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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8/4/11) 게시물이에요







 말에도 체온이 있다 | 인스티즈


박남희, 눈물

 

 

 

고이는 것과 흘러가는 것 사이에 내가 있다

나는 그동안 버려야 할 것들을 너무 많이 데리고 살았다

고여 있다는 것은 흘러가고 싶다는 것이고

흘러간다는 것은 고이고 싶다는 것인 줄도 모르고

나는 그동안 때 없이 고이고 때 없이 흘러가고자 했다

그리하여 나는 어느새 자꾸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옛 웅덩이에 고여 있던 하늘을 우러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면 하늘은 금세 흐려져 오래 고여 있던 것들을

지상으로 흘려보냈다 태고 적 나를 흘려보냈다

그렇게 하늘은 태고 적 나와 지금의 나를 만나게 해주었다

수천 년을 내려오는 동안 내가 거처했던 수많은 집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집들을 함부로 아비라 어미라 부를 수 없다

집은 다만 무언가를 담고 흘려보내는 것일 뿐

고이는 것과 흘러가는 것 사이에 내가 있다







 말에도 체온이 있다 | 인스티즈


유강희, 어머니 발톱을 깎으며

 

 

 

햇빛도 뱃속까지 환한 봄날

마루에 앉아 어머니 발톱을 깎는다

 

아기처럼 좋아서

나에게 온전히 발을 맡기고 있는

이 낯선 짐승을 대체 무어라고 불러야 할 것인가

 

싸전다리 남부시장에서

천 원 주고 산 아이들 로봇 신발

구멍 난 그걸 아직도 싣고 다니는

알처럼 쪼그라든 어머니의 작은 발,

 

그러나

짜개지고, 터지고, 뭉툭해지고, 굽은

발톱들이 너무도 가볍게

, , 튀어 멀리 날아갈 때마다

나는 화가 난다

봄이라서 더욱 화가 난다

 

저 왱왱거리는 발톱으로

한평생 새끼들 입에 물어 날랐을

그 뜨건 밥알들 생각하면

그걸 철없이 받아 삼킨 날들 생각하면







 말에도 체온이 있다 | 인스티즈


남혜숙, 달빛

 

 

 

담벼락에 말라붙은 달팽이 하나

그가 지나온 점액질의 길에

오늘 밤 일찍이 찬 달이 떠오르고

부서질 듯 투명한 달팽이 껍질 위로

막무가내 쏟아지는 달빛 소나기

저 붓다의 계수나무 아래

환한 피륙으로 바래져 가고 있는

한 생의 기나긴 면벽수행

 

지금 누군가 눈부신 바랑을 지고 있다







 말에도 체온이 있다 | 인스티즈


차창룡, 태양

 

 

 

한 번도 가까워진 적 없는 사랑이 있다

매일 한 번씩 캄캄해지는 사랑이 있다







 말에도 체온이 있다 | 인스티즈


이승주, 나무의 말

 

 

 

말에도 체온이 있다

배신이나 음모 술수 보복이라는 말은

비수처럼 서늘하고 차갑지만

배려 나눔이라는 말은

봄볕처럼

우리의 마음을 따듯하게 덥혀 준다

 

사랑이라는 말 속에는

설렘의

첫 온기(溫氣)가 있다

 

새봄에 나무들은

아마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

벚나무 모과나무가 묵은 껍질을 뚫고

연한 잎촉을 밀어내는 것은

사랑한다는

나무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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