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대학 졸업을 앞둔 학생이에요
방탈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한탄하구 싶어서요 어디 말할 곳두 없구요
어디서부터 말해야될지 모르겠는데
제가 중학생 때는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녀서 차비가 필요했어요 그때 버스 탈라면 일주일에 7500원인가 그랬을 거예요 근데 차비 말고 내가 학용품도 사야 되고 학교 끝나면 친구들이랑 오백원짜리 컵떡볶이도 먹고 싶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엄마한테 엄마 나 차비하고 용돈하게 만원만 줘 만원만 줘 일주일에 한 번씩 이랬어요 따지고 보면 순수 용돈 2500원었고 ㅋㅋ.... 진짜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네
근데요 내가 차비하고 용돈하게 만원만 줘 이러면 엄마는 맨날 돈 없는데.. 돈 없는데... 이 소리를 하면서 구겨진 천원짜리 몇 장, 짤짤이 몇 개, 이렇게 해서 몇 천원 주고 그랬어요 그때 되게 스트레스였어요 그 돈 없는데 라는 말이 왜 그렇게 싫었는지
한 번은 너무 짜증나서 왜 맨날 돈 없다고 그러냐고 빽 소리 지르니까 너 나한테 돈 맡겨놨냐고 화를 내는 거예요 엄마가 그때 진짜 충격이었어요 되게 상처더라구요
중학교 다니는 내내 엄마 나 차비하게 만원만 > 돈 없는데 이 소리를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들었어요 월요일 아침마다 말 꺼내기도 싫고 답답하고
그러다 고등학교를 들어가서는 엄마의 돈 없는데 소리를 듣기 싫어서 알바를 시작했어요 17살짜리 잘 안 써주잖아요 근데 알바가 너무 절실해서 시급 3000원이었나 3500원이었나 여튼 어떤 빵집에서 그렇게는 써준다길래 거기서 알바 했어요 야자 안 하고 학교 끝나구 가서요 주급 사만원인가 받았을 거예요 시간은 너무 오래 돼서 기억도 안 나네요
고등학교도 버스 타고 다녔거든요 그리고 제가 미술과가 있는 실업계를 다녔는데 미술 도구 사는 거 돈이 많이 들더라구요 엄마한테 이거 사게 돈 달라는 소리 죽어도 하기 싫어서 알바비로 차비하고 문제집 사고 미술도구 사고 그랬어요
옷도 맨날 시내에서 오천원자리 보세 티셔츠 사입고 만원짜리 티에 벌벌 떨고.. 엄마는 용돈 안 주는 거 당연하고 옷도 안 사줬어요 입학할 때 삼촌이 사준 운동화 고등학교 3년 내내 신고 다녔고 겨울 잠바는 사촌 언니가 물려줘서 그거 입고 다녔어요
미술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미술 학원 돈 많이 들잖아요 입시하려면 막 백씩 깨지고 근데 그거 낼 학원비가 없었거든요 방학 때 애들은 특강해서 그림이 이만큼씩 늘어서 오는데 나는 안 느는 거예요 방학 내내 하루종일 그림만 그리고 온 애랑 학교 방학 수업으로 네시간 그린 나랑 비교가 되나요 그림 정말 정말 좋아했는데 죽어도 안 느는 그림과 학원 다니면서 금방 쑥쑥 느는 친구들 보면서 자괴감 들어서 미술 관뒀어요 분명 입학초에는 비슷하거나 내가 좀 더 잘하거나 그랫었는데 그때 진짜 울고싶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취업 잘 된다는 전문대 와서 다니구 있어요 원래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할랬더니 대학 안 간 엄마가 대학은 꼭 가야된다 하도 난리라 그냥 왔어요 근데 그렇게 난리 치더니 입학금 없다 등록금 없다 그러더라구요 진짜 어쩌라는건지.... 결국 그 돈 할머니가 적금 들으신거 깨서 넣어주셨어요 삼백만원인가 그랬을 걸요 정말 감사하죠 죄송하구요... 여튼 국가장학금으로 돈이 뒤늦게나마 나와서 다시 돌려드렸지만요
대학 다니는 내내도 용돈 안 받고 알바 했어요 카페 알바 했는데 수업 끝나면 4시쯤 이래요 그럼 11시까지 카페 알바 해요 7시간씩 계속 서서 일하구.. 근데 오래 일하니까 알바비가 커지더라구요 팔십만원인가 그랬어요 그래서 그 후로 그냥 제가 내 차비하고 용돈도 하고 핸드폰비 보험비 다 내가 냈어요 자기보다 너가 더 많이 번다고 엄마가 안 내준대서요
그래서 여기까진 이해를 했는데 매달 20만원씩 달라는 거예요 나한테 그래서 내가 왜? 하니까 내가 너 먹여주고 키워줬는데 당연한 거 아니네요 그래서 그런가 싶어서 호구처럼 매달 이십만원씩 줬어요 알바비에서...
그냥 쓰자면 너무 자잘한데 음 제가 중학생 때까지는 부모님 하시는 식당 안쪽방에서 살았거든요 동생이랑 네식구가.. 그리고 고등학생 때 투룸으로 이사 가서 동생이랑 같이 방 썼어요 가구들은 어디서 주워오구 얻어온 거 엄마가 사주신 건 커튼 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대학교 1학년 2학기 때인가 와서 방 3개 있는 집으로 이사 오면서 있던 가구들 너무 오래돼서 버렷거든요 그럼 새로 샀을 거잖아요? 책상, 책장, 옷장, 침대... 다 제 돈으로 샀어요 알바비 하고 남는 돈 적금 깨가지고요. 원래 다른 집들도 이런가요?
아 등록금은 국가 장학금 받으면서 다녔어요 소득분위1분위라 많이 나와서 제가 내는 돈은 20만원만 내면 됐어요 학점 3점만 넘기면 장학금은 나왔거든요 알바 때문에 공부할 시간은 별로 없어서 수업시간에 되게 열심히 했었네요 그래서 학자금 대출 없이 학교 다니구 있어요
지금 졸업반인데 국가고시 때문에 평일엔 공부하려고 알바를 평일5일에서 주말2일로 옮겼어요 월급은 당연히 반토막 났는데도 엄마는 20만원 자꾸 달라길래 알바 시간을 옮겨서 이제 그렇게는 못 준다 하니 그럼 10만원 달래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주고 있어요 호구같긴 한데요 줄 수 밖에 없더라구요 저 새벽에 물 먹으로 나오다가 엄마가 통화하는 걸 들었어요 이모랑 삼촌들한테 전화하면서 돈 빌려달라고 하는 거요 진짜 너무 비참해서.... 줄 수밖에 없더라구요
어쨌든 얘기가 길어졌는데... 엄마가 어제 갑자기 저를 부르더니 너도 알고는 있겟지만 우리 집에 빚이 있다 너가 졸업하면 갚아야된다 이러는 거예요 놀라서 무슨 빚이냐니까 식당하려고 투자한 그런 돈이랑 전세금 대출, 자잘한 생활비 대출 이런 거더라구요 그래서 칠천정도 된대요 황당하죠... 난 학자금 대출도 안 하고 학교 졸업할 건데 무슨 빚이 칠천인지 아니 학자금 대출을 했어도 그 돈보다 적었을 거예요
말문이 막혀서 멍때리고 있으니까 엄마 친구는 아들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걔네 집 빚 몇 천 있던거 얼마 전에 다 갚았다고 기특하지 않냐고 막 떠벌떠벌하는데... 아 진짜 원래 다른 집은 다 그런가요???? 나만 지금 못 받아들이고 있나 답답해서 죽겠어요....ㅋㅋㅋ.............
동생도 아냐니까 모른대요 어린애가 뭘 알겠녜요 걔 나보다 한 살 어린데 무슨 말인지 진짜 모르겠지만 여튼요.... 쓰자면 엄마는 내 동생한텐 나한테 돈 없다고 주지도 않던 용돈 꼬박꼬박 주고 폰비 보험비 차비 다 엄마가 내주고 걘 알바도 안 하는데.. 지금 군대 갔지만 여튼요...
졸업하고서 너무 막막해요
빚 칠천은 도대체 언제 갚죠? 그리고 나더러 엄마 아빠 노후도 책임지래요. 그래서 나만? 이러니까 동생도 시킬 거래요. 너네 낳아주고 키워준 건데 당연하대요.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집도 이러고 살 것 같진 않은데 다른 집들은 다 이렇대요....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어요
심란해서 새벽에 한숨도 못자고 끙끙거리며 날밤 새웠네요
집 나오고 싶다 생각은 하면서도 못 나와요 엄마 아빠 보고 싶을까봐
나도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난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을 거예요 내 자식들도 나처럼 산다고 생각하면 진짜 끔찍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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