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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7년 전 (2018/12/23) 게시물이에요








 호주머니 속의 시 | 인스티즈


임선기, 호주머니 속의 시

 

 

 

어느 하루 나는

팔레스타인의 한 시인을 본 적이 있다

 

어느 날 그는 강당에서

세계 시민들을 향해

울고 있었다

시를 읽으며

울고 있었다

 

어느 하루 나는

그 시인의 시를 적어

호주머니 속에 넣었다 그의 시를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느 하루 나는

시의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세계의 구석 어느 어둠 속에서

흐느끼던

 

시의 소리를 들었다







 호주머니 속의 시 | 인스티즈


천양희, 마음의 지진

 

 

 

제 이름을 부르며 스스로 울어봐야지

제 속의 비명을 꺼내 소리쳐봐야지

소나기처럼 땅에 패대기쳐봐야지

바람에 몸을 길들여봐야지

늪처럼 밤새도록 뒤척여봐야지

눈알 속에 박힌 모래처럼 서걱거려봐야지

사랑 때문에 허리가 남아돌아봐야지

어느 날 문득 절필해봐야지

죽어라고 살기 위해 잡문을 써봐야지

사람 때문에 마음바닥이 쩍쩍 갈라져봐야지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워봐야지

마침내 갈 데가 없어봐야지

그때야 일어날 마음의 지진







 호주머니 속의 시 | 인스티즈


이재무, 눈사람

 

 

 

눈 내린 날 태어나

시골집 마당이나 마을회관 한 구석

혹은 골목 모퉁이 우두커니 서서

동심을 활짝 꽃 피우는 사람

꽝꽝 얼어붙은 한밤 매서운 칼바람에도

단벌옷으로 환하게 꼿꼿이 서서

기다림의 자세 보여주는

표리가 동일한 사람

한 사흘

저를 만든 이와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

마음의 심지에 작은 불씨 하나 지펴놓고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이

이 세상 가장 이력 짧으나

누구보다 추억 많이 남기는 사람







 호주머니 속의 시 | 인스티즈


권경업, 달빛무게

 

 

 

쑥밭재 구상나무는, 열이레

달빛이 무거워 가지가 처졌습니다

 

누구신가요, 가만히

낙엽 진 내 가슴의 빈 가지에 걸터앉은 이







 호주머니 속의 시 | 인스티즈


김명원, 바라다

 

 

 

그대 내 눈에 들길

다른 모든 길 마다하고 오로지 내 몸에 들길

언제였던가 서릿발 줄곧 대나무숲에 장엄히 내려

머나 먼 까마귀 발자국에도 겨울밤이 지워질 무렵

바람 소리가 설핏 스러질 듯 노래로 남아

그대 홀로인 창을 두드린다면

 

나인 줄 아시길

내 목메임인 줄 내 사무침인 줄 아시길

잔설이 듬성 놓인 저 산녘은

넘치는 내 마음인양 흘러내려 굽은 계곡이 되고

부풀어 터진 언 대지는 그리움으로 솟구쳐 올라

그대 슬픔을 받쳐주는 지평선 되려니

 

그래, 너무 깊어 한번 디디면 아득한

그대 눈보라에 나 이르려 하니

얼마큼이나 더 소란히 헝클어져야

문득 눈 그친 뒤 살찌우는

고요로 내 사랑

푸른 물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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