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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246 출처
이 글은 5년 전 (2020/1/04)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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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 인스티즈


노정분, 달맞이꽃

 

 

 

소나기 그치고

지친 몸 털고 일어나

자정을 오릅니다

그는 먼 데서

첫인사를 나눴습니다

우린 예전부터 낯익은 듯

눈빛을 섞었지요

새벽의 부름을 받고

그가 서둘러 떠났을 때

나는 발돋움으로 따라갔지만

홀연히 산 너머로

옷자락 감추었습니다

슬픔을 꼭 다문 그의 얼굴

나직이 흐르는 물결로

내 심장 깊숙이 밀려와

날마다 이 몸 줄줄이

밤을 꿰며 오른 언덕은

낮같은 그의 뜨락임을 알았습니다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 인스티즈


문태준, 아침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 번 또 한 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 인스티즈


문정희, 늙은 꽃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 다 써 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오묘하다

분별 대신

향기라니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 인스티즈


최문자, 사랑의 모든 것

 

 

 

슬픔의 마지막 페이지는 살구색

후일

우리는 살굿빛을 이해했네

훌쩍거리는 동안

증발하지 않는 눈물과

달려 나간 말발굽

살구가 뭉개진 더 진한 살굿빛

풀처럼 조용했지만

서로가 서로를 따 들어가다

이내 살구를 다 떨군 살구나무

왼쪽 뺨을 살구에 대고

나무 아래 쪼그리고 있을 때

천천히 나를 떠나고 있었네

오래 전 죽은 살구들이

둥둥 떠가는 뭉클뭉클한 살구들이

후일

우리는 살구 맛을 이해했네

슬픔의 혀로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 인스티즈


박경남, 가시

 

 

 

가시가 목에 걸렸다

고봉으로 담긴 시간이 정지되었다

바다를 떠난 뼈가 몸에 뿌리 내리더니

저녁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무심히 삼킨 고등어 한 점

그 안에 물의 뼈가 숨어있었다니

물속에서 자란 뼈가 급류처럼 거세다

벌컥벌컥 물을 넘기고 밥 한술 밀어 넣는다

 

파도에 소용돌이치던 가시

밤새 들이킨 물에 더욱 자라난 것인지

단잠을 쿡쿡 쑤셔대기 시작했다

 

뿌리가 깊을수록 부력도 커지는 것일까

 

휘감긴 무늬를 내 몸에 새기고 싶어

물소리의 파동으로

잡힐 듯 밀려가기를 반복하며

도무지 길이 열리지 않는다

 

통증을 다 피우기 위해 가시는 결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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