는지,
우리가 함께 보낸 수많은 날들중
단 한 번이라도 나를 떠올리며 불안함을
느낀 적이 있는지, 잠들지 못한 채
뒤척이는 새벽의 이유가 나였던 날이 있는지.
/하현, 불안
자도 자도 모자란 아침잠처럼
나는 네가 늘 부족했는데
너는 왜 나를 아쉬워하지 않을까.
/작자 미상
- 오늘 올리는 시들은 전부 제가 좋아하는 시들이예요.
다들 좋아하셨으면 좋겠어요 한 번씩 책을 찾아봐도 좋구요
더 좋은 시들 많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