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제사는 사대부만의 특권이었다. 그것은 위로는 국왕으로부터 아래로는 향반에 이르기까지, 자신들 권력의 기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재생산하는 유교 가부장 국가의 숭고한 의례였다. 고로 민중은 제사를 지낼 수 없었다. 하지만 전통사회가 붕괴되고 신분 질서가 어지러워지면서, 제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제사를 지내는 쪽으로 역사가 거꾸로 흘러갔다. 이것이 이른바 ‘온민족 양반 되기’의 면목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하향평준화를 통한 평등이 아니라 상향평준화를 통한 허위의식의 전면화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오늘날 차례와 제사의 의미를 여러가지로 해석해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더이상 봉건적인 유교 국가의 의례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소박하게는 전통문화의 하나로 봐도 되고, 하다못해 그걸 핑계로 한 해에 한두 번씩 친척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기회로 삼아도 안 될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차례와 제사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일부 구성원들, 특히 여성들의 노력 동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전문 http://m.huffpost.com/kr/entry/1200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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