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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12/22) 게시물이에요







 사랑이라 적고 싶네 | 인스티즈


이해인, 할미꽃

 

 

 

손자 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많이 굽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무덤가에

봄마다

한 송이 할미꽃 피어

온종일 연도(煉禱)

바치고 있네

 

하늘 한번 보지 않고

자주빛 옷고름으로

눈물 닦으며

 

지울 수 없는 슬픔을

땅 깊이 묻으며

 

생전의 우리 할머니처럼

오래 오래

혼자서 기도하고 싶어

혼자서 피었다

혼자서 사라지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외로운

한숨 같은 할미꽃







 사랑이라 적고 싶네 | 인스티즈


강연호, 건강한 슬픔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랜만이라는 안부를 건넬 틈도 없이

그녀는 문득 울음을 터뜨렸고 나는 그저 침묵했다

한때 그녀가 꿈꾸었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아니었다

나도 그때 한 여자를 원했었다 그녀는 아니었다

그 정도 아는 사이였던 그녀와 나는

그 정도 사이였기에 오래 연락이 없었다

아무 데도 가지 않았는데도 서로 멀리 있었다

 

전화 저쪽에서 그녀는 오래 울었다

이쪽에서 나는 늦도록 침묵했다

창문 밖에서 귓바퀴를 쫑긋 세운 나뭇잎들이

머리통을 맞댄 채 수군거리고 있었다

그럴 때 나뭇잎은 나뭇잎끼리 참 내밀해 보였다

저렇게 귀 기울인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로

바람과 강물과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리라

그녀의 울음과 내 침묵 사이로도

바람과 강물과 세월은 또 흘러갈 것이었다

 

그동안을 견딘다는 것에 대해

그녀와 나는 무척 긴 얘기를 나눈 것 같았다

아니 그녀나 나나 아무 얘기도 없이

다만 나뭇잎과 나뭇잎처럼 귀 기울였을 뿐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그녀가 나보다는 건강하다는 것

누군가에게 스스럼없이 울음을 건넬 수 있다는 것

슬픔에도 건강이 있다

그녀는 이윽고 전화를 끊었다

그제서야 나는 혼자 깊숙이 울었다







 사랑이라 적고 싶네 | 인스티즈


이수진, 봄의 왈츠

 

 

 

나그네의 거친 몸짓에

이 몸

잔뜩 주눅이 들어

 

몇 달을

마음 저 깊은 곳에

숨겨둬야만 했던

 

연둣빛 분홍빛 음표들

이제 웬만해진 나그네의 몸짓

 

이즈음 꺼내

사랑하는 이와 흥얼거리며

왈츠를 추고 싶나니

 

봄비여

우리의 작은 음악 세계로 와

때로는 약하게

때로는 강하게

음표를 두드려줄 수 있겠는가







 사랑이라 적고 싶네 | 인스티즈


이승민, 편지

 

 

 

안개비 소슬대면

소리없이 젖어드는 설레임

목이 긴 편지 쓰고 싶네

 

그리움에 손 내밀어

그대 이름 몇 번이고 끝도 없이

적어 보고

 

살포시 두 눈 감고

그대 얼굴 떠올리어 두 손으로

만져 보고

 

게슴츠레 실 눈 떠

그대 고운 입술에 달콤하게

입 맞추고

 

나올 듯 말 듯 간당거리는

차마 하지 못한 말

 

사랑이라 적고 싶네







 사랑이라 적고 싶네 | 인스티즈


피천득, 이 순간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쩌지 못할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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