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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969
이 글은 7년 전 (2018/8/18) 게시물이에요





비혼 고민하는 여시들은 전문 읽어보는 거 추천합니다.


본문 댓글도 흥미로움





결혼은 더 이상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사랑의 무덤이라고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결혼으로 인해 의무와 책임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결혼 후 나의 일상을 구체적으로 알기엔 상상력이 부족했다.

주변 사람들과 인터넷을 통해 간접경험이 넘쳐났지만, 동시에 ‘설마 내 일이 되겠어’ 라는 게으른 오만 또한 넘쳤다.

그래서 결혼했다.


당시의 애인과 만난 지 5년이 넘어가고 있었고, 우리는 꽤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비관적이고 자기방어적인 성향 탓에 가장 행복한 순간에도 헤어짐에 대한 각오를 남겨두는 내가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관계였다. 그는 내가 좀 더 자유롭고 용감하게 사는 것을 늘 지지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상대에 대한 믿음은 행복한 결혼생활의 전제가 될 수는 있어도 전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건,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며느리와 사위의 신분 차이

현재의 결혼제도 안에서 여자와 남자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내가 여자임을 생애 처음으로 가장 적나라하고 억압적인 방식으로 깨닫게 해준 것이 결혼이었다. 나는 절대로 남편과 동일한 위치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영원히 남편에게 종속된 한 단계 아래의 인간임을 결혼은 끊임없이 되새겨주었다. 이쯤에서 남자의 경제적 책임과 부담을 반론으로 들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자에 대한 가부장제의 억압은 경제 사정과 관련 없이 존재한다.

며느리와 사위에게는 주어지는 기대가 다르다. 사위는 0에서 시작해 조금만 잘해도 바로 +로 올라가는 데 비해 며느리는 수많은 기대를 다 채워야 비로소 당연한 0이 된다. 그 많은 기대에서 하나라도 못 채우면 바로 -로 떨어진다. 시간을 내서 남편 부모님을 만나고, 좋은 식당과 카페를 알아보고, 나로서는 최대한의 사회성을 발휘하여 그럭저럭 화목한 식사를 하고 나서도 ‘애교 없는 며느리’라는 평가를 듣는 이유다.

나의 애쓴 마음은 당연한 것이 되고 오히려 다른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을 지적받는 반면, 남편의 마음은 쓴 만큼 그대로 빛이 난다. 사위에 대한 평가는 ‘한 일’에 집중되지만, 며느리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은 일’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양가에 같은 수준의 마음을 쓰고 행동을 하기로 합의하며 결혼한 지 1년, 나의 남편은 자상하고 배려 깊고 착한 사위가 되어 있었고, 나는 남편의 팔불출 덕분에 편하게 지내는 ‘그냥 며느리’가 되어 있었다.

제도 속의 개인

괴로울 때마다 나는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문제라고 수없이 되뇌었다. 내게 행해지는 억압의 얼굴인 남편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남편 부모님의 인품과 언행에서 좋은 점을 찾아서 별개의 문제들을 퉁치려고 노력했다. 어찌 됐든 가부장제 속에서 나는 약자의 위치에 놓여있고, 약자는 강자를 이해해야 표면적으로라도 편안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고 염려하는 부모님이고, 내가 정기적으로 교류할 대상이기도 하니 말이다.

개인으로 보자면, 그분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좋은 분들이다. 이 사실이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불필요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분들은 정이 많고, 성실하게 가계를 꾸리고, 타인에게 친절하고, 일상의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는 선량한 분들이다.

그러나 온화한 성품의 그분들과 내가 시부모와 며느리로 만나는 순간, 상황은 복잡해진다. 우리는 서로를 상처 입힐 의도가 전혀 없지만, 결과적으로 상처 내고 상처 입는다. 그분들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분명 나를 상처 입히는 건 그분들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분들을 서운하게 만든다. 내가 나로서 존재하려는 시도가 그분들에겐 며느리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깨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비혼과 기혼의 손익계산서

이 땅의 많은 여자들은 알고 있다. 결혼제도가 여자의 삶을 제약한다는 것,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에게는 기대되지 않는 것들이 ‘역할과 도리’라는 이름으로 요구된다는 것을. 그럼에도 결혼을 원하고 결혼을 한다. 분명 결혼이 주는 달콤함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을 약속하고, 관계에서 안정감을 얻는 것과 같이 개인적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떤 과업을 완료했다는 인정, 살 곳을 마련하고 아이를 기르는 데 필요한 제도적 지원 등도 있을 것이다.

결혼의 장점과 단점을 따져보면 어느 쪽의 리스트가 더 길까. 기혼과 비혼의 장단점을 표로 그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손익계산서를 만들어본 후, 여전히 결혼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에 대해 경기를 일으키는 사회적 특성을 고려해볼 때, 그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어쩌면 비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일 수 있다. 개인의 선택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 비혼에 대한 편견이 사라진다면, 과연 이 사회의 여자들은 결혼에 관해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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