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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8/4/13) 게시물이에요







 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 인스티즈


박형준, 눈썹

 

 

 

너는 울 때 눈썹을 떨구는군

너는 울 때 추운 눈썹을 가지는군

한기가 느껴지는 가난한 광선

 

내가 울 때 두고 온 눈썹

내가 울 때 젖을까 심장 속에

두고 온 가난한 눈썹







 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 인스티즈


천양희, 그의 말

 

 

 

산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숲을 말하고

숲에 대해 물어보면

먼저 새를 말하고

새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울음에 대해 말하고

울음에 대해 물어보면

먼저 물에 대해 말하고

물에 대해 말하다보면

어느새

산 아래 내려와 있을 것이다

 

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나머지는 눈부시게 피어나는

저 나무들에게 들으시기 바란다

 







 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 인스티즈


문태준, 대화

 

 

 

새는 가는 나뭇가지 위에

나는 암반 같은 땅바닥 위에

새와 나 사이

찬 공기덩어리가 지나가고

물건의 그림자가 흔들리고

새는 위를 내려 아래로

나는 아래를 들어 위로

가끔 바라보고 있다

새는 울어 쌀알처럼 떨어뜨리고

나는 말꼬리가 어물어물하고

요청이 없지만

아주 처음도 아닌 듯하게

두 줄을 띄워가며 하는

이것도 대화라면

썩 좋은 대화







 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 인스티즈


임동윤, 바람의 강

 

 

 

바람 많은 강을 거슬러온 세월은

죄다 주름이 되었을 것이다

마른번개와 천둥의 밤, 잔가 흔들려

단단한 어깨 축축 늘어졌을 것이다

너무 많은 길을 걸어와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당신

궤도에서 벗어난 종아리마다 실핏줄 툭툭 터져

세계지도를 그렸다

검버섯 환한 팔순의 폐답, 더 이상

얼굴 가득 인화된 팍팍한 생의 물결무늬

어쩌면 저 문양은 내가 빨아먹고

혹은, 갉아먹다 버린 잎맥인지도 모른다

만지면 금세 풀썩 사라질 것 같은

그 길을 따라가 본다

작달막한 몸과 말라비틀어진 가지

바람 많은 길을 참 많이 걸어와

온통 거미줄 뒤덮인 폐가인데

아직 그 몸에서는

장미꽃보다 더 진한 젖냄새가 난다

푸른빛 남아도는 내 몸에서는

어떤 빛깔의 향기와 무늬도 없는데

바람 많은 강을 거슬러온

그 몸에서는

여전히 나무 타는 냄새가 나는 것이다







 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 인스티즈


박남희, 문득

 

 

 

길을 가다가 문득 발을 멈추네

길을 끌고 우주 속을 달려가던 태양이 문득 멈출 것 같아

내 발걸음은 다급히 그 한 점으로 달려가네

 

무언가를 하려고 생각하다가 문득 생각을 멈추네

생각을 끌고 바다로 달리던 강물이 문득 멈출 것 같아

내 생각은 다시 그 한 점으로 달려가네

 

어쩌면 꿈틀거리던 내 삶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그 한 점

몇 번이고 잊으려고 해도 자꾸만 나타나던 그 한 점

어쩌면 나를 온통 사랑한 그 한 점이

제 속에 꽃을 숨기고 내게로 달려오는 모양이네

 

문득 문득 시를 쓸 때도 보이던 그 한 점

잡힐 듯 잘 잡히지 않던 그 한 점

어는 날엔가 회오리바람으로 내 안에 들어

온통 나를 흔들어놓던 그 한 점

 

내 인생의 쉼표인지 마침표인지

아니면 물음표의 밑점인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던 그 한 점

 

그 한 점 속에 문득

가물거리던 내 문장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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