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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536 출처
이 글은 7년 전 (2018/10/20) 게시물이에요








 상처를 만지다 | 인스티즈


이상국, 리필

 

 

 

나는 나의 생을

아름다운 하루하루를

두루마리 휴지처럼 풀어 쓰고 버린다

우주는 그걸 다시 리필해서 보내는데

그래서 봄은 해마다 새 봄이고

늘 새것 같은 사랑을 하고

죽음마저 아직 첫물이니

나는 나의 생을 부지런히

풀어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처를 만지다 | 인스티즈


홍영철, 모래알 하나

 

 

 

모래알 하나가 물 위에 떨어진다

동그란 무늬가 물가로 번진다

모래알 하나가 우주 위에 놓인다

동그란 무늬가 우주 속으로 퍼진다

모래알 하나가 땅을 흔들고

동그란 무늬가 우주의 온 공간을 흔든다

오늘은

네가 세상의 중심이다







 상처를 만지다 | 인스티즈


박칠근, 숯에 대한 단상

 

 

 

잘 만들어진 숯을 쪼개보면

속이 한결같이 까맣다

불 지피고 얼마나 기다리면

소용 있는 숯을 만들 수 있을까

타다 만 장작은 쓰일 데 없고

너무 타버리면 재 되어

다시는 화기를 담지 못한다

 

양질의 숯 만들려면

아궁이에서 섣불리 분리하면 안 된다

너무 빨리 진화한 것과

진화할 시기를 놓쳐 재가 된 것과

좋은 숯이 되는 것은 순간에 생긴다

 

아궁이 안의 장작처럼 얽혀

타고 있을 때가 있다, 살다보면 더러







 상처를 만지다 | 인스티즈


조예근, 내가 나를 배반하고

 

 

 

하루 세끼

우물우물 씹어 먹는 흰 밥덩이만큼이나

두루뭉술하게

나는 나도 모르게

아침에 한 약속 저녁이면 배반하고

그 하얀 거짓말쟁이인 나를

철석 같이 믿는다

 

내 마음 빈 뜰에 물렁물렁한

쉰 밥덩이 같은 내가

허우적허우적

흐르는 시간의 물속에 물구나무서서

중얼중얼 신이 되라고 나를 부추긴다

 

칼칼한 아침 느닷없이 서쪽하늘에서 보름달이

하얗게 웃으며 떠오르듯이

그렇게 나는

아침마다 하얀 거짓말쟁이가 된다







 상처를 만지다 | 인스티즈


류정환, 상처를 만지다

 

 

 

입춘 지나 경칩이면 봄 아니냐고

밖에 내놓은 군자란이 밤새 냉해를 입어

한 잎 끝이 짓무르더니

손쓸 겨를도 없이 마르고 부서졌다

 

매끈하던 잎에 상처가 생겨

흉한 것을 며칠 들여다보다가

아예 잎 밑동을 잘라버릴까

가위를 들었다 놓기를 거듭하다가

 

그냥 두기로 하였다

얼룩진 상처도 제 얼굴이려니

감출 수 없어서 눈길을 붙드는

흉터도 제 삶이려니 싶어

성급함을 자책하는 내 상심이

살을 도려내는 아픔보다 더하랴 싶어

 

그냥 두고 한 번 더

한 번 더 만져주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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