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모(26)씨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한 지 1년 넘었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성적·취업·월세 걱정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잊으려고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다 새벽에 잠든다. 수업을 듣거나 공부할 때 집중력이 떨어진다. 짜증이 부쩍 늘어 친구 사이가 멀어졌다. 이씨는 “집에 혼자 있을 때면 문득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진단 결과 우울증이었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2년 5만2793명에서 지난해 6만4497명으로 22.2% 늘었다. 60대 이상 증가율(20%)보다 높다. 같은 기간 10대, 40~50대는 줄었고 30대(1.6%)는 약간 늘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대는 대학·군대·직장 등 생활에 변화가 많은 시기다. 잘 적응하지 못하면 자책감·괴로움이 밀려올 수 있다”며 “기분이 우울했다 갑자기 들뜨는 양극성 우울증이 20대에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보다 높은 청년실업률(9.2%)과도 무관하지 않다.
20대 우울증은 감정 기복이 심한 게 특징이다. 슬픈 감정만 느낀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기분이 우울했다가 한순간에 들뜨듯 좋아지고 ▶짜증이 많아져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기 쉬우며 ▶불면증이 심하고 집중력도 많이 흐트러진다. 방치하면 뇌 기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도파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힘들다. 김현정(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국자살예방협회 홍보·대외협력위원장은 “신경전달 물질의 균형이 깨지면 의욕과 의지가 점점 감소한다”며 “상담·약물 치료에다 생활습관 개선을 곁들여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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