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 부친 사기피해 고교동창생 2인 일문일답
마닷은 떴지만 우리 딸은 학원 한번 못가고 컸어요
중부매일 취재진은 유명 래퍼 마이크로닷(신재호) 부친 신모씨(61)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고교 동창생 A(61)씨, B(61)씨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했다. 신씨에게 피해를 당한 일부인 이들은 지난 20년간 보증 채무를 갚느라 농장일과 건설현장에서 품팔이를 했지만,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격정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들은 특히 해외 도피 후 연예계에 데뷔시킬 정도로 자식을 잘 키운 신씨와 달리 마이크로닷 또래 딸아이를 "학원 한번 제대로 못보냈다"며 "빚 갚느라 근본없이 살 수 밖에 없었다"고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20여년 전 일(신씨의 해외도주)이 최근 이슈가 됐는데,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 마이크로닷이 8년전 처음 TV에 나오자 두 딸이 글을 올리며 문제제기 했다. 하지만 유명하지 않아 이슈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나혼자 산다' 등 예능 나오면서 글 올리니까 '마닷'이 최초 유포자 고발한다고 하더라. 뉴질랜드에서 초반에 사기당해서 힘들게 컸다고 하니까 딸이 고생은 우리가 했는데 거짓말 하고 있다며 화가났지. 그런데 이번에 '마닷'이 유포자를 처벌한다는 기사 띄우면서 논란이 된 거지.
▶피해액은 얼마나 되나.
- 나는 1억5천(당시 기준)정도 돼요. 내가 그걸 갚느라 7년간 목장을 지키며 갚았어. 당시 내가 파산하면 나 보증서 준 사람들이 연쇄부도 나잖아. 그거 막으려고 8년 갚았어. 내 빚은 원금이 5천만원 이었는 데, 이자가 불어 2억5천만원까지 늘어났더라구. 당시에는 연체 걸리면 이자가 25%까지 올라갔어. 요즘처럼 1~2% 했으면 갚았겠지.
신씨 도망간 날(98년 5월) 농협에서 유채동산을 압류했더라구. 그래서 내가 "소를 다 굶겨서 죽여버린다"고 했더니 농협 조합장이 신씨 빚(4천만원)과 내 빚(3천만원)을 일단 잡아 둔거지. 그후 8년 갚은 거지. 하루 우유(원유) 수입이 100만원씩 됐어. 젖을 짜서 팔면 하루 100만원씩 나왔어. 일주일에 700만원씩 벌었지. 그러나 역부족 이었어. 결국 2006년 파산했지. 그 당시(1998년)에는 6개월 동안 일만하고 전화 안 받고, 사람도 안 만나니 폐인됐다는 소리도 나왔어. 파란만장했지.
▶이 일대에서 가장 큰 농장이었다고 들었다.
- 개인 농장으로는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갔지. 견학도 많이 오고 국회의원 시장도 와서 격려했지. 남한테 피해준거 없고 남한테 진 빚 다 갚으려 노력 했는데,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아내랑 같이 고생하면서 살았지. 근데 작년에 '도시어부'에 '마닷'이 나오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 안 볼 라다 보면 잠이 깨. 그래서 걔들 기사에 댓글 달고 그랬어.
지난 3월에 스트레스 받아 병원 갔더니 큰 병원 가라더라구. 지난 4월초에 담도암이 발견됐어. 그래서 서울에서 5월 26일날 수술을 했지. 그래서 예전에 ○○사료 아줌마(판매업자)도 화병으로 바로 돌아가셨어. 농협조합장 형 ○○씨도 보증 피해를 갚다가 파산하면서 죽었어. 암 걸려서. 그 딸이 우리 딸 글보고 전화해서 그렇게 울었다고 하더라구. 아버지 원은 풀어준 거 같다고 … . 그래도 매스컴에서 잡아줘서 고맙지. 이××들 법적대응 한다더니 증거 대니 잘못했다고, 사과한다더라구. 난 돈도 필요없다고 했어. 20여년을 어떻게 살았는데 애들하고 친구들 만나러 동창회도 안가 사람 만나기가 싫어서. 사람을 못 믿는거야. 고등학교 때부터 제일 친했던 놈인데… . 난 송아지 4마리 갖고 식구하고 결혼 패물 팔아 다쓰러가는 집 임대해서 일군 거거든. 한 번에 날린거지. 대지가 4천평은 돼 당시 농장이.
▶신씨가 많이 원망스럽겠다
- 둘도 없는 친구 놈이…. 그놈 때문에 목장을 시작했는데…. 누가 이래 될 줄 알았나. 인생 다 망친거지 친구 잘못만난 탓이지. 그러니 '마닷'이 TV 나오니까 울화통 터져서 못살겠더라고. 하여간 뭐 매스컴에서 힘써줘서 해결되는 거 같아. 나는 돈도 싫고 안 봤으면 좋겠어. 자식도 알았는데 먼저 사과를 했어야지, 처음부터 고소라니… . 그 ××들 들어오면 죽이고 싶다 그렇게 글도 썼어. 오죽했으면 그랬겠어. 잠이 안와. 너무 힘들어. 합의하자는 전화도 받았는 데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그냥 안 봤으면 좋겠어. 그날 도주할 때 낌새가 있어서 주의해야겠다 했는데 걔들이 빨랐던 거지. 몇 달전부터 브로커 통해 준비를 많이 했어. 밤에 도주하려고. 다른 친구들은 그놈(마닷 부친)이랑 SNS도 하고 연락도 주고 받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 친구랑도 각별했는데 인연을 끊었어. 애들한테 미안하지만 "난 나 때문에 잘못된 사람들 돈 갚고 갚고 갚다가 못 갚아서 신용불량자 되고 그게 왜 창피하냐"고 했지. 난 당당해. 비록 내 명의 통장도 없고 카드도 없지만. 남한테는 피해 안주고 열심히 살았어. 그래도 제천 사람들이 많이 보듬어주고 좋게 말해줘 여태 살았지.
▶신씨가 조만간 들어온다고 하는데
- 뉴스 보니까 조만간 들어온다니 더 화가나. 식구하고도 애기했는데, 시간벌기 아닌지 모르겠어.
또 다른 B씨의 1문 1답
▶피해액 얼마나 되나
- 당시 기준으로 4천만원 안팎이다. 보증을 선 것이다.
▶책임을 물을 생각인가
- 돈 보다도 10년, 20년 빚 갚으면서 다들 인생이 꼬였다. 그러면서 자식교육 제대로 못시키고 한이 맺힌다. 그런데 신씨 자식은 잘 되서 TV에 나오니, 생병이 나는 거지. 안 봤으면 좋겠어. 피해자 다들 똑같은 마음이야. 우리 자식은 기회를 박탈당한 거잖아. 빚 갚으면서 근본도 없이 살았으니까. 그러고도 복구도 못한 사람이 많으니까 친구(A씨)처럼. 아픔이 계속 되는 거니까. 옛날에 경찰에서 혐의는 충분히 입증이 됐으나, 당사자가 없어 기소중지 된거지. 통지가 집집마다 다 왔었어.
▶채무 어떻게 갚았나
- 생각하기도 싫다. 10년 동안 나눠서 겨우 갚은 것 같다. 그땐 낙농가들이 어려워서 휘청했을 때라 더 힘들었지. 그래서 딸한테 지금도 욕먹어. 나는 학원도 못가보고, 과외도 못 받았다고 말이지. 그래도 이제 뭐 다 해결되가는 거 같으니 잊고 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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