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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369
이 글은 8년 전 (2018/1/11) 게시물이에요


그 날 - 정민경 (경기여자고등학교 3학년)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했더니, 고 어린 놈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것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 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념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갓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녀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갓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요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재
심장이 쿵콰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 놈이 교복을 입고 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텔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 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2007년 5.18 민중항쟁기념 백일장 대상작 | 인스티즈

2007년 5.18 민중항쟁기념 백일장 대상작 | 인스티즈

2007년 5.18 민중항쟁기념 백일장 대상작 | 인스티즈

2007년 5.18 민중항쟁기념 백일장 대상작 | 인스티즈


이 시를 쓴 정민경 양은 여수에서 태어나 여섯 살까지 광주에서 자랐으며 어릴 때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삼촌, 고모, 이모들의 토박이말로 들은 이야기를 기억하며 시를 써내려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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