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에 살고 29살입니다 남편이랑은 동갑이구요
지방에 산다고 밝힌 이유는 집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싼 동네에 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리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해요
작년 10월말쯤 생리가 없어 임테기를 해보니 두 줄이 나왔습니다
준비된 임신이 아니라 많이 당황했지만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었기 때문에
양가 허락을 받고 상견례도 무사히 잘 끝내고 2월에 식을 올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구들 무리에게 임신사실을 알리고 결혼을 한다고 했고,
반은 지워라는 입장을 내놓았고 반은 축하한다고 해줬습니다
그 중 한 명이 문제였습니다
이 친구랑은 초중고 같이 나온 친구였고, 20살이 돼서도 자주 만났던 친구였습니다
임신사실을 알리자 말자 지워라, 돈이 없다면 자기가 빌려줄테니 당장 지우라고 했습니다
친구가 "너 그렇게 결혼하면 행복할 것 같냐, 그런 결혼은 축복받지 못할 결혼식이다 그러니 나는 니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다" 라고 하더라구요
무슨 혼전임신을 큰죄를 진 것 처럼 얘기를 했습니다
'난 정말 축복 받지 못 할 결혼을 하는 걸까'
뱃속에 있는 아기한테 미안할 정도로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분명 축복해주는 사람도 있는데 제일 오래 사귄 친구가 저런 말을 하니까 충격이 컸습니다
멘탈 다시 잡고 저희 부모님, 시부모님에게 임신사실을 알리고 결혼하겠다고 했습니다
친구한테 잘 얘기가 됐다고 결혼식 올리기로 했다고 말을 했습니다
일단 축하한다고 얘기는 해주더군요
그렇게 식장알아보고 웨딩촬영하고 병원왔다갔다하고 회사일도 하다보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친구가 갑자기 연락이 와서는 식장을 정했냐고 하더라구요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하니, 자기가 아는 언니한테 들었는데 구청에서 결혼하면 무료로 할 수 있다면서 추천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누가 구청에서 결혼식 올리고 싶겠냐고 얘기를 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대화체로 하겠습니다(친구는 A)
나 : 누가 구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겠어ㅋㅋ
A : 아니 ㅋ 나는 니 생각해서 알아보고 추천해주는건데 왜 말을 그딴식으로 하냐
(자기도 아는 언니한테 주워들어와놓고서는 알아봤다고 하더라구요)
A : 나는 니를 소중히 생각해서 임신했을 때도 돈 흔쾌히 빌려주겠다고 했고(낙태비용), 니가 계속 걱정이 됐다 근데 왜 그렇게 말을 못됐게 하냐
나 : 상처받았으면 미안하다 내가 지금 예민해서 그랬나봐
A : 돈이 그렇게 많으면 구청에서 결혼하지 말고 비싼 식장 가서 호화롭게 결혼식 올려서 잘 먹고 잘 살아라. 너한테 실망했다 애 낳고 잘 먹고 잘 살길 바란다 절교하자
(이런식으로 비꼬더라구요)
이런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안그래도 신경쓸 일이 많은데 스트레스 받더라구요
자기가 저한테 축복받지 못할 결혼이라고 상처 준 건 생각 안하고
그냥 어디서 주워들은거 추천해주면서 거절하니까 저런식으로 나오니 오만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플래너랑 상담도 하고 개인적으로 식장에 연락해보니,
비수기 때는 식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곳도 있더라구요
진심으로 제 생각하고 알아봤으면 구청결혼식이 아니라 저런 걸 찾아서 알려줬겠죠
회사직원한테 물어보니 자기 주변에 구청에서 결혼식 올린 사람 한 명 밖에 없대요
그것도 재혼하신분;
구마다 다르겠지만 저희쪽 구청은 정말 분위기는 전혀 없고 주변에 식당 조차 없어요;
손님들 모아놓고 뷔페도 식당도 없는 곳에서 하는 게 예의인가요?
스몰웨딩보다 못한 거 아닌가 싶은데
돈만 내고 가라는것도 아니고;
부모님 체면도 있는데;
29살이나 됐는데 모아 놓은 돈도 없는 상태에서 결혼 전제로 만나고 있겠나요?
그러다가 결혼 전날 편지를 주겠다고 자기 일 마치고 집 앞에 온다길래 집앞에 도착하면 연락하라고 했는데 연락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신경안쓰고 담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물론 그 친구는 안왔고요 ㅋㅋㅋㅋ
신혼여행 갔다가 돌아오니 연락이 오더라구요 또
자기 결혼식 안갔는데 왜 연락 안하냐고
자기가 절교하자고 해놓고, 축복받지 못할 결혼식이라고 해놓고
결혼식 왜 안왔냐고 연락해야되나요?
편지를 자꾸 주고싶대요
그래서 알겠다고 집 앞에 도착하면 연락달라고 했는데
자기가 왜 우리집 앞에 와야되냐고 하네요
저는 지 생일 선물 같은거 늘 자기 집에 축하한다고 갖다 줬고
그 친구는 한 번도 저한테 직접 선물 준 적 없습니다
제가 직접 선물 받으러 갔습니다
선심쓰듯이 임신했으니까 내가 가줄게 이러더라고요
그러면서 편지를 받긴 받았습니다
안에는 축의금이라고 5만원이 들어있더라구요
글을 읽는데 그냥 결혼 축하하고 애기 낳고 잘 살아라고
자기는 저를 제일 친한 친구로 생각했대요
그래서 결혼식을 한 날 한 시에 올릴 줄 알았고
자기 부케는 내가 받고 내 부케는 자기가 받을 줄 알았대요;
그래서 먼저 가는 게 상처 받고 뒷통수 맞은 느낌이래요
이게 무슨 소리에요? 도대체;
저 친구가 21살에 남자친구가 생기자 마자 잠수를 탔습니다
2년 동안요 ㅋㅋㅋㅋ번호도 바꾸고
그래놓고 저한테 저런 말 할 자격이 있나요 ?
그렇게 저는 마음 속에서 저 친구를 잊고 지냈습니다
3시간전에 카톡와서 아기 잘 낳았냐고 연락이 왔네요
어떻게 제가 반응을 해야하나요
+추가
이 친구가 굉장히 보수적이고 피해의식이 심한 편 입니다
20살 때 까지는 그냥 보수적인 편이었는데
위에 언급했던, 잠수타고 사귄 남친이 바람을 폈어요 그 후로 피해의식까지 심해졌습니다
그래도 만남을 유지했던 건 저한테 딱히 터치를 안했어요
결혼, 남자 이런 얘기 빼고는 말도 잘 통하고
정확히 말하면 남친얘기를 안했어요
이 친구가 잠자리 자체를 불결하고 더러운 걸로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결혼 전에는 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하면 걸ㄹ 래요 ㅋㅋㅋㅋ
자기만의 가치관이고 저한테 피해주는 것도 없어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저한테 딱히 묻지도 않았구요
같이 다니는 무리들 중에서 저 친구가 한 두명 씩 싸우면서 무리에서 좀 떨어져 나가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친구는 현재,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남자친구 얘기가 나왔는데, 멀쩡하고 직장도 있으며 연애도 저랑 3년했어요
뭐 저를 아랫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말과 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은연중에 그랬던 걸 수도 있지만, 평소에 만날 때는 그런 걸 못느꼈어요
물가져와라 니가 돈내라 이런식으로 시킨 적도 없었으니까요
솔직히 이 관계를 이어나가고싶지 않아요
그냥 엿먹이는 장문의 카톡 하나 남기고 차단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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