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점점 여기 없는 사람인 척하는 사람,
나는 여기 없는 척하느라 당신이 불러도
대답하지 못했던 사람, 그러나 그때 사실 당신 근처까지 갔던 사람
/영원한 화자, 김애란
왠지 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약해져서 잘 망하고, 잘 포기하고, 잘 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박솔뫼, 백 행을 쓰고 싶다.
나는 지나갔어요.
가장 슬픈 마음도 나를 붙잡지 못해요.
/김행숙, 세월
떠났다 돌아오면 뭔가 달라져 있을 줄 알았어
근데 뭐하러 돌아왔어
모든 기억과 모든 추억은 실수로 귀결된다
/김이듬, 파수
단 한 번 사랑한 적 있지만
다시는 없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과 너의 종교와 마지막 축제를 되감을 때마다
나는 모든 것에게 거리를 느끼기 시작한다
저물어가는 여름밤이자 안녕이었다,
울지 않을 것이다.
/최백규,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나는 여느 때처럼
혼자 생각하다가
혼자 이해하고
또 혼자 상처받겠지
/안상현, 에필로그
나는 너에게 한 번도 피어라 한 적 없는데
왜 너는 내 온몸에 가득 꽃을 피어놓고
이렇게 나를 아득하게 해 왜.
/서덕준, 꽃병
사랑하지만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는 이름이 있습니다
그 사람 위해서라면
천년이고 만년이고 기다릴 수 있는데
기다리겠다고
언제든지 나에게 오라는 그 말만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이름이 있습니다
/김종원
나, 나가요. 여자가 문을 쾅 닫고 나간다.
아냐, 이 방엔 너의 숨소리가 있어야 해.
남자가 한참 뒤에 중얼거린다.
/황지우, 등우량선
사람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은 잊을 수 있어도
자신을 사랑해준 사람은 잊지 못하는 법이다.
/다나베 세이코, 딸기를 으깨며
그대가 욕조에 누워있다면 그 욕조는 분명 눈부시다
그대가 사과를 먹고 있다면 나는 사과를 질투할 것이며
나는 그대의 찬 손에 쥐어진 칼 기꺼이 그대의 심장을 망칠 것이다
/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
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 사이의 시간과
그 바로 앞, 뒤 시간에도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당신으로 덮어 씌어지니까 참을만 하더라.
조금씩 잊혀지게 되고 희미해지고..
그러다 당신만 남았어.
/케세라세라, 혜린
-시 모음이라지만 중간 중간 드라마나 소설 문장이 들어가 있을 수 있어요
-시만 올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혼자 보기 아까워 올리는 것이지만 나중에 다른것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쓸데 없는 알림이 갈 수도 있어요. 불편할 거 같으신 분들은 즐겨찾기 취소해주세요.
뭔가 즐찾해주신 분들이 시만 올리는 줄 알고 즐겨찾기 했다는 생각이 문뜩 들어서 쓰는 공지입니다.
혹시 사담이면 말씀해주세요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인스티즈앱
흑백 요리사 이번 회차??????싶었던 백종원 맛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