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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nty_Fourll조회 31605l 10
이 글은 6년 전 (2018/1/19)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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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재욱









‘ 올해까지만 살고 죽자. ‘







그것이 내 올해의 목표였다.


불행하게도,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오늘까지

멀쩡하게 살아버린 탓에 직접 끝을 맺어야 했다.




오랜 고민 끝에 정한 장소는

흔하디흔한 한강 다리 위였다.


늘 지나면서 보던 다리는

오늘따라 더 높고 더 추웠다.



강으로부터 불어오는 찬 바람에

귀가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따뜻한 봄이었으면 조금 더 나았을까.

꼭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다.








“ 빠지면 많이 차가울 텐데. “








강의 물살보다 더 빠르고 시끄럽게 흘러가는

자동차 소리를 뚫고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고르기] 나를 구해준 / 내가 구해준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 내가 빠져봐서 알거든. “







아까부터 가만히 강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였다.


그 남자의 말에 나도 모르게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 빠지겠다고 한 적 없는데.”




“ 표정은 내가 가면 곧장 뛰어들 표정인데. “








다 알고 있다는 듯 떠드는 그가 왠지 짜증이 났다.


게다가 맞는 말이었다.

난 저 남자가 어서 자리를 떠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 그냥 가던 길 가셨으면 좋겠는데. “








그렇게 말하자 계속 강만 바라보며 말하던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그의 말보다

더욱 기분 나쁘게 느껴졌다.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눈빛을 하고서 그는

나에게 같이 가자고 말했다.


그에 난 눈썹이 절로 찡그려졌다.







“ 할 일 없어요? 시간 많아? “




“ 돈도 많지. “







기분 나빠지라고 한 말인데

오히려 내 기분이 더 나빠졌다.








“ 그래, 살맛 나서 좋겠네. “








짧은 욕을 덧붙이며 말하자

그의 눈썹이 살짝 움찔했다.


기분을 상하게 하는 데에 성공한 것 같았지만







“ 그러니까 같이 가요. “







그는 다시 내 기분을 더럽게 만드는 표정을 하고서

손을 내밀었다.


아무래도 장소를 잘못 고른 것 같다.







[고르기] 나를 구해준 / 내가 구해준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 돈 많고, 시간도 많은 내가 살맛 나게 해줄 테니까. “








-








살맛 나게 해주겠다던 그가 하는 행동은

그저 매일 날 귀찮게 할 뿐이었다.


좋은 차를 끌고 와서 드라이브를 가자고 한다던가,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던가,

영화를 보러 가자 거나 하며 말이다.









“ 사람 많은 데 별로 안 좋아해요. “





[고르기] 나를 구해준 / 내가 구해준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 그래요? 그럼 딴 거 해요. 하고 싶은 거 말해요.

어디든지 같이 갈 테니까. “









처음엔 싫기만 했던 그의 행동들이

갈수록 익숙해져갔다.



그의 차에서 항상 흐르는

제목 모를 그 노래를 외우게 되고,


항상 내 몸에 맞게 조절된

조수석 의자가 익숙해지고,


그의 앞에 마주 앉아 있는 것이 익숙해져버렸다.



그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그리고 무서웠다.


그의 옆에 있으면 이 끔찍이 싫은 세상에서

조금 더 살아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이게 그가 말한 살아갈 맛이라면

꽤 괜찮은 것 같다고.


그런 무서운 생각이 들며 앞이 보이지 않았다.

나를 살고 싶게 만드는 그가 무서웠다.









-









그와 만난 뒤로는 처음으로 혼자 외출을 한 뒤,

해가 진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 앞에 세워진 그의 차가 보였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차에서 내렸다.


내 앞으로 다가와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그는

크게 한숨을 한 번 내뱉고는 벽에 기대었다.



그에게 왜 그러냐고 묻자

그는 다시 한번 한숨을 뱉었다.


그제야 아까부터 꺼져있던 내 휴대전화가 생각났다.



그리고 늘 깔끔했던 그의 머리가

잔뜩 헝클어져 있는 게 그제야 보였다.



역시 난, 그가 너무나도 무섭다.








[고르기] 나를 구해준 / 내가 구해준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 걱정되고 무서워서.

혹시 당신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














2. 유승호











이어폰을 귀에 꽂았지만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워낙 시끄러워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어폰을 빼지 않은 채

속으로 노래를 부르며 걸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불어오는 찬 바람에

겉옷을 여미며 걸음을 재촉하는데

저 멀리 한 사람이 보였다.


그 사람은 다리의 난간을 밟고

올라서려는 듯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난 서둘러 그 사람에게 달려갔다.








“ 안 돼요! “








그의 옷을 붙잡고 당기자

다행히 그는 안전한 방향으로 넘어졌다.









[고르기] 나를 구해준 / 내가 구해준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그는 울고 있었다.


너무나 서럽게 우는 탓에

가족의 전화번호를 물어볼 수도,

집 주소를 물어볼 수도 없었다.







[고르기] 나를 구해준 / 내가 구해준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그저 처음 본 그의 등을 토닥여주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괜스레 걱정되는 마음에

돌아가는 그의 뒤를 쫓아갔다.


다행히 그는 나에게 쫓아오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았고,


다행히 그는 딴 길로 세지 않고 그의 집으로 보이는

한 집 앞에 멈춰섰다.



이만 가보겠다는 말을 하고 돌아서야 하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걱정되었다.



얼핏 보인 그의 손바닥에는 상처가 있었다.

가방을 뒤지며 밴드가 있나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 그럼. “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그를 불러세웠다.


그는 여전히 축 처진 어깨를 하고서

뒤를 돌아보았다.




난 그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아 올렸다.


그리고 가방에서 밴드 대신 나온 펜으로

상처가 있는 손바닥 대신

손등에 내 전화번호를 적었다.








“ 힘든 일 있을 때 연락해요. “








그는 자신의 손등에 적힌 내 전화번호와

나를 한 번 번갈아 보고는

집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그가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는

나도 뒤돌아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제야 오른쪽 손바닥이

따끔거리는 게 느껴졌다.


손바닥엔 그와 똑같은 상처가 나 있었다.








-








그 일이 조금씩 잊혀져 갈 때쯤,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또 울고 있었다.

집이라는 그의 말에 서둘러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는 그 날처럼 나에게 기대 울었고,

난 그 날처럼 그런 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고르기] 나를 구해준 / 내가 구해준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 고마워요. “







그 뒤로, 그의 집에 찾아가는 건

습관처럼 익숙해졌다.




우린 참 이상한 관계였다.


누군가 우리가 무슨 관계냐고 물어본다면


난 그에게 선뜻 어깨를 빌려주는,

그는 나에게 선뜻 슬픔을 맡겨주는,

그런 이상한 관계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그의 눈물은 갈수록 줄어들었고

그의 등을 토닥여주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 나를 찾았다.

나 역시 마다하지 않고 그를 찾아갔다.



우린 이상한 관계니까.








-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어두워진 지금까지도 계속 내리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던 그가 나를 불렀다.

그리고는 손을 잡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난 말 없이 그의 손 위에 내 손을 올려주었다.








“ 난 당신이 가끔 미워져요. “








그 목소리는 밖에서 내리고 있는 비만큼이나

흠뻑 젖어있었다.









“ 난 정말 살고 싶지 않은데. “






[고르기] 나를 구해준 / 내가 구해준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 당신 때문에 매일 하루만 더, 하루만 더.

날 억지로 살아가게 만들어서. “







———————


다들 새해복마니바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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