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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에 대한 제목+내용 검색 결과
옹뇸뇸뇸ll조회 574l
이 글은 6년 전 (2018/5/07) 게시물이에요



(녹음테이프.1992년 03월 21일.날씨맑음.베란다의 화분 깨져있음.)

네,안녕하세요.긔묘한 라듸오.시작합니다.
오늘 고양이가 치어죽었네요.누군가는 차에묻은 피를 닦았겠죠.
그래도 사연은 읽어야겠죠.(노이즈 두번)

안녕하세요.저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17살의 소년입니다.

저는 최근 이상한 소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때때로 벌의 윙윙거리는 소리처럼 들리기도하고
많은 사람들의 염불외는 소리로 들리기도합니다.
이따금 어떤 단어들이 캐치되는데,
"미타찰" "나락"등의 알수없는 소리뿐입니다.

일상은 변함없이 흘러가고,
할머니방의 불상은 언제나 미소짓고있습니다.
화장실의 수건은 오늘도 젖어있고
어떤 메세지를 담은듯한 늘어져버린 비디오테잎
그리고 지금 듣고있는 라디오의 노이즈.
또한 언제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것만같은 가족들.
그을린 부엌
싱크대의 식칼

모든 일상적인것들의 노이즈는 제 귀에서 웅웅대는듯한
저 또한 모든것을 낯설게보는듯한
게슈탈트붕괴현상
짐승우는소리가을무언가부서져튀는소리거울조각수도꼭지장판밑에어릴적일기



네 다음사연이네요.

저는 2살 난 딸을 둔 주부입니다.

아이는 이상하게도,인형을 쥐여주면 목을조르곤합니다.
저는 어쩐지 그것이불길해서,아이에게 인형의목을 조르는것을 나쁘다.
옳지못하다.라고 가르치고있지만

아이는 미소를지으며 인형집에서 나오지않고있습니다.
요즘은 인형들에파묻혀 지내는것같구요.
문제는 그 자리에서 오줌을 싸버리는것.그게 제 고민이에요.
(삽입_아이웃음소리.)




세번째 사연입니다.
이번사연은 정말로,뭐랄까 기묘하네요.

안녕하세요
나이와 성별은 밝히지않겠습니다.

저는 어릴적 곧잘 겁을먹고 울어버리고는 했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어리광쟁이로 키우셨지요.
저는 어머니께 마냥 기대서
어머님 품에 안겨서
놀란 마음이 진정되기까지 울곤했어요.
그런탓이었을까,저의 겁쟁이같은 성격과 울어버리는 나약한성격은 
전혀 고쳐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이었고 
어떤 남자가 들어와 어머니를 난도질했습니다.
저는 겁이났지만 울지않았습니다.

그뒤로,새어머니가 오시자 제 버릇은 감쪽같이 고쳐졌고,
저는 제가 겁에질려 울어버리는버릇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낫게해주신게 아닐까-하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사연입니다.
음,일기장?아아..기록장이네요.

(종이 넘기는 소리)

02.06
안녕하세요
저는 모 대학에서 교수직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저는 제 평생을 바쳐 어떤 연구를했습니다.
이제서야 이 연구의 성과를 시험해보려합니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저는 제2의 인생을 살게됩니다.

02.07
저는 연구에 성공했습니다.

02.08
치명적 오류_부패,재생불가능
재실험 키워드. 이집트,송진,종교적믿음,인공보형물,사람.




(경쾌한 음악)

네,오늘의 사연 어떠셨나요!

이 사연들은 실화일수도있고
어떤 파라노이아의 거짓말일수도 있죠.

어쨌거나 우리는 도시에서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방송매체에 기대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르고사는건 아닐까요?
이 라듸오로 사연을 듣는것처럼.

주전자의 물이 끓고있네요.저는 이만.

(경쾌한음악,그리고 주전자 물 끓는소리)

--

1

(녹음테이프 .1992년 03월 22일.날씨맑음.방안에 불 깜빡거림)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네,가로등 아래 검은게 흔들리고있어요.
네 그래요.횡단보도 표지판의 아이는 어른의 손을 잡고 걷고있죠.
오늘의 사연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미대입시생입니다.
요즘,저희 미술학원에 누군가 그림을 그리고갑니다.
그 그림은 뭐랄까,실종된 아이를 찾습니다?같은 그림인데요.
어떤아이의 그림이 그려져있고 특징이 적혀있습니다.

누굴까요.
그린사람과 그려진사람.

--



(녹음테이프.1992년 03월 23일.날씨맑음.냉장고 속 음료수의 양이 줄어있음)


오늘 초등학교 앞을 걸었어요. 
담장 너머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3월이라는 게 실감 났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보고 싶어 교문에 가봤는데, 
굳게 닫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오늘의 사연은, 어라,예쁜 엽서네요. 읽도록 할게요.


안녕하세요.오늘은 날씨가 아주 맑네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편지는 부담스러울 것 같아 이렇게 엽서로 소식을전합니다.
당신이 특별히 애정을 쏟아 귀여워해주셨던 승아가 
오늘 병원에 가게 되었어요.
승아의 다리가 부어서 택시를탔는데 많이 불편했어요.

2

병원에 들어갔을 때 간호사들의 시선이 왠지 모르게
적대적인 느낌이 들어서 겁났지만, 
당당할 수 있었던 건 다 당신 덕분입니다. 

고마워요.

승아는 다행히도 보름 후에 집에 돌아올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 땐 다리의 붓기도 빠져 있겠죠. 

다음에도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음, 엽서가 잘못 들어온 걸까요?

--

1

(녹음테이프 .1992년 03월 26일.날씨 흐림.이부자리를 개지 않았음.)

(빗소리)
네,오느ㄹ...(노이즈)...은..사ㅇ(노이즈)...다....
긔묘한 라듸오 아아 녹음이 잘 안되는ㄱ...(노이즈)...같습니다?
아마 거꾸로 돌려듣거나 하면 다를지도 모르죠.
잘나오나요?(웃음소리)

저는 아내와 아이를 미국으로보낸 기러기 아빠입니다.

아마도 아내....(노이즈)은 좋은것들만 보고있겠고,
딸아이는...(노이즈)....배가잔뜩 불러있겠죠?
저는,그럭저럭 살만합니다.
가끔씩 아내와 딸아이가...(노이즈)....입니다
보고싶....(노이즈)...제발.

아 간절한 사연이네요
녹음이 잘되고있는건가요?
오늘은..(노이즈)....꼭 거꾸로...(잡음)..니다.
안녕히계셔요.




(이상한 마음에,1992년 03월 26일자 테잎을 음향실의 친구에게 부탁함.)

(빗소리가 아닌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
네 오늘(애기우는소리)은 사연입(낮은남자목소리로 무언가 중얼대는소리)니다!
긔묘한 라듸오 아아 녹음이 잘 안되는거(미친듯 타자를 두들기는소리)같습니다?
아마 거꾸로 돌려듣거나 하면 다를지도 모르죠.
잘 나오나요?(한사람-디제이-의 웃음소리가 아닌 아이들 웃는소리)

저는 아내와 아이를 미국으로 보낸 기러기 아빠입니다.

아마도 아내의 눈은 좋은것들만 보고있겠고
딸아이는 사랑받으며 배가 잔뜩불러있겠죠?
저는 그럭저럭 살만합니다.
가끔씩 아내와 딸아이가 꿈속에서 제게오곤하죠
보고싶지않습니다.(문맥상 보고싶습니다가 옳지만,보고싶지않습니다 로 들린다.) 구해주세요 제발.

아 간절한 사연이네요 
녹음이 잘 되고 있는건가요?
오늘은 (날카로운 무언가로 긁는소리) 꼭 거꾸로 들어보시기 바래요(잡음)
우리는 모르지만,모든것들은 늘 진실을 비명으로 내지르고있으니까요
(이 부분은 테잎으로 듣지못했던 부분.약 7초간 무음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안녕히계셔요.

1992년 03월 26일 테잎은 뭐랄까,정말로 기묘한 테잎이었다.


--



(녹음테이프.1992년 03월 27일.비.액자가 넘어짐)


긔묘한 라듸오, 시작합니다.
4월이 다가오고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원치않는 죽임을 당했겠죠.
그들에게 애도를표하며, 첫번째 사연 읽겠습니다.



저는 작년 5월에 결혼했어요. 그동안 아기의 소식이 없어 서운했는데,
며칠 전에 병원에 검사 받으러 갔다가 임신을 한 걸 알게 됬어요.
무척 경사스런 일이지만, 사실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뱃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들떠서 
차를 급하게 모는 바람에 고양이를 치어 죽였거든요.

자세히 살펴 보지는 않았지만, 그 고양이, 아무래도 임신했던 것 같습니다.

만약 고양이가 저에게 원한을 품는다면, 제발 제 뱃속의 아기에게만은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무리일까요?



두번째 사연이에요. 읽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이모부의 부탁으로 보름 쯤 전부터 
우체국에서 잡일을 돕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깨닫게 된 것인데, 
누군가에게 글을 쓴다는 건 참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정성들여 썼더라도, 
전해지지 못하는편지가 있습니다.
발신자는 있지만, 수신자는 없는 편지.

그런 편지들을 솎아내고 있다보면 또 자연스레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간절히 바래도 전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타까워요.


3

세번째 사연입니다.


어릴 때 옆 집에는 예쁜 여자아이가 살았어요.
해질녘까지 같이 어울리곤 하던 그 여자 아이네 집에는
커다랗고 어두운 헛간이 있었어요. 저는 겁이 많아서
그 헛간에는 가까이 가지 못했지만, 제 동생은
그 곳에 자주 들어가 놀곤 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말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동생은 어느 날 헛간에서 놀다가 크게 다쳐서
돌아왔어요. 집안은 뒤집어졌고, 저는 겁을 먹었어요.
그 뒤, 우리 가족은 먼 곳으로 이사를 가서, 
헛간도 여자아이도 잊게 되었습니다.


4

그리고 얼마 전, 같은 마을 출신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제가 기억하고 있던 것과 그 친구가 말해준 사실은 달랐어요.
동생이 헛간에서 크게 다쳐 돌아와 집안이 소란스러웠던 
그 날은 전국적으로도 무척 시끄러웠다네요.

혹시 기억하세요? '헛간 사건'.
너무 오래되어 기억 못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20여년 전에 미치광이가 시골 마을의 헛간에 숨어 들어
낫으로 아이 둘을 무참히 살해했던 사건이에요.

그 사건에 대해 여러 가지 기사를 찾아보고, 
저는 깨달았답니다.
동생이 크게 다쳐 돌아왔던 날부터,
왜 방 하나가 비게 되었는지를.





네번째 사연이에요.

와, 오늘따라 사연이 많네요. 행복합니다.
저번에도 말씀 드렸듯이, 이 이야기들을 거짓일 수도, 진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 중간에서 무엇을 믿을 것이냐는 전적으로 듣고 있는 당신에게 달려있죠.

목이 마르네요.

네번째 사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돌아가고나면, 학교는 그야말로 정적에 휩싸입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그정적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더라구요.

게다가 짜맞추기라도 하듯 돌았던 무서운 소문들. 학교 괴담이라던가, 
그런게 아니라 아이들이 하교한 뒤에는 중앙문에 이상한 사람이 
나타난다는 거였어요. 그 사람-인지 아닌지-은 학교에는 왠일인지
들어오지 못해 중앙문 밖에 서서 아이들을 꼬여내 식인할멈한테 
팔아버린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그를 직접 목격한 친구도 있었고, 
보지 못한 친구도 있었기 때문에 소문은 들을 때마다 바뀌어 있었습니다.


6

정적도 무섭고, 소문 속 이상한 사람을 마주치기도 무서웠기 때문에
친구들이 돌아가기 전에 먼저 학교에서 빠져나오곤 했는데,
그날따라 선생님의 잔소리와 남겨진 숙제로 늦게 하교하게되었습니다.

무섭고 서럽고.. 복잡한 기분으로 실내화를 챙겨들고 중앙문으로 나가려고
모퉁이를 돌아 신발을 신었는데, 정말 '누군가가' 중앙문에 서 있었습니다.
역광이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발 아래로 검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제가 보기에 분명히 사람이었어요. 소문 속 사람인 맞는 것 같아 두려웠지만,
기분도 뒤틀려 있었고 화도 나 있어서 그 사람에게 소리쳤어요.

그 때 뭐라 말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그 다음 순간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이 또렷합니다. 그는 제 팔보다 두 배는 될 것 같이 보였던
그 긴 팔로 중앙문의 유리가 깨지도록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의미 없는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7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노을빛으로 붉던 하늘, 검은 그림자, 역광, 긴 팔로 문을 흔들어대던 이상한 사람,
그 사람이 질러대던 이상한 비명.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그 곳에 찾아가지 않았지만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옛 기억이 떠올라 새삼 정겨워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들려오는, 익숙한 비명소리에 저는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 이상한 사람은, 그 뒤로 30년이나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요.


--

1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04일.문의 경첩이 녹슬어 삐걱댐)

(안내 코멘트, 여자목소리.마치 기계같다.)
이_테잎은_누군가에_의해서_만들어졌습니다_

네,오늘의 긔묘한 라듸오,
4월이에요.꽃은 만발하고 꽃꽃이를 위한 나뭇가지는 잘려나갑니다.
잘려나가야 하는것들은 잘려나가지요.

그런의미에서 첫번째 사연,꽃꽃이에 대한거네요.
자,들어봐요 우리. 사실인지 아닌지 모를 미친 이야기들을.

저는 백화점에서 꽃꽂이를 가르치는 27의 강사입니다.
가지치기를 아시나요?
어떤 나무는,나뭇가지를 자르고 화분에 심어두면 다시 자라기도해요.
강한 생명력이죠.
저는 최근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아이 아빠는 다른 아이의 아빠이기도하고 다른 여자의 남편이기도 하죠.
저는 아이를 지워야만했고,
아이는 제 뱃속에서 토막나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느껴집니다
뱃속에 아이의 잘린 한쪽팔이 남아있는것을.

아이는 다시 제 뱃속에 있게될거에요.
저는 알아요. 그렇게 믿습니다.
반드시.


2

두번째 사연입니다.
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저는 이번 사연에 조금 공감이가요.

저는 고등학생입니다. 나이와 성별은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남치당한 후
토막나 강에 버려진일이 있었습니다.

친구는, 실종된지 2주만에 강에서 발견되었고
사실 친구인지 아닌지 구분할수도 없는
물에 튕튕불고 고기에 살점이 뜯기고 썩어있는 모습이었죠

그 이후로 저는 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물을 마시다가 구역질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도요.


강이나 바다를 봐도 저 물 속 어딘가 사람이 썩어가고있겠지
물을 마시면 아 이 물은 누군가 썩은물을 정수한거겠지

미칠것같습니다.


3

세번째! 마지막 사연입니다!
사연은 많기도하고 적기도 하네요.
여러분,거짓말이라도 좋으니 계속 사연을 보내주셔요.


여러분은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는 귀신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유령이지요.

유령인 상태에서 보낸것은 아닙니다.

다만,이 사연이 긔묘한 라듸오에서 읽혀질때면 전 이미 죽은 사람이겠죠

죽은 사람의 사연을 듣는거에요 여러분은.


4

(느린 재즈곡)

네 어떠셨나요.
저는 오늘 마지막 사연이 가장 인상이 깊네요.
조금 불쾌했어요.
모든것은 죽는 그 순간 꺼림직한게 되죠.
손톱도,머리카락도 몸에서 떨어져나가 죽는 그 순간 기분나쁜것이 됩니다.
우리는 모두 서서히 기분나쁜것이되어가고 있습니다.

제 방에 있는것들처럼.

(여자목소리.기계음 같다.)
이_모든것은_거짓말쟁이들의 놀이_구분할수없는_거짓말과_거짓말의_행진
우리가_아는_모든_사실들이_거짓말이면서_거짓말인_......(노이즈)......

안녕히_계셔요_(전원을 끄는 소리)


--

1

(녹음테이프 1992년 04월 06일.비.화장실의 전구를 갈아야함.)

(문이 열리는 소리,의자끄는 소리)
안녕하세요,긔묘한 라듸오.

간혹 사람의 입에 벌레가 들어가 사람이 질식사하는 일이 있다고합니다.
벌레에게도 살의가 있는걸까요

자 전혀 개연성없이 오늘의 사연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늘 듣기만하다가 사연올리네요.
저는, 부끄럽지만 백수입니다.
백수인탓에 시간이 넘쳐나서,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합니다.

요즘은 금붕어를 관찰하고있는데요.

금붕어가 들어있는 어항에 이물질을 집어넣거나
물밖에 꺼내놓고 지켜본다거나 하고있습니다.

아 역시 어류는 신기하다 라고 생각되요.
역시 사람과는 틀리네요.


2

두번째 사연입니다 사연듣고,이만 마치도록할께요
요즘 봄이라서 그런지 너무 졸리네요.(우수수떨어지는소리)
자,사연 읽겠습니다.

모두들 공감하지않나요.
지하철의 플렛폼과 열차사이 검은공간
아파트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어두운계단
밤의 골목길의 스산함
얼핏보이는 옆쪽의 그림자
놀고있는아이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그 감정들.


--

1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07일.날씨맑음.가스밸브 잠겨있음.)

(1992년 04월 07일자 테잎은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테잎 중
가장 이해되지않고,녹음상태도 좋지 않다고 생각된다.)

(지미 핸드릭스의 음악인데,제목을 잘 모르겠다.)
네 오늘도 어김없이 긔묘한 라듸오 방송됩니다.
손님이란 찾아오고 떠나고 합니다.오늘은 게스트를 모셨습니다.

(DJ가 이름을 말하지 않았기에 D라고 표시하고 게스트는 G로 표시하겠다.)

D:안녕하세요.
G:(뭔가 웅얼대는 소리,여자목소리같기도 하고 창문틈으로 새어나오는 바람소리같기도 했다.)
D:네,오늘...(노이즈)..그건 정말...(녹슨철문을 닫을때 나는소리)...였죠.
G:(들리지 않는다.)

D:그래서 그렇게 4명에서 산을 오르게 되었군요.
G:(여자목소리같기도하고 여러명이 웅얼대는 소리같기도함.)

D:산속에 폐공장이라,역시 이상하네요.당신은 들어갔었나요?
G:(들리지 않는다.)

D:아아...기계는 계속 돌아갔군요.산속에서 통조림을 만든다면 과일일까요?
G:(기계돌아가는 소리)

D:그건 후회해도 어쩔수 없는일이었겠네요.그래서 3명은 그 지하실에 내려갔나요?
G:(확인불가)

D:안쓴지 10년도 더 되보이는 공장지하에 백열전구가 계속 켜져있었다..??
G:(게스트가 바뀐건지 낮고 기분나쁜 남자목소리)네...(노이즈)...비릿한 냄새

2

(잠시 컵에 물따르는소리)

D:비린내라면 산에서 고등어통조림이라던가..하하(헛웃음)
G:(다시 여자의 웅얼대는 소리,소리를 켜도 들리지가 않는다)

D:그래서 지하에서 올라와서 나갔나요?
G:(여자목소리가 첫번째로 제대로 들렸다.)
올라가니 방금만든듯한 통조림이 있었고 어렸던 저희 셋은 통조림을 먹었어요.

D:그건...아마...(노이즈)..가 들어있었을거에요
G:(확인 불가)

D:누군가 잠근거 아닌가요?
G:(미확인)

D:어린아이 셋이 남아 일주일을 굶었군요.
G:(여자의 웅얼대는소리)아뇨...우린..ㄱ민ㄲ에..(웅얼대서 안들린다.짜증날정도.)

D:그동안 인기척같은건 없었나요?문을 잠근 사람이라던가...
G:(확인 불가)

D:썩은내와 먼지곰팡이냄새,그리고 비린내..?
G:(여자가 말하는데 유리창을 손톱으로 긁는듯한 소리가 나서 확인불가.)

3

G:(여자의 흐느끼며 뭔가 말하는소리)
D:그 악취속에서 이틀이나 더 있었군요.

G:(계속 흐느끼며 뭐라고 울며 말한다.)
D:안돼요,청취자 여러분은 계속 들어야하고,당신은 말해야해요,계속 말해야해요.

G:(다시 웅얼댄다)
D:그래서 결국 거기서 도망쳐나온건 당신뿐이군요.

G:네.
D:정말 마지막 남았던 그 친구는 스스로 기계에 들어갔나요?

G:(여자가 오열하는 소리,무어라고 내지르는데,확인불가.)
D:네...그랬군요..썩 그리 좋은 추억은 아니었네요.당신이 한번 더 그 친구와 지하실에 가봤다면,어쩌면 그 일은 그렇게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네요.

(이어 코멘트.)

네 여러분...(노이즈)..요?
어릴적의 추억이란 소름끼칠정도로 순수하죠.
그런데 그곳은 정말 무슨공장이었을까요?

아는 분은 제보바라면서,오늘 긔묘한 라듸오 마칩니다.

(그리고 핑크플로이드의 음악이 흘렀는데,
그 사이로 들리던 여자의 울음소리는 기분이 나빴다.)

--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08일.흐렸다가 갬.시계 4시 16분에서 멈춰있음.)

네,여러분. 많이 기다리셨나요?
우리 어릴때 그런놀이 한적 없었나요?
동물을 합쳐서 그려본다던가,동물끼리 섞어 다른 동물을 만든다던가
사람과 동물을 섞는다던가.
어쩌면 순자의 성악설이 맞다고 하는게 옳은걸까요?

역시 멘트와는 전혀 관계없이 오늘의 첫번째 사연 시작합니다.

지금은 30대 초반의 회사원이 되었지만,난 아직도 그때가 선명하다.
어릴적,할아버지댁에 가면, 할아버지는 닭을 잡아주시곤 하셨다.

내가 17살쯤 되었을때는,할아버지와 같이 닭을 잡았다.
나는 닭의 날개를 잡고,할아버지는 닭의 목을 칼로 내리치셨다.
닭은 목이 잘려도 날개를 퍼덕거리고 다리를 버둥대고,
근육의 떨림이 내 손까지 전해져왔다.

나는 그 피냄새와 근육의 경련.
내 손에 전해지던 그 떨림을 아직도 잊지못해서
그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2

네 두번째 사연입니다.
하...(실소와 함께 한숨)이건 저도 도저히 무슨말인지 모르겠네요
이해안가니까 기묘한느낌이 드네요.
사실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는데요.

(사연)
Code;332100420
error!
The cells began to divide rapidly.
have an attack of hysteria.
self-injury,이상반응
화학적 대입_당신이 그것을 알지 못하던,어찌되었건 간에.
phobia_다량의 약물투여. 오용과 남용의 차이점.
포화상태,(그 다음은 무슨 병명같은데 영어라서 못알아들었다.)
실험체의 증상에 관한 실험적 연구.
Day 19921013 analyze the main cause of the failure.


3

음 두번째 사연은 저도 영어를 간신히 읽은 정도여서 모르겠네요.
대충 무슨 실험같은건가요?
흠흠,아무튼간에 그 실험이 성공하기를 바라면서.마지막 사연 읽을께요.

저희 아버지는 공장에서의 사고로 다리를 잃으셨습니다.
뭔가에 뭉개졌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적은 돈을 받고 공장에서 나오셨고,
저희 어머니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않았습니다.

하루이틍 그렇게 지내다가 일주일쯤 지난후
아버지는 점점 술과 공초에 취해 사셨습니다.

매번 잘려나간 오른쪽 다리를 부여잡고
누군가 자신의 오른목을 끌어당긴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진정시키기 위해 저는 아버지와 서커스를 보러갔었습니다.
아버지는 즐거워하셨고,이윽고 마지막 무대였습니다.

'문어 여인'

왜,신기한 사람들을 보여주는 코너 있잖아요.

그곳에는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어머니가
척보기에도 다른사람의 다리인듯한것들이 하반신에 주렁주렁 꿰매어진채로 기어나왔고.
다리들은 썩어가고 있었고,어설픈 바느질로 연결된 하반신도 썩어가고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어린아이의 다리도 이식되어있었고
여자의 다리도 있었고,남자의 오른쪽 다리도 이식되어 있었습니다.

모두 죽은사람의 다리라고는 할수 없겠죠.


4

(버튼 누르는 소리)
오늘 사연 어떠셨나요?
저는 이해되는것도 있고,이해되지 않는사연도 있던것같아요.
현대인의 병이죠.
모든것이 이해하려는것.
이해한다는것은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는건가요?
아니면 자신이 알수있도록 그것을 바꾸어놓고 알게되는것을 이해한다고 하나요?

언어는 시대가 바뀜에따라 의미가 바뀌기도 하죠.

다음시간에는 서커스특집 방송입니다.
안녕히계셔요.
(행진곡같은 느낌의 경쾌한 음악)


-

1

(녹음테이프. 1992년 04월 10일. 날씨맑음. 탁자의 썩은 다리가 조금 씩 미동하고 있음.)

(노이즈 한 번)

네, 오늘도 어김없이 긔묘한 라디오 방송합니다.
어떤 아파트 4동의 입구에 있는 타일 위엔 검은 찌꺼기가 남아있지만 그래도 시작은 해야겠죠.

첫번째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노이즈 한 번) ... 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저는 (노이즈 두번) ... 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제가 피실험자로 삼는 쥐는 참 특이한 생물입니다.
한 상자 안에 여러 마리의 쥐를 넣은 다음 이런 저런 실험을 해봤는데 네가지 부류가 나왔습니다.
착취형, 피착취형, 독립형, 무기력형.
착취형 쥐는 피착취형을 착취하고 피착취형은 무기력형을 괴롭힙니다. 그리고 독립형은 누구에게도 착취당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착취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인간도... (노이즈 한번) ... 일지도 모르죠.(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
그리고 당신도...

(그리고 조소하는 듯한 얕은 웃음 소리.)


2

제법 재밌는 사연이었습니다. 저도 이같은 일을 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제법 흥미가 있습니다.

(경쾌한 음악.)
이번엔 몇일 전 말했던, 서커스특집 방송입니다.

사실, 여러가지 문제가 생겨서 서커스에 관련 된 사람의 사연을 읽는 걸로 마무리 해야겠지만요.(짧은 한숨 소리.)

자, 그럼 바로 두번째 사연을 읽겠습니다.

저는 분명 사람입니다.(복수의 비명 소리.)
저는 분명 사랍입니다.
저는 분명 가축이 아닙니다.
저는 분명 가족이 있습니다.
저는 분명... (뭔가 찢어지는 소리, 그리고 과육이 뭉개지며 과즙이 튀는 소리.)

(노이즈 다섯 번. 나는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유쾌한 사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약간 피곤하므로 오늘 방송은 여기까집니다.(액체가 떨어지는 소리.)
좋은 밤 보내세요.

(버튼 누르는 소리. 웃음 소리.)

--


1

(녹음테이프.1992년 04월 11일.황사.폴라로이드사진이 떨어져있음.)

안녕하세요.
하나에서 여러가지로 파생되기도하고
여러가지가 하나로 통합되어버리기도 합니다.
모방하며 진화하는것도 있지요.
또 그러한 모습은 곤충들에게서 보이죠.

자,누군가의 흉내내기와 진위여부는 제쳐두고,오늘 사연 읽겠습니다.

안녕하세요.저는 평범한 도서관사서입니다.
오늘은 반납함에 우리도서관 책이 아닌 전혀 처음보는 책이 있지 뭐에요.
그런데 그 책,정말 신기해요.

우리가 많이보는 XX일보 OO신문같은거 있잖아요




그런데 정말 더,더욱더 기분나쁜건


구석에 있는 사진이라던가,


하나도 변하지 않은모습으로.



2

신기하지않나요?세월이 지나도 모습이 변하지 않는사람.

아,그러고 보니까 이런이야기를 본적이있네요.
어디보자,무슨 책이었는데...??(뒤적거리는소리)

아,여기있어요. '진 시황제 이야기들'
두번째 사연은 이걸로할까요?

진 시황제는 불로불사의 약을 찾아서 여러나라에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 중 한 신하는 불로불사의 약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이야기들을 남기고있습니다.



어쩜 신문 속 사진의 그 남자는 진시황제의 신하일지도 모르겠네요(웃음)



3

오늘 마지막 사연이네요.
(마른 기침)이번사연, 조금 심하네요.
누구 장난일까요?

안녕하세요.
제가 전경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해 겨울,전경들은 무릎까지 쌓이는 눈을 헤치며

토막난 아이의 시체를 찾고있었습니다.

근데 폴리스라인을 넘어 어떤 아이가 눈을 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여기는 들어오면 안돼."라고 타일렀지만
아이는 "그치만 여기 눈이 많이 쌓여있는데.."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수색이 끝난쪽에서 눈사람을 만들도록 허락했고.
다음날.
꽤나 큰 눈사람이 수색라인 안에 만들어졌고.
저흰 병장님께 혼이 났습니다.
병장님은 "누가 여기다가 눈 사람을 만들었어,부셔라."고 하셨고.

우리는 눈사람을 부수고는.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눈사람 안에는 토막난 아이의 시체가 눈과함께 뭉쳐져 있었습니다.



4

네,오늘 사연 재밌으셨나요
아아,서커스특집은 미뤄두도록해요.
원래 즐거움은 미룰수록 커지잖아요.

짧게 끝나는걸 너무 아쉽게 생각말아요
우리는 바쁜아침 지하철에서도 마주치고
어두운 저녁 가로등 아래 어스름히 보이는 그림자에서도 만날수있잖아요.

그리고 내일 저녁 또 다시 익숙한 목소리로 찾아뵙게 될 거에요.

모두 안녕히 주무세요.
(그리고는 밥 딜런의 노래가 나왔지만,역시 팝쪽은 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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