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식당, 여성 손님의 경우 음식양 적어
공깃밥 적게 나올 때도
식당 측 "여자들 적게 먹고 음식 남기면 불편"
여성들 "같은 돈 내고 왜 차별당해야 하죠" 분통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같은 돈을 지불하고, 왜 차별을 받는지 모르겠네요"
최근 서울 모 번화가에 있는 식당을 찾은 20대 중반 여성 직장인 A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함께 식당을 찾은 같은 부서 남직원과 동일한 음식을 주문했는데, 한눈에 봐도 A 씨 음식의 양이 더 적었기 때문이다.
A 씨는 곧바로 식당 주인에게 항의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더 황당했다. A 씨는 "식당 주인이 여자라 더 적게 먹을 것 아니냐면서, 원래 그렇게 여자의 경우 적게 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내 돈 내고 먹는데 왜 차별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근 일부 식당에서 여성 손님의 경우, 주문한 음식이나 공깃밥이 남성과 비교하면 훨씬 더 적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식당 측은 "여성이라 음식을 조금 먹고, 또 음식이 남으면 버리기 아깝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결정을 왜 손님과 상의 없이 식당 주인이 하느냐는 데 있다. 소비자보호법 제3조 소비자의 기본적 권리 '안전하고 쾌적한 소비생활 환경에서 소비할 권리'가 침해당하는 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를 성토하는 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주부 이용자들이 많은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B 씨는 "집 앞에 맛있는 콩나물 국밥 집이 있다. 정말 갈 때마다 밥 많이 주세요를 크게 외쳐도 같이 가는 남편 밥보다 적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대학교 때 학교 식당 가면 꼭 남자애들 밥은 산더미처럼 주고 여자애들은 쪼금 줘서 남자 동기들한테 밥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곤 했던 게 갑자기 생각나네요"라고 토로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황당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일부는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평소 여직원들과 식당을 찾는다는 40대 초반 직장인 C 씨는 "식당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밥, 반찬 등 음식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당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으면 제공되는 음식 양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30대 여성 직장인 D 씨는 "이런 음식 차별 안 당해본 여성 없을 것 같다"면서 "그때그때 항의를 해도 바뀌지가 않는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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