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맥주 평가사이트 ‘레이트비어’(Ratebeer)가 채점한 ‘한국맥주 베스트 10’을 소개한다. ▲1, 2, 4, 6위는 모두 부산의 수제맥주가 차지했다. ▲3, 8, 9, 10위는 서울 수제맥주가 차지했으며 5위는 강릉, 7위에는 경기도 수제맥주가 랭크됐다. ▲롯데, 하이트진로, OB맥주 등 대기업 맥주는 한 종류도 ‘5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1위; 부산 ‘설레임’
레이트비어가 평가한 넘버원 맥주는 뭘까. 이 제조사는 서울이 아닌 부산에 있다. 양조 경력 2년째인 이 회사의 이름은 ‘와일드웨이브 브루잉’(Wild Waves brewing)이다. 이 회사의 맥주
와일드 웨이브 설레임(Wild Waves Surleim)이 3.30의 평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첫 맥주 출시의 설렘을 담아 ‘설레임’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 맥주의 맛은 어떨까. 포털사이트에서 한 블로거는 이렇게 평가했다.
“입 안에 기분 좋은 홉 향이 퍼지며 바로 산미가 다가온다. 쌉싸름한 맛을 좋아하는 저에게도 꽤 만족스러울 정도의 산미였으며, 마지막엔 곡물의 고소한 맛이 남는다. 왠만한 수입 맥주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수준이다.”
2위; 부산 ‘브렛 IPA’
이 회사의 맥주는 2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와일드웨이브 브렛 IPA(Wild Waves Brett IPA)으로, 평점은 3.26점이다. 이 회사의 다른 맥주 와일드웨이브 벨라 IPA(Wild Waves Belgian Rye IPA)는 13위(평점 3.17)를 기록했다.
두 맥주에 붙은 IPA는 인디안 페일 에일(Indian Pale Ale)의 줄임말이다. 과거 영국인들이 맥주를 식민지인 인도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맛의 변질을 막기 위해 알코올 함량을 높이고, 방부제 역할을 하는 홉을 많이 넣어 마시면서 탄생한 맥주라고 한다.
3위; 서울 ‘지리산 반달곰’
3위는 서울 이태원에 있는 유명 맥주집 크래프트웍스 탭하우스(Craftworks Taphouse)의 맥주가 차지했다. 캐나다인 사장 댄 브룬(Dan Vroon)이 2010년 오픈한 이 가게는 한국의 산 이름을 붙인 맥주 리스트가 인기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장이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 가게는 2011년 지리산 반달곰 IPA(Jirisan Moonbear IPA)라는 독특한 이름의 맥주를 내놓았다. “지리산 반달곰을 보존하자”는 마음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는 것. “알콜 도수가 높고 홉의 풍미가 두드러진다”는 이 맥주는 2위인 와일드웨이브 브렛 IPA와 같은 3.26점의 평점을 받았지만 순위는 3위였다.
이 가게의 또 다른 맥주 금강산 다크 에일(Geumgang Mountain Dark Ale)은 11위에 올랐다. 이 맥주는 “스모크 향이 진하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위; 부산 ‘문라이즈 페일 에일’
부산 광안리에는 바닷가를 연상시키는 ‘갈매기’라는 이름의 맥주집이 있다. 미국식 에일 맥주를 표방하는 이 맥주집의 정식 이름은 ‘갈매기 브루잉’이다. 다른 맥주회사에 레시피를 주고 위탁생산한 것을 케그(keg“맥주저장용기)에 담아 와서 판매하고 있다. 이곳 사장 역시 캐나다인이다.
5위; 강릉 ‘블론드 에일’
5위는 강원도 강릉에 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 만드는 맥주다. 막걸리 양조장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2015년 9월 맥주양조장으로 바뀌었다. 솔잎, 댓잎, 국화, 창포, 매실, 모과 등 전통주에 사용되던 재료로 7종의 개성있는 맥주를 만들고 있다.
이 곳의 대표 맥주는 블론드 에일이다. 부드럽고 목 넘김이 깔끔한 것이 특징인 이 맥주는 평점 3.21을 받았다. 한 네티즌은 “강릉에서 핫한 이곳은 마치 서울 이태원에 와 있는 느낌이 드는 수제 맥주집”이라고 평가했다.
6위; 부산 ‘로망스 세션 IPA’
6위는 부산의 아키투(Akitu) 브루잉에서 만든 맥주다. 아키투는 인류 최초 문명인 수메르(Sumer) 시대에 행해졌던 신년 축제 이름이다. 2003년 오픈한 이 회사는 “맥주는 수메르 시대부터 양조됐다”며 “축제 때 엄청난 양의 맥주가 소비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카멜리아 등 7종의 대표 맥주를 생산중이다.
이 회사의 맥주 ‘로망스 세션 IPA(Romance Sesson IPA)’가 6위에 올랐다. 평점은 3.21이다. 이 회사의 김판열 대표는 23일 팩트올과의 통화에서 “세션(Sesson)은 좀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것을 일컫는 말”이라며 “로망스 세션은 카멜리아에 변화를 준 맥주”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카멜리아 IPA는 25위에 랭크됐다.
7위; 남양주 ‘모카 사우트’
7위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더 핸드 앤 몰트 브루잉 컴퍼니에서 만든 ‘더 핸드 앤 몰트 모카 스타우트(The Hand and Malt Mocha Stout)’로, 평점은 3.21이다. 검은색을 띠는 이 맥주는 커피, 초콜릿, 견과류, 과일향 등 복합적인 맛이 난다고 한다.
이 회사를 만든 도정한씨(42)는 재미교포 2세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0년간 일했던 그는 1997년 미국에서 처음 수제맥주를 맛봤다. 미국 양조전문가와 손잡고 2014년 한국에 양조장을 차렸다.
주재료인 맥아는 영국산 마리스 오터(Maris Otter)와 독점계약을 맺고 들여온다. 마리스 오터는 독특한 견과류 풍미를 가지고 있어, 고급 맥아로 평가받고 있다. 이 양조장에서 만드는 또다른 맥주 더 핸드 앤 몰트 슬로우 IPA(The Hand and Malt Slow IPA)는 12위(평점 3.18)에 올랐다.
8위; 지금은 팔지 않는 ‘헬레스’
레이트비어 랭킹 사이트에는 지금은 사라진 매장의 맥주가 순위에 올라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있었던 오킴스 브로이하우스다. 웨스틴 조선호텔 외식사업부는 2002년 국내 첫 하우스 맥주점인 오킴스 브로이하우스를 오픈했었다.
이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맥주는 헬레스(Helles) 맥주였다. 밝은 황금색의 헬레스는 독일어로 맑고 순결함을 의미한다. 거품이 진하며 깨끗한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레이트비어는 헬레스 맥주에 평점 3.21을 줬다.
그러나 이 매장에서 더 이상 헬레스 맥주를 맛볼 수는 없다. 웨스틴조선 호텔의 한 관계자는 팩트올에 “오킴스 브로이하우스는 2011년 5월 영업을 접었다”고 말했다.
9~10위; 이태원 ‘페일 에일’ ‘더 라스트 트레인’
이태원 경리단 길은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 ‘수제 생맥주의 메카’로 불린다. 랭킹 3위에 랭크된
크래프트웍스 탭하우스 외에 2012년 오픈한 맥파이의 맥주도 인기가 높다. 이 가게에선 피자와 함께 에일 맥주를 즐기는 ‘피맥’이 제격이다.
맥파이의 경우엔 무려 7종의 맥주를 순위에 올렸다. 대표적인 맥주 페일 에일(Pale Ale)이 9위, 더 라스트 트레인(The Last Train) 10위, 포토(Porter) 16위, 더 고스트 고제(The Ghost Gose) 17위, 블랙 록(Black Rock) 26위, 컨트리 포크(Country Folk) 27위, 3C IPA가 42위를 차지했다.
역시 이태원에 있는 파이루스(Pyrus)와 더 부스(The Booth)도 5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파이루스의 대표 맥주 에스프레소 포토(Espresso Porter)는 14위, 더 부스의 웟에버 라이 IPA(Whatever Rye IPA)는 41위를 기록했다. 더 부스에는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서울 특파원이었던 다니엘 튜더가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다.
임신 21주 차, 남편한테 복숭아가 먹고 싶다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