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의 시
나태주
어실어실 어둠에 묻히는 길을 따라
가긴 가야 한다.
귀또리 소리 아파 쓰러진 풀밭을 밟고
새록새록 살아나는 초저녁 별을 헤이며.
그대 드리운 쌍꺼풀 눈두덩의 그늘 속으로,
아직도 고오운 옷고름의 채색구름 속으로,
어실어실 어둠에 묻혀 쓰러지는
길을 따라
날마다 날마다 가지만
결국은 다 못 가기 마련인 그대에게로
어실어실 어둠에 묻혀 가긴 가야 한다.
어실어실 어둠에 스며 끝내 그대에게만
가기는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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