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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7년 전 (2018/11/02) 게시물이에요







 빛깔만 남는다 | 인스티즈


천양희, 불멸의 명작

 

 

 

누가

바다에 대해 말하라면

나는 바닥부터 말하겠네

바닥 치고 올라간 물길 수직으로 치솟을 때

모래밭에 모로 누워

하늘에 밑줄 친 수평선을 보겠네

수평선을 보다

재미도 의미도 없이 산 사람 하나

소리쳐 부르겠네

부르다 지치면 나는

물결처럼 기우뚱하겠네

 

누가 또

바다에 대해 다시 말하려면

나는 대책없이

파도는 내 전율이라고 쓰고 말겠네

누구도 받아쓸 수 없는 대하소설 같은 것

정말로 나는

저 활짝 펼친 눈부신 책에

견줄 만한 걸작을 본 적 없노라고 쓰고야 말겠네

왔다갔다 하는 게 인생이라고

물살은 거품 물고 철썩이겠지만

철석같이 믿을 수 있는 건 바다뿐이라고

해안선은 슬며시 일러주겠지만

마침내 나는

밀려오는 감동에 빠지고 말겠네







 빛깔만 남는다 | 인스티즈


전동균,

 

 

 

절을 올린다

오지 않는 잠을 청하기 위해

흰 벽을 마주 보고

땀 젖은 몸을 굽혔다 세우다 하다 보면

나는 나에게 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부터 나는

나를 믿지 못하고

이 세상을 믿지 못하고

내 영과 혼은 자꾸 나를 떠나려고 하니

내 속의 어떤 절을 향해 무릎 꿇고

공양을 올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서럽고

세상에서 내가 가장 두렵고

이미 죽은 자의 영혼이 그립고 그리워서

무릎이 굽혀지지 않는데

찬 마룻바닥에 댄 이마가

잘 떼어지지 않는데

누구일까, 어느새 내 곁에서

손과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나보다 더 공손하게 절을 올리는

저 사람은







 빛깔만 남는다 | 인스티즈


천상병, 약속

 

 

 

한 그루의 나무도 없이

서러운 길 위에서

무엇으로 내가 서 있는가

 

새로운 길도 아닌

먼 길

이 길은 가도가도 황토길인데

 

노을과 같이

내일과 같이

필연코 내가 무얼 기다리고 있다







 빛깔만 남는다 | 인스티즈


문인수, 드라이플라워

 

 

 

마음 옮긴 애인은 빛깔만 남는다

말린 장미 안개꽃 한 바구니가 전화기 옆에

놓여 있다 오래

기별 없다 너는 이제 내게 젖지 않아서

손 뻗어 건드리면 바스러지는 허물, 먼지 같은 시간들

가고 없는 향기가 자욱하게 눈앞을 가릴 때

찔린다 이 뾰족한 가시는

딱딱하게 굳은 독한 상처이거나 먼 길 소실점

그 끝이어서 문득, 문득 찔린다

이것이 너 떠난 발자국 소리이다







 빛깔만 남는다 | 인스티즈


김상미, ()의 미학

 

 

 

녹은 쓸쓸함의 색깔

염분 섞인 바람처럼 모든 것을 갉아먹는다

 

세상을 또박또박 걷던 내 발자국 소리가

어느 날 삐거덕 기우뚱해진 것도 녹 때문이다

 

내 몸과 마음에 슨 쓸쓸함이

자꾸만 커지는 그 쓸쓸함이

나를 조금씩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된 건물에 스며드는 비처럼

아무리 굳센 내면으로도 감출수가 없는 나이처럼

녹은 쓸쓸함의 색깔

흐르는 시간의 사랑 제때 받지 못해

창백하게 굳어버린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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