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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거진 esc] 금태섭, 사람을 건너다
여자는 몇 살 때 가장 아름다울까? ‘롤리타’를 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아홉 살에서 열네 살 사이의 소녀를 ‘님펫’이라고 부르며 찬양한다. 미인이든 아니든 누구나 주위 사람들을 감탄하게 할 만큼 빛이 나는 스물두세 살쯤을 꼽을 수도 있다. 친척 여동생, 초등학교 동창생, 아파트 같은 계단의 여학생 등등 항상 보던 여자들이 어느 순간 달라 보이는 나이가 이때인 것 같다. 그런가 하면 삼십대 초반의 여자들이 매력적이라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휘둘리고 우왕좌왕하는 이십대를 지나 나름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차분한 자신감을 갖기 시작하는 나이.
그러나 역시 여자가 가장 예쁜 건 10대 후반의 학창시절이 아닐까. 찰랑거리는 머리카락, 가볍고 날렵한 움직임, 살짝 짓는 눈웃음. 남원에서 그네를 타던 성춘향이 열여섯이었고, 수없이 리메이크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가장 매력적인 배우는 10대 후반의 올리비아 허시였다. 이때는 정말 뭘 해도 밉지 않다. 운동을 잘하는 여학생, 책에 빠진 여학생, 심지어 수학을 좋아하는 여학생마저 아름다워 보인다. 심지어 수학 교과서 여백에 그려 넣은 X축, Y축 좌표까지 귀엽지 않은가.
한때 아무리 이 시절의 여학생이라도 화학을 잘하는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기는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인데,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화학자 아보가드로 선생님의 초상이 너무나 아름답지 않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면 내 주위의 그 찬란한 여학생들이 설마 화학을 좋아하리라곤 상상이 안 되는 것이었다. 왜 교과서에 그런 사진을 실어야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ㅅ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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