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령되이 움직이지 말라
침착하게 태산처럼 무겁게 행동하라
지금 신에게 아직 열두 척 전선이 있사옵니다
전선이 비록 적으나 미천한 신이 죽지 않았으므로
적들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무릇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에 마땅한데
네가 죽고 내가 살았으니
어쩌다 이처럼 이치에 어긋났는가
이 원수를 갚을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나이다
싸움이 급하다 부디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
바다에 맹세하니 어룡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
원수를 모두 멸할 수 있다면
죽음이라도 사양하지 않겠다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아무리 좌수사의 명령이라 하더라도
나라의 물건을 마음대로 자를 수는 없다
나라에 충성을 바치느라 했건만 죄가 이미 이르렀고
어버이에게 효도하려 했건만 어버이마저 가버리셨다
장부가 세상에 나서 쓰일진대, 목숨을 다해 충성을 바칠 것이요
만일 쓰이지 않으면 물러가 밭을 가는 농부가 된다 해도
또한 족할 것이다
흐리고 비가 내렸다
배를 끌어 중방포에 옮겨 대고 영구를 상여에 실어 본가로 돌아왔다
마을을 바라보고 통곡하니 찢어지는 마음을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는가
집에 이르러 빈소를 차렸다 비가 크게 퍼부었다
남쪽으로 떠날 일도 급박했다
부르짖어 통곡하며 속히 죽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비가 오다가 말다가 한다
아침에 흰 머리를 몇가닥 뽑았다
흰 머리털이 뭐 별거 겠느냐만은
다만 위로 늙으신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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